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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olee Nov 25. 2024

추리 소설_탐정 유강인 18편_39화

탐정 유강인 18편 <검은 자서전과 악의 비밀>

39화_비밀 코드, 실마리를 잡다


유강인이 조수 둘에게 말했다.


“다음에 뭐가 있지?”


황수지가 얼른 답했다.


“십자말풀이가 있어요. 심심풀이용이라고 적혀 있네요.”


“그럼, 조수님들은 십자말풀이를 풀고 있어. 난 우선배님께 전화할 테니.”


유강인이 말을 마치고 우동식 형사에게 전화 걸었다.


우형사는 검색의 달인으로 웹 서핑 전문가였다. 그는 조사실에 있었다. JS 그룹 경호팀장을 조사하고 있었다.


“언제까지 입을 꾹 다물 겁니까?”


“…….”


우동식 형사의 말에 경호팀장이 딴청을 부렸다.


“이 사람이!”


우형사가 화를 참지 못했다. 경호팀장은 체포된 후부터 계속 묵비권을 행사했다. 송상하 부회장이 자기를 구해줄 거라 굳게 믿으며 수사에 협조하지 않았다.


“으이고!”


우동식 형사가 무척 못마땅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묵비권 행사는 정당한 방어권이었다. 이걸 막을 방법은 없었다.


우형사는 현재 서해안 경찰서와 함께 공조 수사 중이었다.


천일수 살인범 오태환은 차수호 반장이 맡았고 JS 그룹 경호팀은 우동식 형사가 맡았다.


그렇게 형사와 용의자가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을 때



삐리릭!



조사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우형사가 발신자를 확인했다. 유강인이었다. 이에 서둘러 전화 받았다.


“대장! 무슨 일이 있어? 지금 조사 중인데 ….”


유강인이 급히 답했다.


“선배님, 급히 조사할 게 있습니다.”


“그래? 그게 뭔데?”


“백두성 회장님, 미스터김, 구왕자에 대해 조사해주세요.”


“뭐라고? 다시 말해봐.”


유강인이 자초지종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백두성 회장님이 자서전에 비밀 코드를 심었습니다. 그걸 풀고 있습니다.”


“오! 자서전에 코드가 있었어. 암호로 숨겨져 있었구나.”


“비밀 코드는 총 네 개입니다. 그중에서 두 개를 풀었는데 그 답이 미스터김과 구왕자입니다.”


“코드가 미스터김과 구왕자라는 말이지.”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걸 100퍼센트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건 왜 그렇지?”


“코드를 알려면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데, 수수께끼 정답이 책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답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일단 급한 대로 백두성 회장님과 미스터김, 구왕자에 대해 조사해주세요.”


“응, 무슨 말이진 알겠어. 비빌 코드 정답을 책에다 실으면 그건 비밀이 아니지.

잘 알았어. 백회장님과 미스터김, 구왕자의 관계를 조사할게. 구왕자는 아홉 번째 왕자라는 뜻이지?”


“그런 거 같습니다.”


“OK! 잘 알았어. 지금 경호팀장 조사 중인데 서둘러 끝내야겠네.”


“경호팀장 조사는 중단하고 이것부터 빨리 조사해주세요. 현재 대필작가 셋이 모두 실종됐습니다. 그들의 생사를 종잡을 수 없습니다. 무척 다급한 상황입니다.”


“그래? 셋도 실종됐구나.”


“놈들도 비밀 코드를 눈치챌 수 있습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어요.”


“알았어. 서두를게.”


유강인이 전화를 끊었다.


그가 크게 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긴장감을 달렸다. 다행히 자서전 1권에서 비밀 코드를 발견해 단서를 잡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었다.


상대는 만만치 않은 자들이었다. 놈들도 비밀 코드를 눈치챌 수 있었다. 출간된 자서전 1권을 살피다 부록을 발견하고 이를 의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시간이 없었다. 유강인의 입안이 바짝 말라가기 시작했다.


조수들이 열심히 십자말풀이를 풀었다. 서로 의논하다가 연필로 정답을 적었다.


유강인이 잠시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다가 책을 들었다. 그도 십자말풀이를 풀기 시작했다. 문제들은 아주 쉬웠다. 초등학생도 풀 수 있는 문제였다.


