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01편 <행운 빌라 살인 사건>
또각또각!
여자 구두 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 퍼졌다.
소리의 주인공은 강선애였다. 봉사 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지친 듯 힘이 없어 보였다.
그녀는 오늘 일이 많았다. 양로원에서 어르신들 목욕 봉사를 했다. 그래서 체력이 고갈됐다.
강선애가 집 앞 공동 현관문 앞에서 고개를 돌렸다. 사방을 쭉 둘러보고 핸드폰을 꺼냈다. 유강인에게 문자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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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님! 저, 지금 집에 들어가요. 오늘 일이 많아서 매우 피곤해요. 지금 날이 추워요. 늦게까지 계시지 말고 집으로 들어가세요. 문단속 잘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 조만간에 만나고 싶은데 어떠신지, 너무 고생하시는 거 같아서 따뜻한 저녁이라도 대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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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문자 오는 소리가 들렸다. 공원 담벼락이었다. 그곳에 유강인이 있었다. 그가 숨어서 강선애를 지켜봤다.
유강인이 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문자를 확인했다.
문자를 확인한 유강인이 빙긋 웃었다. 문자를 보자, 오늘 하루 피곤이 싹 가시는 거 같았다. 이에 기쁜 표정으로 답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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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제 일인걸요. 식사는 경호업무가 끝나면 그때 하도록 하죠. 그럼, 문단속 잘하고 잘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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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애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초조한 표정을 서 있었다. 문자 오는 소리가 들리자 황급히 문자를 확인했다. 그녀가 문자를 읽고 활짝 웃었다.
그때, 엘리베이터 문이 활짝 열렸다.
강선애가 유강인의 문자를 읽고 또 읽었다. 배시시 웃느라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것도 몰랐다. 그러다 고개를 들고 아차! 했다. 서둘러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밤이 점점 깊어갔다. 시간이 자정을 넘어 새벽 1시를 향해 달렸다.
유강인이 걸음을 옮겼다. 밤이 되자, 날이 무척 추웠다. 얼어붙은 몸을 끌고 강선애 집으로 향했다.
“으으으~! 춥다.”
유강인이 강선애 집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사는 3층 창문을 바라다봤다.
3층은 불이 꺼진 지 오래됐다. 피곤에 지친 강선애가 일찍 잠을 청했다.
거리에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행인이 줄어들었다.
새벽 1시가 넘어가자, 인기척이 없었다.
유강인이 10분 넘게 3층 창문을 바라보다 발걸음을 돌렸다. 근처에 있는 으슥한 골목으로 향했다.
골목은 공원 옆에 있었다. 다른 곳보다 가로등 수가 적었다. 그래서 꽤 어두웠다.
터벅터벅!
유강인이 어두컴컴한 골목 안으로 들어가자, 무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소리가 들리는 곳은 강선애가 사는 상가 주택이었다. 상가 주택은 모두 불이 꺼졌다.
끼익하며 1층 ‘둘이 함께 과자점’ 문이 조용히 열렸다.
빵집 주인 정일권이 문손잡이를 꼭 잡고 사방을 둘러봤다. 근처에 아무도 없자, 밖으로 나왔다. 발소리를 죽이려는 듯 살금살금 걸었다.
정일권이 핸드폰을 꺼냈다. 어디론가 전화 걸었다.
“장로님! 그자가 공원 옆에 있는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래? 그놈이 어떤 놈인지 알아냈어?”
“보고를 받았습니다. 근처에 있는 허름한 여관에 투숙했다고 합니다. 그냥 빈털터리 건달 같습니다.”
“알았어. 그러면 계획을 실행해. 차질없이!”
“알겠습니다, 성주님.”
정일권이 전화를 끊고 공원 옆 어두컴컴한 골목을 바라봤다. 그가 씩 웃었다. 그 웃음은 잔인하기 짝이 없었고 음흉한 웃음이었다.
“흐흐흐!”
웃음소리가 들리자, 발소리가 들렸다. 빵집으로 누가 다가왔다.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차디찬 목소리였다.
