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 유강인 20_69_병아리 2의 발악

탐정 유강인 20편 <검은 피, 저주의 서릿발>

by woodolee

“어서 잡아!”


해경 보트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해경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바닷가 절벽 앞이었다.


한 남자가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다. 병아리 2, 배기원이었다.


병아리 2는 어서 빨리 물속으로 들어가 도망쳐야 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연신 물장구만 쳤다. 몸이 점점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이러다가 익사할 거 같았다.


“서둘러!”


해경 하나가 황급히 로프를 묶어 올가미를 만들었다.


“어서 던져!”


힘찬 소리와 함께 올가미가 바다에 떨어졌다. 동아줄과 같은 올가미가 파도를 따라서 흘러갔다. 그러다 병아리 2, 배기원의 손목에 딱 걸렸다.


“끌어당겨!”


해경들이 힘을 모아 로프를 잡아당겼다. 그렇게 용의자를 보트 위로 끌어 올렸다.


결국, 병아리 2, 배기원이 보트 위로 올라왔다.


“으으으!”


신음이 들렸다. 병아리 2, 배기원이 보트 위에 쓰러져 몸을 마구 떨었다. 사지가 마구 뒤틀리기 시작했다.


“이제 경비선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해경 보트가 급히 움직였다.


파도가 넘실거리며 점점 높아졌다. 보트가 심하게 출렁거렸다.


작은 배가 감당할 수 없는 높이였다. 어서 바닷가 절벽에서 벗어나야 했다. 모터 소리가 다시 들렸다.



타타타타!



1분 후


보트가 해경 경비선 근처에 도착했다. 다행히 이곳은 파도가 약했다. 이제 모선에 올라야 했다.


“어서 경비선에 오르자!”


“서둘러라!”


해경들이 신속하게 움직였다. 하나둘씩 경비선으로 올라갔다. 용의자 병아리 2, 배기원도 배 위로 올라갔다.


“대장님! 용의자를 생포했습니다.”


해경들의 씩씩한 목소리가 들렸다.


해경들이 너도나도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용감한 해경들이 높은 파도를 헤치고 용의자를 체포했다.


그 소리를 듣고 해경 대장이 갑판으로 달려왔다. 갑판 위에 한 남자가 널브러져 있었다. 사지를 이리저리 막 움직이며 고통스러워했다.


“저놈이구나! 드디어 잡았다.”


해경 대장이 쾌재를 불렀다. 그가 급히 말했다.


“임무를 완수했다. 선착장으로 돌아간다.”


“네! 알겠습니다.”


해경들이 씩씩한 목소리도 답했다.


해경 경비선이 방향을 돌렸다. 선착장으로 향했다. 선착장으로 갈수록 파도가 약해졌다. 경비선이 속도를 높였을 때


저 멀리에 모터보트 하나가 보였다. 쾌속정이었다.


쾌속정이 경비선을 향해 거침없이 내달렸다. 보트에 형사들이 타고 있었다. 정찬우 형사와 원창수 형사였다.


경비선이 보이자, 정찬우 형사가 급히 무전을 날렸다. 해경 대장이 무전을 받았다.


“서울청 강력범죄수사대 정찬우 형사입니다. 용의자를 잡았나요?”


“잡았습니다. 지금 선착장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 잘됐네요. 그럼, 저희도 선착장으로 돌아가겠습니다.”


“네, 그리하세요.”


그 말을 듣고 원창수 형사가 매우 기뻐했다.


“야호! 드디어 병아리 2 그놈을 잡았구나! 그 얄미운 놈을 드디어 잡았어!”


원형사가 기쁜 나머지 보트 위에서 방방 뛰었다. 그러자 보트가 마구 흔들거렸다.


정찬우 형사가 급히 말했다.


“위험합니다. 뛰지 마세요.”


“아, 죄송합니다. … 제가 그만 흥분했네요.”


원창수 형사가 무안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는 가만히 있었지만, 터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계속 킥킥! 거렸다. 병아리 2를 잡았다는 말에 아주 기뻐했다.


15분 후 해경 경비선이 선착장에 정박했다.


정박이 끝나자, 정찬우 형사와 원창수 형사가 배 위로 올라갔다. 갑판에 서서 사방을 살폈다.


간판 한쪽 구석에 한 남자가 수갑을 차고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검은색 잠수복을 입고 있었다.


원창수 형사가 손뼉을 짝! 쳤다. 수갑을 찬 남자를 향해 큰 목소리로 외쳤다.


“오! 병아리 2, 다시 보니 반갑다. 형이야! 형이 왔어. 그래, 아주 기쁘지? 형이 참 그리웠지? 미치도록 보고 싶었지? 이놈의 개 XX야!”


“으으으~!”


병아리 2, 배기원이 이를 악물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면서 몸을 마구 떨었다. 여전히 고통에 버거워했다.


그가 먹은 독은 격렬한 근육통을 유발했다. 소량을 먹어 치명적이진 않지만 극심한 통증은 피할 수 없었다. 사지가 뒤틀리는 고통이 몇 시간이나 지속했다.


