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01_29_단서를 잡다

탐정 유강인 01편 <행운 빌라 살인 사건>

by woodolee

“그, 그게, …….”


강선애가 무언가를 말하려 하는 듯 입을 열었다. 입술이 마구 떨렸다. 자신을 억누르는 그 무언가가 싸우는 거 같았다, 아주 격렬히 ….


유강인이 어서 말하라는 듯 고개를 끄떡이며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


“강선애씨, 혹 말하지 못한 게 있으면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세요. 그게 사건을 풀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어요. 용기를 내세요.”


유강인의 말에 강선애가 침을 힘들게 삼켰다. 그녀가 용기를 내려는 듯 눈을 한번 감았다 떴다. 뭔가를 결심한 듯 이를 앙다물었다.


3초 후, 강선애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날 전까지 … 우리 가족은 … 별 탈 없이 잘 지냈어요. 큰 문제가 없었어요. 그날 전까지는 ….”


강선애의 말문이 터지자 유강인이 귀를 쫑긋했다.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그날 … 일주일 전쯤 아빠가 굉장히 신이 나서 집에 왔어요. 그래서 무슨 좋은 일이 있냐고 물어봤어요. 아빠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어요.”


“아버님에게 좋은 일이 있었다고요?”


“네! 무척 기분이 좋으셨어요. 가족이 레스토랑에 가서 비싼 스테이크를 먹었어요. 마지막 외식이었죠. 부모님이 한 달 전에 하신 말씀이 있었어요. 돈에 쪼들린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그날은 비싼 음식을 마음껏 먹었어요. 돈에 개의치 않았어요.”


강선애가 처참했던, 그날을 생각하다 고개를 들었다. 병실 천장을 바라봤다. 두 눈에 10년 전 일이 보였다. 마치 어제 일처럼 결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활짝 웃는 아빠 얼굴, 다정한 엄마 얼굴, 응석받이 동생 얼굴 그리고 스무 살 풋풋했던 자기 얼굴이 생생하게 그려졌다.


강선애가 고개를 푹 숙이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마치 가슴 깊은 곳 응어리진 감정을 내뱉는 듯 거 같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강선애가 뜸을 들이기 시작했다.


유강인이 답답함을 느꼈다. 그는 답답했지만, 꾹 참고 강선애를 기다렸다.


1분 후, 강선애가 마음을 다잡았는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날 밤, 학교 과제를 마치고 밤 11시쯤에 자려 했는데 아빠가 노크했어요. 방을 들어와 책 한 권을 줬어요.”


“책이라고요?”


“네, 작은 책이었어요. 얇은 소설책 같았어요. 그런데 ….”


강선애가 말을 멈추고 망설였다. 눈빛에 두려움이 서렸다.


유강인은 그 모습을 보고 조급함을 느꼈다. 강선애가 10여 년 전처럼 비밀을 말하지 못하고 다시 감출 것만 같았다. 진실을 말할 용기를 잃어버릴 것만 같았다.


‘진실이 말해야 해. 여기에서 멈추면 안 돼!’


유강인의 눈빛이 빛났다. 그가 강선애게 큰 목소리로 말했다.


“강선애씨! 그게 무슨 책입니까? 사실대로 말해 주세요!”


“…….”


“강선애씨!”


“흑!”


강선애가 답을 하지 않고 병실에서 뛰쳐나갔다. 두 눈에서 눈물을 철철 흘렀다.


그녀는 맹수에게 쫓기는 어린 양처럼 혼비백산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를 잃고 말았다.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없었다.



덜컹! 하며 병실 문이 열렸다.



강선애가 문을 활짝 열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병원 복도에 이호식, 차수호 형사가 있었다. 유강인과 강선애의 대화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둘은 강선애가 울면서 병실에서 뛰쳐나가자,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강선애씨가 왜 저렇게 뛰어가지?”


“글쎄요. … 무슨 일이 있는 거 같아요.”


“빨리 안에 들어가자. 유형사가 뭔가 알겠지.”


“네,”


형사 둘이 급히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유강인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는 강선애를 잡으려다가 쓰러졌다. 갑자기 움직이자, 가슴과 등에 커다란 통증을 느꼈다.


“으윽!”


유강인이 고통을 참지 못하고 계속 신음을 내뱉었다.


“유형사! 괜찮아?”


“빨리 침대로 옮깁시다.”


형사 둘이 유강인을 부축해서 다시 침대에 눕혔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봤다.


“유형사, 무리하지 말아. 아직 회복이 덜 됐어.”


“맞아! 유형사, 조심해야 해.”


