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기념탑

세계를 움직이는 힘이 모여있는 곳

by 별빛방랑

그렇다. 미국의 수도는 워싱턴이다. 제일 유명한 도시는 뉴욕이지만, 뉴욕에서 남쪽으로 차로 5시간 거리에 평화롭고 아름다운 도시 워싱턴이 자리잡고 있다(워싱턴이라고 하면 미국에서는 서쪽에 위치한 '워싱턴주'를 말하고, 수도 워싱턴은 '워싱턴DC'라고 부른다. 뉴욕도 '뉴욕주'가 아닌 우리가 흔히 의미하는 대도시 뉴욕은 '뉴욕시티'나 'NYC'로 부른다. 이 글에서는 그냥 우리식대로 워싱턴과 뉴욕으로 부르도록 하자). 워싱턴 기념탑이 위치한 내셔널몰을 중심으로한 아름다운 공원은 때마침의 노을과 함께 나를 이 도시에 도착하자마자 빠져들게 만들었다.


번잡하지 않고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의 도시다. 고층빌딩도 없고 차도 안막히고 도심지도 한산하다. 이곳에서 내가 보고 싶은 것은 단연 워싱턴 기념탑이다.


차를 몰고 워싱턴으로 들어서자 이내 워싱턴 기념탑이 멀리서 그 뾰족함을 드러냈다. 많은 영화와 뉴스 등에서 봐와서 익숙한 모습이다. 단순하면서 직관적이지만 그만큼 강력한 메세지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을 방문하는 외국의 수많은 정상들이나 외교사절들, 외신들에게 미국의 위용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하는데, 저 기둥같은 구조물 하나가 그런 기능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실제로 눈 앞에서 마주한 기념탑은 압도적 포스를 풍겼다. 높다랗게 솟은 모양이 주는 비례감때문에 그 크기를 오해했던 것이다. 가까이서 보는 기념탑은 '탑'이라기 보다는 높이 솟은 '성(castle)'같았다. 안의 계단을 타고 올라가 정상까지 갈 수 있다고 하니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20240926_161507.jpg 계단에 앉아 건너편의 워싱턴 기념탑을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초반 장면에 이병헌이 곽도원을 만나러 미국에 가서 둘이 산책하는 곳이 이 기념탑이 위치한 '내셔널몰'이다. 기념탑이 바라보는 한 쪽 끝에 링컨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는데, 영화에서 둘이 권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거대한 기둥 옆에 서서 링컨 동상을 감상한다. 지금 영화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 그 장면이 주는 상징적인 의미와 미장센들이 기억에 남아 나도 한번 저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다 생각지도 못한 시기에 기회를 얻어 이렇게 직접 와보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다음 날 미국인들이 존경하는 또 하나의 대통령 토마스 제퍼슨 기념관에 가서 워싱턴기념탑을 또 한 번 바라본다. 파란 하늘이 비치는 푸른 강물 너머로, 그리스 신전 같은 느낌의 기둥들 사이로 저멀리 위용에 찬 기념탑이 보인다. 미국인들에게 수도 워싱턴이 주는 의미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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