“형님! 명령이 떨어졌습니까?”
정일권이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둠 속에 실루엣이 보였다. 딱 봐도 심상치 않은 실루엣이었다. 기다란 뭔가를 들고 있었다.
정일권이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응! 어서 처리해.”
“드디어 성주님이 허락하셨군요. 그동안 참느라고 몸이 근질근질했는데 이제 몸 좀 풀겠습니다. 흐흐흐!”
검은 실루엣 둘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둘이 어둠 속을 내달렸다. 유강인이 들어간 골목 맞은편으로 향했다.
그 모습을 정일권이 입술을 훔치며 바라봤다. 연신 웃음을 흘리다가 빵집 안으로 다시 들어갔다.
조용히 문 닫는 소리가 들렸다.
거리가 다시 고요해졌다.
검은 실루엣 둘이 골목 끝 벽에 몸을 딱 붙였다. 어둠 속에서 정체를 숨겼다. 밀림 속 사냥감을 기다리는 맹수 같았다.
둘이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숨기고 웅크렸다. 몸에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렇게 맹수가 먹잇감을 노리고 있을 때
저 앞에 유강인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헬멧이 어둠 속에서 반짝였다. 위에 가로등 불이 있었다.
저벅저벅.
한발 한발, 유강인이 골목 끝을 향해 다가갔다.
골목 끝에는 가로등이 없었다. 그래서 다른 곳보다 무척 어두웠다. 칠흑 같았다.
검은 실루엣 둘이 숨소리를 죽였다. 유강인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20초 후
유강인이 골목 끝에 다다랐다.
어둠 속에 하얀 이가 반짝거렸다. 검은 실루엣 둘이 어둠 속에서 움직였다. 둘은 남자였다. 한 남자가 등에서 날카로운 칼을 꺼내 들었다. 다른 남자는 단단한 야구 배트를 높이 쳐들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살기를 띤 4개의 흰자가 번들거렸다.
저벅저벅!
유강인은 여유롭게 걷고 있었다. 곧 들이닥칠 커다란 위협을 눈치채지 못한 거 같았다.
이는 그럴 만했다. 그는 일주일 동안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새벽 1시가 되면 이 길을 걸었다. 그동안 어떤 위협도 없었다. 위협이 없자, 경계심이 느슨해지고 긴장감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유강인이 여유를 부리기 시작했다. 오늘도 별일 없을 거 같았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야 했다. 그래서 몰래카메라 스위치를 올렸다.
골목 끝이 저 앞에 보였다.
유강인이 힘을 냈다. 조금만 더 걸으면 칠흑 같은 어둠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발걸음을 옮겼다.
유강인이 골목 끝에 거의 다다랐을 때 ….
어둠 속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갑자기 괴한 둘이 등장했다. 둘의 눈에 힘에 잔뜩 들어갔다.
순간! 야구 배트가 공중으로 치솟았다.
텅!
“아악!”
우당탕!
유강인이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머리에 야구 배트를 머리에 맞고 말았다.
“흐흐흐!”
웃음소리와 함께 발소리가 들렸다. 검은 그림자 두 개가 유강인을 향해 다가왔다. 둘이 살 떨리는 살기를 풍겼다.
잠시 기절했던 유강인이 몸을 일으켰다. 고개를 흔들며 정신 차렸다. 머리가 띵했지만, 헬멧이 튼튼했다. 그래서 중상을 입지 않았다. 그렇지만, 뇌진탕 증세가 있었다. 야구 배트를 맞는 순간 하늘이 노래지고 별이 보였다.
“으으으~!”
유강인이 신음을 내뱉었다.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어둠 속에서 거친 숨소리가 함께 발소리가 들렸다.
그 발소리가 점점 커졌다.
점점 크게 들리는 발소리에 유강인이 깜짝 놀랐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유강인 이를 악물었다. 헬멧의 쉴드를 올렸다. 그러자 저 앞에 검은 실루엣 두 개가 보였다.