침대에 누운 유강인이 힘들게 숨을 내쉬었다. 그가 선배 형사들을 번갈아 바라보다 활짝 열려 있는 문을 봤다. 그가 실망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러다 천천히 말했다.


“강선애씨는 어떻게 됐죠?”


“그게, 황급히 달려가더라고. 계단으로 내려가던데.”


“유형사, 도대체 무슨 일이야? 어서 말해봐.”


이호식 형사의 말에 유강인이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그의 눈에 안타까움과 슬픔이 가득했다.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건 일주일 전에 … 아버지한테 좋은 일이 있어서 가족 외식을 했답니다. 그게 마지막 외식이라고 말했습니다.”


“좋은 일이라고?”


“네, 아버지 기분이 매우 좋아서, 레스토랑 가서 외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군. 진술서에는 없는 얘기 같은데 ….”


유강인이 힘들게 말을 이었다.


“그 당시 부모님이 돈에 쪼들렸다는 말도 들었답니다.”


“돈? 금전 관계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는데 ….”


이호식 형사가 사건 기록을 다시 곱씹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유강인이 쓴웃음을 지으며 뭔가를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말을 이었다.


“우리가 모르는 게 있었겠죠. 돈의 흐름을 완벽히 알 수는 없잖아요. 현금 거래나 차명 계좌면 더 그렇죠.”


“하긴 그렇군. 우리가 놓치게 있었던 거군.”


이호식 형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그동안 턱없이 부족한 정보로 수사한 거 같아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유강인이 다소 편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통이 좀 사라진 거 같았다.


“그런데 그날 밤, 아버지가 강선애씨에게 무슨 책을 줬다고 말했어요.”


“책이라고?”


“정말이야?”


두 형사가 깜짝 놀라서 크게 소리쳤다. 책은 처음 듣는 말이었다.


유강인이 말을 이었다.


“네, 얇은 소설책 같은 거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 책이 뭐냐고 물어봤는데 강선애씨가 울면서 도망쳤습니다.”


“책의 정체가 뭐냐고 물으니 도망쳤다고, 그러면 그 책이 보통 책이 아닌 모양이군.”


“그런 거 같네요. 그러면 그 책이 중요한 단서 같아요.”


이호식 형사의 말에 차수호 형사가 맞장구쳤다.


유강인이 힘을 주어 말했다.


“맞습니다. 책이 중요한 단서 같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


차수호 형사가 유강인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호식 형사에게 말했다.


“선배님, 그 책을 확보하면 뭔가가 나올 거 같습니다. 유형사는 푹 쉬어야 하니 제가 강선애씨를 만나겠습니다.”


그 말을 듣고 유강인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가 급히 말했다.


“아닙니다. 그건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유강인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번 재조사는 제 소관입니다. 책임자로서 끝까지 사건을 파헤치겠습니다. 차선배님이 가시면 강선애씨가 입을 다물 수 있습니다. 강선애씨는 제가 상대해야 합니다.”


“유형사 말도 맞지만, 지금 몸 상태가 그렇잖아. 쉬어야 해.”


이호식 형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유강인에게 말했다.

유강인이 양 입술에 침을 묻혔다. 그가 말했다.


“여태까지 강선애씨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제가 간절히 부탁하면 입을 열 겁니다, 반드시!”


유강인의 말에 두 형사가 잠시 생각에 빠졌다. 이호식 형사가 고개를 끄떡이고 말했다.


“그래, 이번 사건은 유형사가 책임자고 처음부터 강선애씨를 조사했어. 게다가 사건을 조사하다가 이렇게 다쳤어. 유형사가 부탁하면 강선애씨가 진실을 말할 거 같아. 그러니 그동안 함구했던 책에 대해 말했지.”


차수호 형사가 맞는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고 말햇다.


“맞는 말씀입니다, 선배님. 그러면 유형사가 강선애씨를 잘 설득해봐.”


“감사합니다. 선배님.”


유강인이 힘들게 답하고, 푹 누웠다. 이제 고통이 가셨는지 한결 편안해 보였다.


차수호 형사가 이불을 덮어주며 안쓰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유형사, 빨리 쾌차해야 해. 그래야 수사도 하지. 푹 쉬어. 내가 내려가서 맛있는 거 사 올게,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하하하! 역시 차형사님 밖에 없군요. 단 게 먹고 싶어요. 과자나 초콜릿 부탁합니다. 아! 어머니께 지방에 출장 갔다고 말씀드렸죠?”


“그럼! 그건 걱정하지 말아. 내가 어머님께 잘 말씀드렸어. 잘 알겠다고 답하셨어. 얼마나 바쁘면 전화도 못 하냐며 걱정하셨어. 그래서 잘 지내니 있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씀드렸어.”


유강인이 안도한 표정으로 답했다.


