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01_16_성주 황보술

탐정 유강인 01편 <행운 빌라 살인 사건> (V2)

by woodolee

한동안 종교 행사가 진행됐다.


사람들이 무척 행복한 듯 기쁨의 눈물을 철철 흘렸다.


주차장에서 이도식이 한 말이 있었다. 교회는 은혜와 사랑이 가득한 곳이라 했다. 그 말이 딱 들어맞는 거 같았다.


“오늘 이 자리에 새로 오신 분이 계시나요? 일어나 주세요. 기쁜 마음으로 환영합니다.”


변우일 목사가 신도들을 향해 우렁차게 말했다. 그러자 여러 사람이 쑥스러운 표정으로 일어났다.


유강인이 가만히 있자. 이도식이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


“유강인 형제님, 빨리 일어나세요. 목사님이 부르시잖아요.”


“네?”


“오늘 처음 오셨잖아요. 일어나서 축복받으세요.”


“아, 그게 ….”


유강인이 쭈뼛하자, 이도식이 그의 팔을 잡고 일어났다.


유강인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다.



짝짝짝!



사방에서 큰 박수 소리가 들렸다.


“환영해요!”


“오셔서 반갑습니다!”


“성주님의 은총이 항상 가득하시길!”


박수 소리 함께 축하 인사도 크게 들렸다.


“아이고!”


박수 소리가 고막을 마구 때렸다. 그 소리를 듣고 유강인이 어쩔 줄 몰랐다.


그는 여태까지 이런 박수 세례를 받은 적이 없었다.


사람들이 함빡 웃으며 유강인과 새내기를 환영했다.


미소를 짓던 변우일 목사가 한 손을 들었다. 박수 소리가 사그라들었다. 조용해지자, 그가 입을 열었다.


“오늘 처음 오신 분들께 성주님의 사랑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건강과 기쁨이 흘러넘치는 사랑의 집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이제 영생의 길에 들어선 겁니다.”


사람들이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 왁자지껄 떠들었다.


“아직은 아니잖아요. 햇병아린데!”


“이제 우리가 잘 이끌어야죠. 성주님 뜻대로.”


“최소 2단계는 수련해야 영생의 문턱에 들어가잖아요. 하하하!”


실내가 소란스러워지자, 변우일 목사가 다시 한 손을 들었다. 다시 조용해졌다.


변목사가 씩 웃고 말했다.


“우리 성도님들 말씀이 모두 맞지요. 우리 모두 새내기를 잘 이끌어야 합니다. 그래서 영생의 길로 갈 수 있습니다.

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세요. 생명의 말씀을 세상에 알립시다.”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부터 생명의 말씀을 세상에 퍼뜨립시다. 말씀에 혼을 다하세요!”


“알겠습니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답하고 큰 소리로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하늘의 뜻을 따르는 성주님이 광야에서 고통을 겪으시고 성스러운 검은콩을 땅에 심으시니 그 나무가 자라 열매를 맺고 …”


‘이, 이게 대체 뭔 소리지?’


유강인이 어안이 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사방을 살폈다.


수많은 사람이 기도문을 암송하고 있었다.


유강인이 무안한 듯 머리를 긁적였다. 같은 행동하는 군중 속에서 혼자만 동떨어진 거 같았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이상한 게 아니라 자기가 이상한 거 같았다.


사람들의 말이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그들이 알 수 없는 소리를 재빠르게 읊조리기 시작했다.


“우왈라라, 사왈라라, 사르카라랄 ….”


흡사 외계어 같은 괴상한 소리가 넘쳐흘렀다.


사람들 입에 모터가 달린 듯했다. 모두 두 눈을 꼭 감고 이상한 주문을 정신없이 외웠다.


변우일 목사가 흐뭇한 표정으로 신도들을 바라봤다. 그러다 큰소리로 외쳤다.


“더 크게 외치세요. 그래야 성주님이 우리의 뜻을 하늘님께 전하시지요. 더 크게! 더 열성적으로!!”


마치 가속 페달을 밟은 듯했다. 사람들이 침을 사방에 튀기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우왕카라, 수르르앙, 가리카랑랑 ….”



“아이고!”