건장한 체격의 남자 둘이었다. 둘이 흉기를 들었다. 날카롭게 빛나는 칼과 커다란 야구 배트가 들고 한발한발 다가왔다.
‘그, 그렇지! 호루라기’
유강인이 호루라기를 떠올렸다. 호루라기는 목에 걸려있었다. 이에 호루라기를 재빨리 잡았다.
그때!
휙!
거친 바람 소리와 함께 야구 배트가 유강인의 배를 향해 날아왔다.
퍽!
“억!”
유강인이 배를 얻어맞고 다시 나가떨어졌다. 꽉 잡았던 호루라기가 바닥으로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괴한 둘이 유강인 앞에서 걸엄을 멈췄다.
살기 등등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괴한들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유강인을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러다 입을 열었다.
“이놈이 감히 성녀님 뒤를 따라다니다니 … 대체 뭐 하는 놈이냐? 머리에 오토바이 헬멧은 왜 쓰는 거야! 그게 멋있는 줄 알아?”
“보아하니 또라이 자식이군. 우리 성녀님은 순결하신 분이다. 또라이 자식이 감히 성녀님을 더럽히려 하다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예전에도 너 같은 놈을 저세상으로 보냈었지.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하하하!”
“맞아, 그랬지. 젊은 놈 같은데 미안하구나. 이렇게 요단강을 건너게 해서.”
두 괴한이 으르렁거리며 유강인에게 다가왔다. 살생부를 쥐고 있는 저승사자 같았다.
“흐흐흐!”
아주 기분 나쁜 웃음소리와 함께 칼날이 번쩍였다. 서슬 퍼런 칼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칼날을 아주 잘 갈았는지 섬뜩할 정도로 날카로웠다.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유강인이 한 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몸을 일으켰다. 동료는 저 멀리에 있었다. 소리를 지르면 늦었다. 달려오는 시간이 있었다. 적어도 1분은 걸릴 거 같았다. 그때는 너무 늦었다.
생사의 갈림길이었다.
단 1초도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유강인이 바닥에 웅크렸다.
두 괴한이 유강인을 에워 샀다. 그들이 다 잡은 먹잇감 앞에서 씩 웃었다. 날카로운 송곳니 네 개가 어둠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났다.
“흐흐흐! 이만 끝을 내죠, 형님!”
“그래, 이번에는 동생이 끝장을 내.”
“알겠습니다. 형님, 흐흐흐!”
야구 배트가 천천히 높이 올라갔다. 그러다 공중에서 딱 멈췄다.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이었다.
유강인의 머리에 야구 배트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그때! 그가 크게 외쳤다.
“이판사판이다!”
유강인이 번쩍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몸을 괴한을 향해 내던졌다.
콰앙!
“아이고!”
유강인의 몸이 두 괴한을 덮쳤다. 단단한 헬멧이 그들의 배를 강타했다. 둘이 비명을 지르며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이놈이 감히!”
“그래, 매를 버는구나!”
둘이 급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강인이 급히 움직였다. 거추장스러운 헬멧을 벗었다.
그때! 괴한 중 하나가 유강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유강인이 헬멧을 번적 들었다. 괴한을 향해 헬멧을 내던졌다.
텅!
“아야!”
머리에 헬멧을 정통으로 얻어맞은 괴한이 자지러지며 비명을 내질렀다.
“호루라기!”
저 앞에 호루라기가 있었다. 유강인이 호루라기를 향해 내달렸다.
괴한 둘이 무기를 들고 달려왔다.
“어서 찔러! 빨리!”
날카로운 칼이 유강인의 등을 향해 날아왔다.
삐이익!
호루라기 소리가 동네에 크게 울렸다.
“헉!”
갑자기 들리는 호루라기 소리에 괴한 둘이 깜짝 놀랐다.
둘의 발이 순식간에 얼어버렸다.
“형님! 이게 무슨 소리죠?”
“모르겠다. … 어서 빨리 해치우고 뜨자! 빨리!”
“네! 형님.”
괴한 둘이 정신 차리고 유강인을 향해 번개처럼 달려들었다.