“다행이네요. 이런 모습을 어머니께 보여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이호식 형사가 일부러 힘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그럼 빨리 일어나야지. 자, 차형사! 우리 내려가서 이것저것 사서 다시 올라오자고.”


“네! 알겠습니다, 선배님. … 유형사, 아니 대장 이따가 보자고! 충성!”


차수호 형사가 유강인에게 경례를 붙이고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두 형사가 자리를 비웠다.


병실에 혼자 남은 유강인이 이리저리 움직였다. 통증이 다시 도진 거 같았다. 그러다 이를 꽉 깨물었다. 고통을 꾹 참았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두 눈을 부릅떴다.


유강인이 비장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래, 반드시 진실을 알아야 해. 그래야 사건을 풀 수 있어. 사건 일주일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 알아내야 해. 그게 가장 중요해.”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이제 힘에 부친 지, 두 눈을 꼭 감았다.


강선애와 실랑이한 탓에 피곤이 거대한 파도처럼 몰려왔다.


유강인이 스르륵 잠에 빠져들었다.




행운 빌라 재조사 시작 23일 차, 오후


강선애가 집 안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거실과 방, 드레스룸을 전전했다. 굉장히 불안한 얼굴이었다. 간혹가다 손톱을 깨물며 안절부절못했다.


손톱은 네일샵에서 다듬은 손톱이었다. 그 손톱이 많이 망가졌다.


강선애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녀가 갑자기 외쳤다.


“아버지! 어머니! 막내야!”


강서애가 말을 마치고 풀썩 주저앉았다.


날은 정오가 지났다. 가장 따뜻할 때였다. 창문으로 따사로운 햇살이 쏟아졌다.


날이 온화하고 아늑했다. 그런 날과는 달리 강선애의 마음은 괴로움으로 팔팔 끊었다.


강선애가 거실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뭔가를 결단해야 하는 듯 심적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그때, 창문으로 새 한 마리가 날아왔다. 참새나 비둘기처럼 늘 보던 새가 아니었다.


날개에 푸른색 깃털이 있었고 머리에 붉은색 깃털이 있었다. 보기 드문 아름다운 새였다. 새가 재잘거리기 시작했다. 그녀를 위로하듯이 ….


따스한 햇볕과 정다운 새소리에 강선애가 뭔가를 결심한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품에서 핸드폰을 꺼냈다. 그리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삐리릭!



“오! 총무, 무슨 일이야? 지금 휴가 중이잖아.”


중년 남성의 목소리였다. 잠시 머뭇거리던 강선애가 힘들게 입을 뗐다.


“저 …, 회장님! 물어볼 게 있었어요.”


“그래? 뭔가 궁금한데? 어서 말해! 우리 총무가 궁금한 게 뭘까? 하하하!”


강선애가 잠시 망설였다. 병원 일을 떠올렸다. 유강인이 진실을 요구했다. 그날 이후 그녀는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재조사 담당 형사인 유강인이 황보술을 의심했다. 황보술은 강선애가 가장 믿는 사람이었다.


강선애는 성연모 회장, 황보술이 용의자로 떠오르자,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 굴렸다. 그러다 자기 믿음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기로 마음먹었다


강선애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십 년 전에 … 아버지가 … 책 한 권을 주셨어요.”


“뭐, 뭐라고? 다시 말해봐!”


강선애가 힘들게 침을 삼켰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아버지가 … 돌아가시기 전에 … 책 한 권을 주셨어요.”


“십, 십 년 전이라고?”


“그 책을 … 회장님이 주셨다고 했어요.”


“뭐, 뭐라고?”


남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성연모 회장 황보술이었다.


그때 유강인은 거리를 걸었다. 강선애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그의 옆에는 이호식, 차수호 형사가 있었다. 그들은 다시 있을지 모를 테러에 대비했다. 사방을 철저히 경계했다.


“선배님, 지금은 환한 대낮입니다. 괜찮습니다. 아무 일 없을 겁니다.”


유강인이 웃는 얼굴로 선배들에게 말했다.


“그래도 모르지, 아직 유형사는 완쾌되지 않았어. 항상 조심해야 해. 놈들을 아주 흉악한 놈들이야. 무슨 짓을 저지를지 알 수 없어.”


이호식 형사의 말에 차수호 형사가 맞장구를 쳤다.


“선배님, 맞습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 유형사, 조심해서 나쁠 건 없어. 더군다나 강선애씨를 찾아가는 거잖아. 놈들이 또 무슨 짓을 꾸밀지 몰라,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해. 유비무환이야.”


유강인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선애씨가 약속했습니다. 이번 만남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이호식 형사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강선애씨가 비밀로 한다고 해도 감시하는 자들이 우리를 알아볼 거야. 그러니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해.”