쿵쾅! 거리며 뛰는 소리가 들렸다. 원창수 형사가 코뿔소처럼 달려갔다. 용의자 앞에 걸음을 딱 멈추고 말했다.


“어이, 병아리 2! 유강인 탐정님이 말씀하셨어. 네 몸에 바이오클린 자료가 있을 거라고 … 그걸 챙겨서 너만 잘 먹고 잘살려고 그런 거야?

동료들은 싹 버리고 너만 빠져나가려고 그런 거야? 참, 대단하다. 아주 존경스러워. 나쁜 쪽으로는 머리가 아주 비상해. 그건 인정하마. 짜사!”


원창수 형사가 말을 마치고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병아리 2, 배기원의 멱살을 꽉 잡더니 번쩍 들어 올렸다.


병아리 2의 두 발이 공중에 붕 떴다. 공중에 뜬 발이 어쩔 줄 몰라 했다.


원형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동생! 한 대 거하게 맞고 시작하자. 그래야 내 속이 풀리겠어. 한마디로 속풀이 세트지.

너 때문에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어. 그 대가를 치러야지. 세상엔 공짜가 없잖아.”


원창수 형사가 말을 마치고 병아리 2, 배기원을 냅다 바닥에 내팽개쳐 버렸다.



쾅!



“악!”


큰 소리가 들렸다. 병아리 2, 배기원이 비명을 질렀다. 커다란 고통을 호소했다.


“아이고, 나 죽네!”


“아이고 미안해라. 손이 미끄러졌네. 배기원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고의가 아닙니다. 다음부터는 아주 정중히 모시겠습니다.”


원창수 형사가 말을 마치고 바닥에서 허우적거리는 용의자를 향해 다시 다가갔다. 쿵쿵! 거리며 걷는 소리가 들렸다.


원형사가 우악스러운 손으로 병아리 2, 배기원의 멱살을 다시 꽉 잡았다.


“선생님, 저기 난간에 가서 얘기할까요? 저기가 조용하고 좋네요.”


원창수 형사가 말을 마치고 병아리 2의 몸을 배 난간을 향해 냅다 던져 버렸다.


쾅! 소리가 크게 들렸다. 배 난간이 마구 흔들거렸다. 병아리 2가 난간을 따라서 쭉 미끄러졌다.


“제, 제발 살려줘!”


병아리 2, 배기원이 사정하기 시작했다.


“아이고, 이를 어쩌나? 다시 손이 미끄러졌네. 선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오늘 실수를 많이 하네요.

저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데 어디 아프세요? 아프시더라도 좀 참으세요. 지금은 참아야 합니다. 아직 멀었거든요.”


원창수 형사가 아주 고소하다는 목소리로 외쳤다.


“원형사님!”


정찬우 형사가 크게 소리쳤다. 원형사에게 달려가며 외쳤다.


“용의자를 함부로 다루지 마세요! 몸을 뒤져서 핸드폰이나 USB 같은 걸 찾으세요!”


원창수 형사가 고개를 끄떡이고 답했다.


“알겠습니다. 그게 제일 중요하죠.”


원형사가 입술에 침을 묻혔다. 혀로 입술을 쓱 닦고 난간을 향해 걸어갔다.


병아리 2, 배기원이 배 난간 근처에 널브러져 있었다.


원창수 형사가 용의자의 몸을 마구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병아리 2, 배기원이 고함을 지르며 저항했다.


“이놈의 X 자식아! 감히 내 몸을 뒤져!!”


병아리 2, 배기원이 화를 벌컥 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는 극심한 근육통에 시달렸고 손목에 수갑을 찼다.


잠시 용의자의 몸을 뒤지던 원창수 형사가 아하! 하며 소리를 질렀다. 용의자 허리춤에서 뭔가를 꺼냈다. 그건 방수 덮개가 있는 핸드폰이었다. 최신형이었다.


“이거구나! 하하하!”


원형사가 핸드폰을 들고 크게 기뻐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정찬우 형사가 손뼉을 쳤다. 정형사도 무척 기뻐했다. 핸드폰은 확실한 물증이자 바이오클린의 핵심이었다.


“하하하!”


경비선에 기쁨이 가득했다. 형사 둘이 웃자, 해경들도 크게 웃었다. 큰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에 경찰들이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이 X 자식들!”


병아리 2, 배기원이 이를 악물었다. 그가 충혈된 눈으로 사방을 둘러봤다. 경찰들이 웃느라 정신없었다.


“이때다!”


병아리 2, 배기원이 벌떡 일어났다.


그가 급히 움직였다. 몸이 엉망진창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바로 옆에 배 난간이 있었다. 난간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복부가 난간 위에 탁 걸쳤다.


“야아아~!”


큰 소리가 들렸다. 병아리 2가 있는 힘껏 상체를 아래로 기울였다. 그러자 배 난간에 걸쳤던 몸이 바다를 향해 떨어졌다.