1번 세로 문제는 다음과 같았다. 후백제와 신라를 통일해서 후삼국 시대를 마무리 지은 고려 왕의 이름은? 답은 두 글자였다.


1번 문제 정답은 왕건이었다.


2번 가로 문제는 왕건의 끝 자 ‘건’으로 시작했다. 군인들이 먹는 야전 식량으로 딱딱하고 수분이 적은 과자? 답은 두 글자였다.


2번 문제의 정답은 건빵이었다.


계속해서 쉬운 문제의 연속이었다.


유강인이 문제를 계속 풀었다.


“다 풀었다.”


황정수가 활짝 웃으며 말했다. 황수지도 씽긋 웃었다. 둘이 신속하게 모든 문제를 풀고 정답을 찾았다.


“흐흐흐! 문제가 참 쉽네요. 일부러 이렇게 쉽게 만든 건가요? 한 문제만 빼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한 문제라고?”


문제를 풀던 유강인의 눈이 번쩍였다. 그가 말을 이었다.


“그 문제가 뭐지?”


황정수가 답했다.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 이름입니다. 그건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검색해서 찾았습니다.”


“그 학교 이름이 뭐지?”


“강원도 연풍시에 있는 연풍 초등학교입니다.”


“연풍 초등학교?”


“네, 그 문제만 빼면 나머지 문제는 너무나도 쉬워서 누워서 떡 먹기였습니다.”


유강인이 심상치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생각했다.


‘한 문제만 어려웠고 다른 문제는 누워서 떡 먹기였다는 말인데 … 이건 일부러 의도한 거 같아. 백두성 회장이 노리는 게 있는 거 같아. 그러면 연풍 초등학교가 중요하다는 말인데 ….

연풍 초등학교라? 왜 연풍 초등학교가 중요하지? 그럴 이유가 있을 텐데.’


유강인이 눈빛이 무섭게 변하자, 조수 둘이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대체 왜 그러세요?”


황수지가 무척 궁금한 표정으로 유강인에게 물었다.


“…….”


유강인이 침묵을 지켰다.


1분의 시간이 흘러갔다.


조수들이 영문을 알 수 없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1분 1초가 지났을 때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입을 열었다.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초등학교라면 … 백두성 회장님과 관련된 거 같아. 백회장님은 90살 고령에 돌아가셨어. 백회장님처럼 오래된 학교라면 … 모교일 수 있어.”


“네? 모교라고요?”


“아, 그런 건가?”


황정수와 황수지가 유강인의 말에 깜짝 놀랐다.


유강인이 말을 이었다.


“수지! 어서 검색해봐. 백두성 회장님이 어느 초등학교를 졸업했는지 알아봐.”


“알겠습니다.”


황수지가 급히 핸드폰을 들었다. 백두성의 학력을 살폈다. 그러다 급히 말했다.


“와, 정말이네요. 백회장님이 연풍 초등학교를 졸업했어요!”


유강인이 잘 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가 말했다.


“그렇군. 바로 그거였어. 십자말풀이의 단서는 바로 연풍 초등학교야.”


“그렇군요. 그런 뜻이 있었군요.”


황정수가 이제야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떡였다.


이제 코드가 세 개로 늘어났다. 미스터김 구왕자, 연풍 초등학교였다.


유강인이 말했다.


“이제 마지막 문제를 풀자고.”


“네, 알겠습니다.”


탐정단이 마지막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마지막 문제는 퍼즐이었다. 글자가 마구 뒤섞여 있었다. 말이 되는 두 글자 단어를 찾으라고 적혀 있었다.



----------------------------

갸 정 오 하 퓨 맑 앙 찐 싼 장 출 진 롱 자 가 다

꽁 테 두 봉 선 켠 헐 교 동 방 복 튜 네 퓨 이 병

행 지 종 카 나 초 마 앙 공 쨘 포 유 도 보 고 지

----------------------------



“와! 이거 너무 어지러워요.”


황정수가 미간을 찌푸렸다. 황수지도 마찬가지였다.


둘 다 눈에서 눈병일 날 거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문제라 그런지 딱 보기에도 매우 어려워 보였다.


“휴우~!”


유강인이 크게 숨을 내쉬었다. 현재 시간이 없었다. 문제를 풀기 힘들더라고 반드시 풀어야 했다.