“하긴, 그렇군요. 조심해서 나쁠 거 없죠.”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이며 수긍했다.


형사 셋이 10여 분 동안 나란히 길을 걸었다. 잠시 후 강선애 집 앞에 도착했다.


차수호 형사가 핸드폰을 들었다. 강선애에게 전화 걸었다.



삐리릭!



“강선애씨! 차수호 형사입니다. 유강인 형사와 함께 집 앞에 당도했습니다.”


“알겠어요. 어서 올라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어요.”


통화가 끝나자, 세 형사가 서로 쳐다봤다. 그러다 걸음을 옮겼다. 성큼 공동 출입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때, 1층에 있는 ‘둘이 함께 과자점’ 출입문이 황급히 열렸다. 빵집 주인 정일권이 가게 밖으로 나왔다.


“어?”


정일권이 멈칫했다. 공동 출입문 쪽으로 다가오는 셋을 보고 이게 무슨 일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정일권은 한 손에 케이크 상자를 들고 있었다. 그는 유강인이 얼굴을 알고 있었다. 유강인이 다시 나타나자, 마치 못 볼 것을 본 듯 몸이 굳어 버렸다.


이호식 형사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빵집에서 나온 사람이 수상쩍었다. 이에 쓱 그 사람을 훑어보았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였다.


“아이고 배달하러 가야 하는데!”


정일권이 큰 소리로 말하고 허둥지둥 큰길로 걸어갔다.


15초 후 정일권이 저 멀리 가버리자, 유강인은 뭔가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이호식 형사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님은 출입문을 지켜주세요. 분명 저들이 우리를 감시할 겁니다.”


“오, 그래? 알았어! 내가 출입문을 철통같이 지키게. 한번 와 보라고 해. 내가 요절내 줄 테니, 흐흐흐.”


유강인은 미소를 지었다. 이호식 형사가 참 듬직했다.


유강인과 차수호 형사가 공동 출입문 안으로 들어갔다. 엘리베이터가 마침 1층에 있어다. 올라가는 버튼을 누르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유강인과 차수호 형사가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유강인이 3층 버튼을 눌렀다. 그가 몸을 미세하게 떨었다. 강선애를 만난다는 생각에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쏜살같이 3층으로 올라갔다. 문이 스르륵! 열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유강인과 차수호 형사가 강선애 집 앞에서 한번 헛기침을 했다. 차형사가 초인종을 눌렀다.



딩동!



끼익! 하며 현관문이 열렸다.


강선애가 초췌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밤새 한숨도 못 잔 거 같았다. 예쁘게 화장도 하고 신상 블라우스와 치마도 입었지만, 심기가 편해 보이지 않았다.


‘아! 고민이 많았구나.’


유강인은 안타까움을 감출 수 없었다. 딱봐도 강선애는 노심초사한 얼굴이었다.


“유형사님! 이젠 괜찮으세요?”


강선애가 조심스럽게 유강인에게 물었다. 이에 유강인이 환하게 웃으며 답했다.


“지금은 조금 아픈 정도입니다. 무리만 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들었습니다. 제 걱정은 굳이 할 필요 없습니다.”


“다행이네요. 그럼 안으로 들어와 거실에 앉아 계세요. 제가 차를 내올 테니 ….”


강선애의 말에 두 형사가 집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 소파에 편하게 앉았다.


깨끗하고 아담한 집이었다. 비싼 가구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 고급스러운 장식장 두 개가 눈에 확 드어왓따.


유리문 안으로 자기로 만든 종 모양 제품이 많았다. 세계 각지에서 만든 자기인 듯 모두 모양이 달랐다.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딱 봐도 강선애 수집품 같았다.


‘종 모양 자기 제품을 좋아하는 군.’


유강인이 생각을 마치고 집을 쭉 둘러봤다. 자기 제품 이외에는 그냥 평범한 가정집이었다.


5분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강선애가 커다란 쟁반에 커피를 담고 두 형사 앞에 섰다. 그녀가 말했다.


“자, 커피 먼저 드세요. 날도 차가워졌는데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어요.”


“네, 감사합니다. 강선애씨.”


“커피 향이 참 좋네요.”


두 형사가 커피잔을 들고 따뜻한 커피를 마셨다 고급스러운 아라비카 원두 향이 일품이었다.


“커피가 참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형사님.”


유강인의 칭찬에 강선애가 수줍은 표정으로 답했다. 아침부터 안절부절못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가겠습니다.”


유강인이 커피잔을 내려놓고 말을 시작했다,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강선애가 긴장한 듯 침을 꿀컥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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