“어?”


그 모습을 보고 원창수 형사가 깜짝 놀랐다. 정찬우 형사도 마찬가지였다.


“뭐, 뭐야? 이거?”


두 형사가 급히 배 난간으로 달려갔다.


풍덩! 물보라가 일었다. 병아리 2, 배기원이 바닷속으로 떨어졌다.


2초 후 병아리 2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가 헤엄치기 시작했다. 손목에 수갑을 찬 채로 헤엄쳤다. 하지만 고통이 다시 밀려오는 듯 허우적거리다가 물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이, 이런! 빨리 잡아야 해!”


원창수 형사가 급히 외쳤다. 방심하는 바람에 애써 잡은 용의자를 놓쳤다. 그가 어쩔 줄 몰라 했다.


“라이트를 켜라! 보트를 내려!”


경비선에 아주 환한 라이트가 켜졌다. 보트들이 물살을 가르며 바다를 뒤졌다.


“잘 찾아라! 용의자를 놓치면 안 돼!”


“알겠습니다.”


해경들이 선착장 일대를 수색하기 시작했다. 보트 네 척이 동원됐다. 경비선 라이트와 해경이 든 랜턴이 바다를 비췄다.


“젠장! 제기랄!”


원창수 형사가 배 난간을 두 손으로 때리며 울상을 지었다. 큰 실수를 했다는 생각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정찬우 형사가 고개를 떨구었다. 원형사가 일을 그르쳤다. 정형사가 고개를 들고 원형사에 말했다.


“그러게 … 용의자를 왜 때리셨어요?”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화를 참을 수 없어서 … 바보 같은 짓을 했습니다.”


“이를 선배님께 보고해야 하는데 … 하! 이거 참.”


정찬우 형사가 고개를 흔들었다. 병아리 2를 놓쳤다는 사실을 유강인에게 알려야 했다. 유강인이 이 사실을 듣고 크게 화를 내거나 실망할 게 뻔했다.


“제가 … 유탐정님께 보고하겠습니다. 제가 사고 쳤으니 제가 보고하겠습니다.”


원창수 형사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네, 그리하세요.”


정형사가 말을 마치고 원형사에게 무전기를 넘겼다. 원형사가 떨리는 목소리로 무전을 날렸다.


“유탐정님, 원창수 형사입니다.”


유강인이 급히 답했다.


“네, 어서 말씀하세요. 병아리 2는 어떻게 됐죠? 경찰서로 후송 중인가요?”


“그, 그게 ….”


원창수 형사가 말을 잇지 못했다.


유강인이 그 말을 듣고 순간, 불안감을 느꼈다. 그가 말했다.


“혹 무슨 일이 있나요?”


“정말 죄송합니다. 해경이 병아리 2를 잡았습니다. 그놈을 좀 손보고 핸드폰을 압수했는데, 그때 그 교활한 놈이 배 난간에서 뛰어내려서 바닷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네에? 놈이 탈출했다는 겁니까?”


“네, 그렇게 됐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유강인의 말문이 막혔다. 어안이 벙벙해서 입을 열지 못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했습니다. 놈이 수갑을 찼고 많이 아파 보여서 안심했는데 아직 힘이 남아있었습니다. 완전히 무력화된 게 아니었어요.”


무력화라는 말에 유강인이 급히 말했다.


“무력화라고요?”


“네, 몸이 꽤 아픈 거 같았습니다. 해경 대장님 말씀도 그랬습니다. 놈을 생포했을 때 몸을 마구 비틀었답니다. 심한 통증을 느꼈답니다.”


“그렇군요.”


“유탐정님, 이를 어떡하죠? 놈을 못 잡으면 다 제 책임입니다. 그 책임을 달게 지겠습니다.”


유강인이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지금은 병아리 2를 잡는 게 급선무입니다. 바다 수색은 해경이 전문가입니다. 해경을 믿어야 합니다. 밤샘 수색에도 놈을 찾지 못하면 아침에 헬기를 띄워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그리 조치하겠습니다.”


“놈은 독약을 먹었습니다. 그 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이건 제 발로 사지에 들어간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네에? 도, 독약이라고요?”


“독약을 소량만 먹었지만, 그 효과가 꽤 오랫동안 지속할 겁니다. 놈은 지금, 바닷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을 겁니다. 수색을 해경에게 맡기고 저택으로 돌아오세요.”


“알겠습니다.”


원창수 형사가 무전을 끊었다. 그가 정찬우 형사에게 말했다.


“저택으로 돌아오라는 유탐정님 지시입니다.”


“알겠습니다. 어서 가죠.”


“네.”


원창수 형사가 참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유강인에게 혼나지 않았다. 그가 안도의 숨을 내쉬고 걸음을 옮겼다.


해경이 분주히 움직였다. 바닷가 수색에 전념했다. 어두운 선착장에 불이 훤했다. 강렬한 경비선 라이트가 곳곳을 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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