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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즐거운가 Sep 22. 2024

깜놀할 미모의 아주머니! 다짜고짜 왜 반말?

2.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마음의 거리가 있다.


남편의 여동생은 우리 부부보다 달 먼저 결혼.  받아놓 상태라  미래의 시누이 결혼식에 참석했다.


 혼식장에 있는 수많은 사람 중에 앞으로 내가 계속해서 시댁 친지도 있으리라는 사실 때문에 자리가 조심스러웠다.



급발진은 곤란해요

앗! 이건 무슨 상황?

올림머리에 곱디고운 화장을 한 미모의 중년 아주머니가 다가오시더니 남(지금의 남편) 옆에 서있는 나에게 갑자기 난데없이 반말 늘어놓.


나는 그 자리에서 두 번 놀랐다.

 번째는 그 아주머니의 너무나 뛰어난 미모

 번째는 그 아주머니의 거침없는 반말 


나는 아무리 나이 든 사람이라도 짜고짜 을 놓는 것이 무례하고 불쾌하게 느껴졌(저 꼰대입니다). 



결혼식이 끝나고 남친의 집에 간 나는 그곳에서 다시 한번 그 미모의 아줌마를 뵙게 된다. 

그녀는 남친의 작은 어머였다


그분은 생면부지의 나를 부엌으로 이끄시더니 상차림을 거들게 하셨다. 나는 예비 시어머니, 예비 작은 어머니 옆에서 시월드 실습을 했다.ㅠ ㅠ (곧  자리 피함)


그렇게 남편의 작은 어머니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아름답지만 예의 없 분'으로  남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결혼 후 가끔 만나 뵌 분은 참 괜찮은 분이었. 심지어 나는 세월이 흐를수록 솔직하고 가식이 없는 그분이 졌다.


그분은 활달하고 바깥 활동을 좋아하셨지만  갑자기 풍으로 쓰러진 남편의 병간호를 하시느라 어쩔 수 없이 긴 세월 집안에서 갇혀 지내셨다. 아버지의 병환 때문에 혹시라도 자식들의 삶이 흔들릴까 봐 혼 간호를 도맡아 하시는 모습이 애처롭기도 했다.


 는 작년에 남편을 먼저 보내신 후 간병 스트레스로 조기 치매를 앓시던 그분의 장례을 다녀왔다.


오랜 만남이 이어지면서 오해는 풀렸지만 만약  만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면 두고두고 나는 그 좋으신 분을 무례한 사람으로 기억했을 것이다.



그날 우리는 마음의 거리가 서로 달랐다

돌이켜보남편의 작은 어머니는 이미 나에 대한 사전 정보를 입수하시고 나를 결혼식장에서 처음 본 순간 '얘가 갸구나!'라는 반가운 마음에 조카 며느릿감에게 가와 우다다 집충포화를 날리신 것이다.


그날 남편의 작은 어머니의 속마음은 이러지 않았을까?' 나, 네 남편 작은 엄마야! 앞으로 시월드에 자주 보게 될 거다. 갑다. '


즉 그분 '이미 잘 알고 지내는 친근한 사람에 해당하는 마음의 거리'장착하고 내게 접근하신 것이다. 


그러나 그 상황을 알 리 없는(그래도 여전히 나는 낯가림하는 여자다) 나는' 아니! 예쁘면 다예요? 면부지의 제게 왜 다짜고짜 반말이세요?'  '낯선 사람끼리에 적용되는 사무적 거리'를 원했다

 

만약 남편의 작은 어머니 신을 먼저 소개하시 어린이 보호구역을 진입하듯 살살 가오셨더라면 어땠을까?



기억하자. 같은 공간에 있지만 너와 내가 느끼는 마음의 거리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나는 허락 없이 함부로 상대방의 마음의 경계를 훅 치고 들어간 적은 없을까?



친밀함으로 결정되는 마음의 거리


시간이 흐르며 나는 그분에게 조금씩 친밀감이 쌓였다. 친밀감의 크기만큼 그분께 느끼는 마음의 거리 점점 가까워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 둘의 마음의 거리가 엇비슷해지자 나는 비로소 이분 편안하게 느껴졌다


심리적으로 친밀한 사람일수록 음의 거리 짧아진는 의미다.


재미있는 사실은 가까이에서 자주 보면 친밀감이 증가한(물론 볼수록 싫어지는 사도 있다). 그러니 어느 날 무작위로 우연히 함께 앉게 된 짝꿍이나 앞뒷자리 아이들과 절친이 되고, 매일 주치는 직장 동료와 친해지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끼리 마음의 거리가 일치하지  마음의 거리를 침범당한 사람은 상대에게 쾌감, 화, 심지어 분노를 느낀다.  불거진다.



차라리 길거리에서 한번 보고 지나칠 사람이라면 기분 한번  상하고 끝날 수도 있지만, 문제는 이 선 넘는 사람이 계속 봐야  가족, 직장, 학교 등 가까이존재해 피할 수 없는 경우다.


미칠일이다.

이를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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