물리치료사가 되기 위한 필수적인 것은 물리치료(학)과에 입학 후 국가고시에 응시해 면허를 취득하는 것이다. 이때 3년제는 물리치료과, 4년제는 물리치료학과로 부른다. 대학을 입학하지 않고 물리치료사 면허를 취득할 방법은 없고 3년제 또는 4년제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해야 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물리치료사뿐만 아니라 의료기사(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치과위생사, 방사선사, 임상병리사, 치과기공사)와 의료기사 등(안경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은 모두 자격증이 아닌 면허증이다. 생각보다 예민한 문제이니 꼭 기억해 주면 감사하겠다. 자격증은 없어도 관련 업무가 가능하지만, 면허증은 면허 없이 일을 한다면 불법이 된다. 예를 들면 일식 자격증이 없어도 일식당에서 요리할 수 있지만 운전 면허증 없이 운전하는 것은 불법이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다 보면 여러 번의 모의고사를 보는데 합격하지 못해도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모의고사가 실제 국가고시보다 어렵다. 하지만 마지막 모의고사를 볼 때쯤엔 합격할 수 있게 공부하자. 나는 마지막 학년 2학기에 국가고시 공부를 제대로 시작했다. 한 달만 빨리 시작할 걸 후회했으니, 여러분은 방학 때부터 공부하길. 모의고사 출제 회사가 두세 개 정도 됐던 것 같은데 동기들과 모의고사 출제 회사에 연락해서 학교에서 보지 않은 모의고사를 따로 사서 풀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특강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들었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시험 이틀 전에는 도저히 외워지지 않는 것들을 정리해서 어디를 가든 봤다. 시험장에서도 이 정리본만 들고 가서 계속 봤던 기억이 있다. 다른 건 다 자신 있을 때만 이런 선택을 하길 바란다. 모두 5년 전의 이야기이고 실기 시험 방식도 달라진 거로 알고 있어 도움이 안 될 수 있으니 참고만 하길 바란다. 불합격하는 사람이 많은 시험은 아니니 열심히 하면 큰 걱정은 없을 거로 생각한다.
물리치료사가 되는 방법과 관련해서 후배들에게 자주 받는 질문이 2가지 있다.
“학점은 중요하지 않나요? 어학성적은요?”
학점을 보지 않는 병원도 많다. 하지만 학점이 낮아서 좋을 건 없고 높을수록 선택할 수 있는 취업처가 많아진다. 나중에 학점이 발목을 잡을 수 있으니 꼭 잘 챙겨두길 바란다. 어학 성적도 마찬가지이다. 어학 성적을 보는 곳이 많지는 않지만, 보는 곳들이 있고 해외 취업 시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준비해 두어서 나쁠 것은 없다.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학교 다니면서 해부학만 잘해두면 되나요?”
학교에선 물리치료사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국시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모든 과목 공부를 잘해두어야 한다. 지금은 해부학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우리가 123을 알고 가나다를 알고 있듯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3년제와 4년제 중 어느 곳을 더 추천하나요?”
개인적으로는 3년제라고 말하고 싶다. 임상에 나와보니 학벌보다 경력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채용공고가 뜨면 학사 이상이라는 조건은 거의 없지만 N년 차 이상이라는 조건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또한 학위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면 전공 심화, 편입, 학점은행제 등 다양한 방법이 있기에 일과 병행하며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물론 대학병원, 종합병원을 목표로 한다면 4년제를 가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리고 전문대학교가 4년제보다 입시 결과가 높고 유명한 곳들도 있다. 그저 공부를 못해서 가는 것이 아닌 오히려 높은 성적과 빠른 취업, 경력을 고려해서 가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학교에 입학했을 땐 졸업만 하면 바로 임상에서 치료를 할 수 있고 멋진 치료사가 되어 있을 것만 같은 희망에 가득 차 있었지만, 현실은 말하는 감자 같다고 생각했다. 분명 학교에서 공부하고 병원 실습을 하고 국가고시에 합격해 면허를 취득한 엄연한 물리치료사인데 이렇게 아무것도 모를 수 있을까 싶다.
도수치료를 하자니 이렇게 멍청한 치료사에게 치료받아야 하는 내 환자에게 죄송스러울 것 같았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뇌에 채워 넣어야 한다는 생각에 교육을 정말 많이 들었다. 면허를 취득하고 약 2년 반가량은 주말이 거의 없다시피 살았고 1년 차엔 열전기 치료를 하면서 교육만 들었다. 지금은 어떤 교육이 좋은 교육인지, 나에게 당장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들었던 것을 후회한다. 처음은 누구나 부족하고 어설플 수밖에 없다. 기초적인 교육을 한두 개 정도 듣고 일단 도수치료를 시작해라. 배운 것을 바로 적용하면서 감을 키우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교육을 추가로 듣는 것을 추천한다. 꼭 학교, 직장 선배들에게 많은 정보를 얻어 잘 골라 듣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