갈수록 커지는 소리에 유강인이 깜짝 놀랐다. 그가 놀란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무척이나 시끄러운 소리였다.


그래서 귀를 꼭 막고 싶었다. 하지만 눈치가 보여서 그럴 수 없었다.


10여 분간이나 괴상한 소리가 계속됐다. 그러다 그 소리가 점점 사그라들었다. 사방이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이 사람들이 왜 이러지? 정신이 나간 건가?’


유강인이 기겁했다. 기괴한 모습의 신도와 목사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여기는 도대체 뭐 하는 데야?’


유강인이 당혹감을 느꼈다. 여기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그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꾹 참았다. 그럴 수 없었다.


혹 여기에 단서가 있을 수 있었다. 그게 있다면 반드시 잡아야 했다.


‘언제 끝났나? 정말 미치겠다!’


유강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윗니로 아랫입술을 꼭 깨물었다.


예배를 시작한 지 30분이 지났다.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제 설교 시간이 되었다.


변우일 목사가 한번 헛기침하고 마이크를 잡았다. 그가 입을 열었다.


“사랑과 은혜와 화목, 안정이 이 세상에 가득하기를! 언제나 아름답고 우아한 우리 성도님들 반갑습니다.”


그가 인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오늘의 말씀을 전했다.


“세상에는 커다란 어려움과 고통에 빠져서 하루하루를 지옥처럼 살아가는 사람이 참 많습니다.

우리 교회는 그 불쌍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

오래전 성주님은 깊은 산속에서 커다란 깨달음을 구하셨습니다. 3년의 고된 수련 끝, 세상 돌아가는 원리, 행복과 영생의 원리를 깨우쳤습니다.

그런데 그걸 깨닫고 보니 세상 사람들이 너무나 불쌍해서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성주님은 행동을 실천하셨습니다. 자기 모든 것을 바쳐서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


듣기에 참 좋은 소리였다.


변우일 목사가 설교에 온정성에 다 쏟았다.


교회를 세우신 성주님처럼 불쌍한 이웃을 가엽게 여기고 가진 것을 나눠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항상 전지전능하신 하늘님을 두려워하고 매사에 겸손해야 한다고 설교했다.


“하늘님의 뜻대로! 하늘님의 아들이신 성주님의 뜻대로! 여러분은 그분의 뜻대로 사시면 됩니다.

그것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요! 영생의 길입니다. 모든 고통과 한계를 극복하고 영생의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으, 졸리다.”


유강인이 슬슬 졸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 지루한 수업을 듣는 것처럼 두 눈이 점점 감겼다. 그렇게 20분 정도 꾸벅꾸벅 졸았다.


그렇게 달콤한 잠에 취해 있을 때 갑자기 사람들이 모두 일어났다.


이도식이 유강인을 깨웠다.


“빨리 일어나세요! 검은콩을 영접할 시간이에요.”


“네에? 검은콩을 영접한다고요?”


유강인이 잠에서 깼다. 검은콩이 다시 등장했다.


이도식이 빙그레 웃고 오른손 검지로 앞을 가리켰다.


사람들이 하나씩 앞으로 나갔다.


앞에 변우일 목사를 비롯한 교회 관계자 여러 명이 작은 통을 들고 서 있었다.


그들이 작은 통에서 검은콩을 꺼냈다. 그걸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검은콩이시여!”


사람들이 공손한 자세로 두 손을 벌렸다. 검은콩을 영접하고 감사 인사했다. 입에 집어넣더니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사람들이 차례로 검은콩을 받았다.


유강인도 줄에 섰다. 차례가 되자, 다른 사람처럼 두 손을 벌렸다. 변우일 목사가 그의 손바닥 위에 검은콩을 내려놓았다.


‘이를 어떡하지?’


유강인이 고민에 빠졌다. 검은콩을 먹을까 말까 망설였다. 먹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볼 거 같았다.


2초의 망설임 후,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도 다른 사람처럼 검은콩을 입에 갖다 댔다. 그건 페이크였다.


검은콩을 입에 넣으려다가 순간! 검은콩을 먹지않고 손바닥에 넣었다.


그렇게 검은콩을 먹는 척하고 걸음을 옮겼다. 자연스럽게 손을 내리더니 그 손을 바지 주머니 안에 넣었다.