조수 둘은 복잡한 문제를 보고 기겁했지만, 유강인은 한 글자씩 단어를 조합하기 시작했다.


그가 조합한 단어들을 말했다.


“장병, 공유, 가정, 장교, 보행, 유도, 꽁지, 동방, 동포, 이병, 공정 그리고 ….”


“제가 받아 적을게요.”


황수지가 노트를 꺼내서 단어들을 차례대로 받아 적었다.


10분의 시간이 흘렀다.


“으~!”


열심히 단어를 조합하던 유강인이 신음을 내뱉었다. 머리가 어지럽고 아픈 거 같았다. 글자가 마구 뒤섞여 있어서 쉽지 않은 퍼즐이었다.


황수지가 단어를 다 받아적고 유강인에게 노트를 건넸다.


유강인이 노트를 살폈다. 두 눈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단어를 유심히 살폈다. 그가 생각했다.


‘이 단어 중에 마지막 단서가 있다는 말인데 그게 대체 뭐지?’


유강인이 인상을 찌푸렸다. 답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생각을 이었다.


‘장병은 장교와 사병을 말하는 건데 이건 범인이 군인이라는 뜻인가? 그러면 범위가 너무나도 광범위한데.

앞에 두 문제는 풀기 어렵지 않았어. 세 번째 문제도 마찬가지일 텐데. 그런데 세 번째 문제는 쉽지가 않아.

젠장!

…………

그래! 백회장은 비밀을 폭로하려는 사람이지 이를 감추려는 사람이 아니야. 어려운 문제일 리가 없어. 어렵게 생각하면 안 돼. 아주 쉽게 생각해야 해. 아주 쉽게!

어려움 속에서 쉽게 생각해야 해!’


유강인이 A4지를 뚫어지게 내려다봤다.



----------------------------

장병, 공유, 가정, 장교, 보행, 가장

유도, 꽁지, 동방, 동포, 이병, 공정

……

----------------------------



“헉!”


유강인의 두 눈이 두 배로 커졌다.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기 시작했다.


그가 서둘러 말했다.


“그래, 장교이야. 답은 장교 안에 있어.”


“장교라고요?”


황정수와 황수지가 깜짝 놀랐다. 둘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장교가 뭘 뜻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황정수가 말했다.


“장교가 단서에요? 범인이 군 장교라는 말인가요?”


유강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가 천천히 말했다.


“장교를 거꾸로 읽어봐.”


“네? 장교를 거꾸로 읽어보라고요? 그러면 교장이잖아요. 어? 교장!”


황정수가 교장을 말하고 깜짝 놀랐다. 황수지가 아! 하며 소리쳤다.


“교장이라면 학교 교장을 말하는 거잖아요. … 연풍 초등학교 교장을 말하는 건가요?”


유강인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가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


“그래! 맞아, 교장이야. 십자말풀이 답은 연풍 초등학교였어. 다음 문제인 퍼즐의 답은 이와 연결된 교장이야. 결국, 연풍 초등학교 교장을 찾아가라는 말이야.”


“아! 그렇군요.”


황정수가 기쁜 나머지 손뼉을 짝 쳤다.


유강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말했다.


“지금 당장 연풍 초등학교로 가야 해. 가서 교장을 만나야 해. 어서 서둘러. 차에 시동을 걸어.”


“네, 알겠습니다.”


조수 둘이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황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비밀 코드 세 개를 다 풀자, 그중에서 둘이 연결되어 있었다. 바로 연풍초등학교 교장이었다. 이는 확실한 단서였다.


연풍 초등학교는 백두성 회장이 아주 오래전에 졸업한 학교였다.


유강인이 정찬우 형사에게 전화 걸었다.


“정형사!”


“네, 선배님.”


“지금 중요한 단서를 잡았어. 강원도 연풍시 연풍초등학교 교장을 만나야 해. 그 사람이 뭔가를 알고 있는 거 같아. 어서 연락해서 약속을 잡아.

강원도 경찰청에도 연락해. 협조를 구해서 교장의 신변을 보호해야 해.”


“강원도 연풍시 연풍 초등학교 교장이라고요.”


“응!”


“알겠습니다.”


유강인이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이제 사건을 풀 실마리를 잡았다. 적들이 선수를 치기 전에 연풍 초등학교 교장을 만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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