“젠장!”
유강인이 사력을 다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는 야구 배트를 두 번이나 얻어맞아 몸이 천근처럼 무거웠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상처 입은 한 남자와 그 뒤를 쫓는 두 괴한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윽!”
정신없이 내달리던 유강인은 가슴을 움켜쥐었다. 심한 통증을 느낀 듯 무릎이 꺾였다. 그 자리에 맥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빨리 끝내죠, 형님. 누가 경찰에 신고하겠어요.”
“그래! 이놈을 빨리 차에 싣자.”
두 괴한이 서둘러 유강인에게 달려왔다. 우악스러운 손아귀가 유강인의 목덜미를 꽉 움켜쥐었다.
그때!
팟!
강렬한 차 헤드라이트가 멀리서 두 괴한을 비췄다. 차가 무서운 속도로 유강인을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뭐야? 이거!”
두 괴한이 깜짝 놀랐다. 달려오는 차를 보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부르릉!
차 엔진 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졌다.
“일단, 빨리 피합시다. 형님!”
“제기랄!”
유강인의 목덜미를 잡은 괴한이 손을 놓았다. 그가 크게 외쳤다.
“어서 뛰어!”
괴한 둘이 달리기 시작했다. 사력을 다해 골목길을 내달렸다. 급한 발소리가 골목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차바퀴 굴러가는 소리도 들렷다. 둘이 골목 끝에 다다랐을 때!
블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커다란 고함이 들렸다.
“저놈! 잡아라!”
천둥 같은 소리였다. 이호식 형사가 차에서 내렸다. 괴한을 향해 번개처럼 내달렸다.
이형사가 팔을 내뻗고 손을 쫙 벌렸다.
쫘악! 소리가 크게 들렸다.
이호식 형사가 괴한의 옷자락을 꽉 잡았다. 억센 손아귀 힘에 옷이 쭉 찢겨 나갔다.
“아이고!”
괴한이 순식간에 뒤로 끌려갔다. 이형사가 괴력을 발휘했다. 괴한의 옷깃을 꽉 잡고 그를 힘껏 내던졌다. 괴한이 무서운 속도로 벽을 향해 날아갔다.
쾅!
“아악!”
비명이 들렸다. 벽에 부딪힌 괴한이 벽을 타고 쭉 내려왔다.
“어?”
비명이 들리자, 다른 괴한이 고개를 뒤로 돌렸다. 동료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를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혀, 형님!”
그때! 거센 손가락이 괴한의 목덜미를 꽉 잡았다. 차수호 형사가 괴한의 목을 잡고 헤드록을 걸었다.
“아, 아이고! 아파!!”
괴한이 고통에 울부짖으며 크게 소리 질렀다.
그렇게 괴한 둘이 체포됐다.
차수호 형사가 둘의 손목에 철컥! 수갑을 채웠다. 흉기인 칼과 야구 배트는 증거물로 압수됐다.
이호식 형사가 무척 성난 목소리로 둘에게 말했다.
“이놈들! 감히 공무 수행 중인 형사에게 테러를 가하다니!”
“뭐, 뭐라고? 형사라고?”
둘이 소스라치게 놀라서 유강인을 급히 쳐다봤다. 둘 중 하나가 급히 말했다.
“스, 스토커가 아니고 형사라고?”
이호식 형사가 씩 웃으며 말했다.
“지금, 우리는 피해자 가족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 중이다. 너희는 경호 임무를 수행하는 형사에게 흉기를 들고 위해를 가했어. 바로 살인 미수지! 아주 큰 죄다!”
둘이 그 말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매우 놀란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러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었다.
저 멀리서 경찰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휴우~”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벽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아이고, 몸이야!”
유강인은 온몸이 쑤셨다. 야구 배트를 얻어맞아 갈비뼈가 부러진 거 같았다. 그래서 숨쉬기가 힘들었다. 그렇지만 쉬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이호식 형사와 차수호 형사가 없었다면 스토커처럼 죽을 뻔했다. 감사 인사를 해야 했다.