유강인은 검은콩의 정체를 알고 싶었다. 성분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검은 콩을 먹은 것처럼 입을 우물거리며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모든 사람이 검은콩을 영접하고 자리에 앉았다. 잠시 개인기도 시간을 가졌다.


5분 후 사람들이 하나둘씩 자리에서 일어났다. 책을 펼치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소망이 있으니 성주님의 뜻에 따라 건강과 기쁨을 누려 원하는 걸 성취하고 … 영생의 길에 들어서니 ….”


‘또 성주? 이 교회는 검은콩 아니면 성주군.’


유강인은 인상을 찌푸렸다. 툭하면 나오는 성주와 검은콩이라는 말이 신경이 거슬렸다.


예전 교회에 다녔을 때 성주나 검은콩이라는 말은 들은 적이 없었다.


‘성주가 도대체 뭐지? 말 그대로 성스러운 주인인가? 성주가 대체 누구지? 살아있는 사람인가?’


유강인이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다시 사람들이 노래를 불렀다. 유강인도 노래를 불렀다. 대신 소리 내지 않고 입만 벙긋벙긋했다.


잠시 후, 노래가 끝났다.


변우일 목사가 다시 마이크를 잡고 크게 외쳤다.


“이제 예배가 끝났습니다. 여러분은 기쁨과 사랑으로 충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세상으로 나가서 생업에 종사하십시오. 성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가득하기를 ….”


변목사가 예배의 종료를 알리자, 사람들이 옆 사람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다.


“성도님! 성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가득하기를.”


“네, 성주님의 은혜와 사랑이 가득하세요.”


온갖 덕담이 쏟아졌다. 신도들은 다정한 가족과 같았고 이웃, 연인 같았다.


드디어 한 시간 정도의 예배가 끝났다.


사람들이 옆 사람과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들 모두 변우일 목사의 말대로 은혜와 사랑이 충만했다.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편안한 분위기가 조성됐을 때


교회 관계자가 급히 크게 외쳤다.


“성주님이 드디어 오셨습니다. 바쁘신 와중에서도 저희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오셨습니다.”


그의 말에 사람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곧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와! 성주님이 오시다니 이런 영광이!”


“오! 정말 오늘은 복이 넘치는구나. 드디어 성주님의 얼굴을 볼 수 있다니!”


커다란 환호성이 들리자, 유강인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는 1시간 내내 성주라는 말을 귀에 못 박히도록 들었다. 그래서 성주가 누구인지 무척 궁금했다.


성주가 대체 누구이길래 전국에서 몰려온 이 많은 사람이 환호하는지 알고 싶었다.


정황상 성주는 이 사이비 종교 집단의 핵심같앗다.


유강인이 긴장감을 느낀 듯 침을 꿀컥 삼켰다.


사람들이 너도나도 할 거 없이 자리에 벌떡 일어났다. 그들이 출입문을 향해 달려갔다.


“여러분, 진정하세요! 사고가 날 수 있어요.”


변우일 목사가 크게 외쳤다. 안전사고를 막으려 진땀 뺐다.


유강인도 사람들 속에 있었다. 그도 다른 사람처럼 성주를 기다렸다.


5분 후, 성주를 모시는 사람들이 입장했다.


그들은 딱 봐도 경호원 같았다. 건장한 체격이었다. 검은 넥타이를 매고 검은 정장을 입었다. 그들이 매의 눈으로 사방을 둘러봤다.


사람들이 질서를 지키며 서 있자 경호원 중 하나가 밖으로 나갔다.


잠시 후 발소리가 들렸다. 노년의 남자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성주님이다!”


“성주님! 사랑합니다.”


“성주님! 은혜와 사랑이 가득하시길!”


드디어 성주가 등장했다. 수백 명이 동시에 성주를 연호하며 손을 마구 흔들어댔다.


마치 록 콘서트에서 열광하는 사생팬 같았다.


- 성주 황보술


황보술은 60대 중반 남자였다. 키가 매우 작았다. 160cm가 조금 넘은 거 같았다. 체격은 왜소했다.


그는 새하얀 얼굴이었다. 면도도 깨끗이 해서 얼굴에서 광이 번쩍였다.


