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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걸 대체 왜 하고 있지?

2. 큰 그림의 중요성

by 이바다



사실 이 글의 시작점은, '취업'에 대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퇴사해서 창업을 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결국 평범한 한국사람일 뿐인 나는 "30대 초반에는 결혼을 하고, 35살이 되기 전 아이가 갖고 싶다"는 재미없이 평범한 '나이에 맞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20대 후반의 나이로 퇴사한 후 창업이 '실패'했을 때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된다면 다시 취업을 해야 했다.


그래서

내가 내세울 수 있는 나의 장점은 무엇일까, 내가 4년 동안 일하면서 배운 것은 무엇이며 다른 회사에 지원할 때 써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수많은 스펙들을 가진 대학졸업생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가질 수 있는 우위는 무엇일까

에 대해서 고민하다가 내가 4년간 배운 걸 정리해 보자 하며 시작하게 된 글이다.



그래서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큰 그림 보는 법'이다.


일단 상당히 소속원수가 많은 나의 집단은 10년, 20년, 30년까지의 미래를 내다보며 돌아간다.

조직원 모두에게 도달할 수 있는 '비전'을 세워 어떤 미래를 그려갈 것인지 방향을 제시해 준다. 비전은 해당조직을 대외적으로 표현하는 곳에도 사용되므로 조직원뿐만 아니라 조직 밖의 사람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보여야 한다.


하지만 30년 후나 비전제시에 대한 부분까지는 내가 도달해보지 않은 레벨이고 고작 중간관리자라는 내 레벨에서 내다볼 수 있는 것은 5년이다.


5년 치 중기계획을 세우며 앞으로 우리 팀이 어떤 것을 중요시할 것인지, 어떤 변화를 맞이할 것인지 큰 그림을 그린다.

그리고 매년 준비되어야 하는 루틴을 처리하기 위해 매 11월-12월이면 내년도 연간계획을 세우며

이 연간계획이 잘 돌아가고 있는지 매월 마지막 주에 월간회의를, 또 매주마다 당장 코앞에 있는 일정들을 해결하기 위해 주간회의를 진행한다.



0년 차일 때는 그저 주간회의자료를 작성하기에 급급했다.

실장님 담주 주간회의 아이템 정말 쓸게 없습니다..라고 울상을 짓기도 하고

2-3주 정도 길게 진행되는 중요 일정이 있으면 장기간 고민을 안 해도 된다며 햅-삐하기도 했다.


그러다 1년쯤 지나고 나니 반복되는 일정들이 보여, 주간회의를 작성할 땐 꼭 전년도 자료를 참고하게 되었다. 그렇게 몇 번 더 돌다 보니 연간계획과 5년 중기계획의 중요성이 보였다. 그리고 비전이라는 게 왜 필요한지도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당장 코앞에 닥친일한테 몇 번 쳐 맞으면서 몇 해를 보내야 보이는 게 큰 그림인 것 같다.


신입한테 누가 그런 걸 설명해 주나?

그때는 그냥 시키는 일 해결하면서 "엉엉 내가 이런 거 하려고 입사한 게 아닌데"라고 푸념 몇 번 하며, 대학생활을 추억하며, 가지 않는 시간을 원망하며. 그냥 하루를 버티기에도 힘들었다.

큰 그림을 볼 수 있었다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의 이유와 흐름을 알면서

내가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 즉, 당위성을 나에게 설명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큰 그림을 조금 빨리 알고 싶다면, 주간계획이 아닌 월간계획을.

더 나아가 연간, 중기계획을 살펴보며 우리 집단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흐름을 파악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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