유강인이 몸을 일으켰다. 몸을 일으키자 숨쉬기가 편했다. 다행히 갈비뼈가 부러진 거 같지 않았다.
그가 동료들을 향해 걸어갔다.
발소리가 들리자, 이호식 형사와 차수호 형사가 고개를 돌렸다. 저 앞에 한 사람이 걸어오고 있었다.
“누구지?”
이호식 형사가 두 눈을 크게 떴을 때
유강인의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형사가 급히 말했다.
“유형사! 괜찮아?”
차수호 형사도 급히 외쳤다.
“모습이 다친 거 같은데? 괜찮아?”
유강인이 오른손으로 가슴을 꽉 부여잡고 절뚝거리며 걸었다.
그 모습을 보고 선배 형사들이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윽!”
유강인이 힘겹게 말하고 피를 토했다. 많은 피는 아니었다. 넘어지면서 입안을 다치고 말았다.
이호식 형사가 바닥에 떨어진 피를 보고 급히 말했다.
“유형사는 빨리 병원에 가야겠다. 응급조치가 필요해. 구급차는 내가 부를 테니, 차형사는 유형사를 간호해.”
“네, 알겠습니다. 선배님!”
차수호 형사가 급히 답하고 유강인에게 달려왔다. 그리고 후배의 두 손을 꽉 잡았다.
따뜻한 온기에 유강인이 기운을 차린 듯 웃음을 짓고 말했다.
“별거 아닙니다. 선배님. 이 정도는 ….”
“유형사! 내가 그랬잖아. 위험하다고 했잖아! 결국, 다치고 말았어. 이런!”
“그래도 머리는 멀쩡합니다. 헬멧 때문에 …. 헬멧 아니었으면 골로 갔을 겁니다.”
“그래, 그렇군. 헬멧이 큰일을 했군. 역시!”
차수호 형사가 환하게 웃었다. 유강인이 여유를 잊지 않았다. 다행히 많이 다친 거 같지 않았다.
“정말 대단해, 유형사!”
차형사가 유강인의 어깨를 다독였다. 대단한 후배임이 분명했다.
5분 후 구급차와 경찰차가 골목 안으로 들어왔다. 구급요원들이 서둘러 차에서 내렸다. 유강인을 차에 싣고 근처 병원으로 향했다.
사이렌 소리가 울려 퍼지자, 마을 사람들이 잠에서 깼다. 그들은 ‘무슨 일이 있나?’ 하고 창문을 열었다.
저 멀리에 경찰차와 구급차가 보였다. 큰일이 벌어진 게 분명했다.
몇 분 후, 구급차와 경찰차가 사라졌다. 동네가 조용해졌다.
“이제 끝났구나.”
마을 사람들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들이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마을 사람들이 안도할 때 한 사람을 그렇지 않았다.
‘둘이 함께 과자점’ 주인 정일권은 가게 문을 열고 밖의 상황을 살폈다. 공원 옆 골목에서 여러 사람이 나오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들이 경찰차에 올라탔다.
“큰일이다!”
정일권이 급히 어딘가로 전화 걸었다.
삐리릭!
“그래, 잘 해결됐나?”
“성주님! 큰일 났습니다. 장로들이 경찰에 잡혔습니다.”
“뭐, 뭐라고?”
성주 황보술이 깜짝 놀랐다. 그는 정일권의 보고를 기다리며 서재에 있었다. 예기치 못한 보고를 듣고 화들짝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했다.
황보술이 전화를 끊고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자리에서 일어나 양주 장식장에서 양주 한 병을 꺼냈다. 뚜껑을 돌리고 병나발을 불기 시작했다. 40도의 독한 술이 그의 위장으로 콸콸 들어왔다.
강선애는 피곤한 탓인지 밖이 시끄러워도 쿨쿨 잠만 자고 있었다.
“형사님! 형사님! 유강인 형사님!”
그녀가 잠꼬대했다. 꿈에서 유강인을 만난 거 같았다. 그의 이름을 연신 불렀다. 그러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배시시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