옷은 얼굴에 어울리게 새하얬다. 모자와 재킷, 셔츠, 바지, 구두 모두 순백의 정수였다.


티끌 하나 없이 깨끗한 성주의 모습에 사람들이 빛나는 광채를 보는 듯 눈부셔했다.


성주의 얼굴은 매우 말랐다. 광대뼈와 턱뼈가 도드라졌고 눈두덩이에 푹 들어갔다. 많이 말라서 볼풀 없을 거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눈빛이 그 누구보다 강렬했다. 번들거리는 흰자와 새까만 검은자가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시선을 끌었다.


한마디로 작은 거인이었다. 카리스마가 넘쳤다.


황보술이 천천히 단으로 올라갔다.


사람들이 단 아래에 모여들었다. 그들이 공손히 손을 모으고 그의 말을 기다렸다.


황보술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성주 황보술입니다.”


“와아! 환영합니다! 성주님!”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댔다.


황보술이 두 손을 올렸다. 그렇게 신도들을 진정시키고 말을 이었다.


“오늘 급하게 잡힌 일정이 있었지만, 여러분을 만나기 위해 서둘러 이곳에 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6개월 만에 이 자리에 선거 같습니다.

그동안 다사랑 한마음 성도들을 정말 보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뵙게 돼서 정말 기쁩니다.

자주 찾아와서 여러분과 소통해야 하는데 너무 바빠서 그동안 자주 오지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아요. 성주님!”


“별말을 다 하십니다. 우리 마음속에 항상 성주님이 있어요!”


황보술의 사과에 사람들이 연신 고개를 흔들며 괜찮다고 소리쳤다. 이에 황보술이 씩 웃고 말을 이었다.


“여러분 모두 하늘님의 뜻에 따라서, 이웃에게 사랑을 베푸신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변우일 목사님 가르침 덕분입니다. 고맙습니다. 변목사님!”


황보술의 말에 변우일 목사가 황송한 듯 황급히 고개 숙였다.


황보술이 말을 이었다.


“여러분! 수련의 길은 바다처럼 넓고 깊지만, 그 끝이 있습니다. 건강과 기쁨, 그리고 영생의 길이 멀지 않습니다.

저를 믿고 끝까지 따라오세요. 그러면 한 계단, 한 계단 새로운 세계를 영접할 겁니다.

오늘 제가 여기 온 이유는 누구보다도 봉사 활동을 열심히 하시고 신앙심이 투철하신 분들을 치하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운산동 지회 김철수, 이도식 장로님께 감사의 말씀과 영생의 6계를 전하기 위해 왔습니다.”


김철수와 이도식이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와! 축하합니다. 장로님들!”


“자그마치 영생 6계를 … 정말 부럽다!”


사람들이 손뼉치며 환호했다. 그들이 김철수, 이도식을 굉장히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봤다.


‘응? 영생 6계라고?’


유강인이 옆에 있는 이도식의 얼굴을 쳐다봤다.


이도식이 감격한 듯 두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자, 앞으로 나오세요. 김철수, 이도식 장로님!”


변우일 목사의 말에 이도식, 김철수가 두 손을 꼭 잡으며 앞으로 나갔다. 황보술 앞에서 공손한 자세로 섰다.


황보술이 미소를 지었다. 그 옆에 비서가 있었다. 비서가 작은 책자를 황보술에게 건넸다.


황보술이 책자를 보고 빙긋 웃고 입을 열었다.


“이 책에는 영생의 도, 궁극지상 12계 중 6계의 비법이 담겨 있습니다. 이 비법을 여러분께 수여할 테니 앞으로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하세요.”


“성주님!”


“정말 감사합니다!”


김철수, 이도식이 감격한 듯 갑자기 엉엉 울기 시작했다. 엄청난 노력에 커다란 보상받은 듯 했다.


그들이 공손히 책자를 받고 품에 고이 집어넣었다.


황보술의 비서가 변우일 목사에게 다가갔다. 변목사에게 귓속말을 속삭였다.


변우일 목사가 비서의 말을 듣고 눈을 크게 떴다. 그가 크게 소리쳤다.


“여러분! 기뻐하십시오. 말기 암 환자였던 성도님 두 분이 완쾌됐다고 합니다.

