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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걸즈 Sep 12. 2024

완벽한 직장은 없다

의료종사자의 경우 이직이 쉽기 때문에 한 병원에 오랫동안 근무하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나는 현재 첫 취업을 한 병원에서 만 3년째 일하고 있다. 월급이 많지도 않고 직장 상사가 착하지도 않다. 나름의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 다닐 수 있는 이유는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이 진료와 환자 응대에 대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병원이기 때문이다.


갓 입사했을 때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미숙했던 환자 응대가 현재는 후배들에게 좋은 예를 들어줄 수 있을 정도로 향상됐다. 진료비를 할인해달라는 억지를 부리며 컴플레인을 하는 환자가 있을 때 처음에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하면서 좋은 대처를 하지 못했다. 하지만 선배 선생님들의 친절하지만 단호한 응대를 보며 배울 수 있었고 가장 좋은 답변을 생각해서 말할 수 있게 됐다. 특별한 장점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회에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후배의 잘못을 비난하지 않고 해결 방법을 알려주는 상사는 많이 없다. 그렇기에 웃고 있지만 단호하고 친절함까지 갖고 있는 선배를 만나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치과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을 두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은 과잉 진료 때문일 것이다. 충치가 생겼다고 해서 모든 치아를 치료할 필요는 없다. 경우에 따라 치실과 같은 구강 관리용품으로 잘 관리했을 때 충치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원은 과잉진료가 없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 올바른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신경치료를 하고 이를 씌우는 경우,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경우, 충치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의 경우 가장 먼저는 아픈 부위부터 치료를 시작하고 오래 걸리는 치료 순으로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과잉 진료를 하는 경우 불만이 있는 환자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서 환자의 진료 협조도가 낮을 수도 있고 진료를 하는 치과위생사의 입장에서도 환자에게 미안함과 부끄러움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는 생략하는 과정 없이 교과서대로 치료를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진료를 볼 수 있다. 여기에 약간의 자부심은 덤으로 챙긴다.


모든 조건이 완벽한 회사는 없기 때문에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을 충족시켜주는 병원을 선택하면 된다. 좋은 동료와 부끄럽지 않은 진료를 원했던 입장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고 적당히 만족하며 출근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병원에서 오래 일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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