그분들이 다음 주 예배에 참석하셔서 어떻게 성주님의 말씀에 따라서 암을 극복했는지 생생한 후기를 전한답니다.

모두 다음 주에 참석해주세요. 후기를 다음 주 소식지에 이 후기를 싣겠습니다.”


“와아! 정말 기쁜 일이다!”


“세상에, 드디어 기적이 일어났구나! 역시 성주님 말씀을 잘 따라야 해!”


사람들은 변우일의 목사의 말에 너무나도 기쁜지 함성을 질러댔다. 마치 영생을 얻은 것처럼.


잠시 후, 황보술이 두 손을 흔들며 신도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이에 신도들이 누구나 할 거 없이 성주를 연호하며 그를 배웅했다.


사람들이 성주를 따라서 밖으로 나갔다. 예배당이 순식간에 텅텅 비었다. 유강인 혼자만 남았다.


좀 전까지 사람으로 가득 찼던 곳이 지금은 한 명 빼고는 아무도 없었다.


정오가 다가오자 창문으로 햇살이 쏟아졌다. 겨울이지만, 참 따뜻한 빛이었다.


혼자 남은 유강인이 혀를 내두르며 중얼거렸다.

“진짜 어, 어이가 없네.”


유강인이 이 괴이한 종교 집단에 황당해했다. 정신적 충격을 받았는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었다.


잠시 시간이 흘렀다.


“이제 가야지.”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기가 빨렸는지 힘이 없는 발걸음으로 출입문으로 향했다.


교회 밖에 사람들이 많았다. 버스에 타느라 바빴다. 성주 일행은 저 앞에 있었다. 근처에 최고급 외제 승용차가 있었다.


미끈한 차 광택이 햇빛을 받아서 번쩍였다. 번쩍임이 날카로웠다. 마치 칼날 같았다.


최고급 승용차에서 운전사와 한 여자가 내렸다. 여자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었다.


여자와 운전사가 성주에게 공손히 인사했다.


성주가 고개를 끄떡이고 차에 올라탔다. 성주가 차에 타자 여자와 운전사도 차에 탔다.


차에 시동이 걸렸다. 차가 주차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성주를 멀리서 바라보던 유강인이 미간을 찌푸렸다. 번쩍거리는 최고급 외제 차가 열심히 일해서 산 거 같지 않았다.


성주에 미쳐 환호하던 신도들이 아낌없이 성금으 낸 거 같았다. 그래서 안타까움을 느꼈다.


유강인이 고개를 돌렸다. 주차장에 모인 사람들을 쳐다봤다.


사람들이 서로 작별 인사했다. 다시는 못 볼 친척이나 친구를 대하듯 애틋하게 안부를 물었다.



*



행운 빌라 주민과 마을 사람들이 승합차에 올라탔다. 성동연합모임에서 빌려준 승합차였다.


유강인이 차에 올라타며 생각했다.


‘성동연합모임은 봉사단체고 생존자 강선애가 총무를 맡고 있어. 행운 빌라 사람들이 봉사하는 곳도 성동연합모임이야.

이게 우연한 일치인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면 … 행운 빌라 마을 사람들과 강선애, 성동연합모임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건가?’


유강인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행운 빌라 마을 사람들이 기쁨이 충만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자, 이제 점심 먹으러 가시죠. 한우 갈비 어때요?”


“좋죠. 저번 주에는 참치회를 먹었으니 이번에는 소고기를 먹읍시다.”


‘한우 갈비!’


한우 갈비라는 말에 유강인이 눈을 번쩍 떴다. 그 비싼 한우 갈비를 먹는다니 …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한우 갈비는 평범한 소시민이 먹기에 그 가격이 무척 부담스러웠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저번 주에는 한우처럼 비싼 참치회를 먹었다고 했다.


유강인은 평범한 마을 사람들이 무슨 돈으로 그 비싼 음식을 먹는지 무척 궁금했다.


전세 버스가 먼저 주차장에서 나가자, 승합차와 승용차가 출발했다.


유강인을 태운 승합차도 앞차를 따라서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유강인이 한우 갈비를 생각하며 입맛을 다셨다.


그는 여태까지 한우 갈비를 먹은 적이 없었다. 외국산 갈비만 먹었었다. 그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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