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밤

양세형 님의 별의 길

by 하랑
KakaoTalk_20250820_102443777_06.jpg 양세형_별의 길 (막고 순순한 시)




지난밤 잠이 부족해서였는지 초저녁부터 졸음이 몰려왔다.

졸음이 반가워 9시쯤 잠을 청했는데 옅은 잠 속에 무서운 꿈을 꾸다 잠에서 깨었다.

그런데도 머리는 씻은 듯이 정신이 맑다.


스트레칭으로 굳은 몸을 유연하게 풀어본다.

스트레칭 선생님이 지도해 준 것을 기억해 내며 킥포인트를 생각하면서.


밤이 깊었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

한쪽 구석에 밝게 자리하고 있는 시집이 눈에 들어왔다.

개그맨 양세형 님의 시집 "별의 길"

큰 기대 없이 책장을 넘기다 나도 모르게 웃음이 피었다.

시가 너무 좋다.

양세형 님이 좋아질 정도로.


순수하고 맑은 기운이 내게 전해져서 나도 잠시 맑은 사람이 되어 본다.





어른이 된 어린이_양세형


어른이 되고 싶던

어린이는

어른이 되었고


어른이 된 어른은

어린이가 되고 싶네요




반짝반짝_양세형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을 수 없는 별들

어쩌면 별들도 사람에게 닿을 수 없어

저리 깜박이는 걸까


어쩌면 별들에게도 닿을 수 없는 우리는


별이다




맛있는 레시피_양세형


후라이팬에 자신감을 500g 넣고 잘 볶아주다가

미소 1큰술

친절함 1큰술

진정성 500ml 넣고 뚜껑을 닫아줍니다.


끓이면서 올라오는 지나친 욕심과 의심은 잘 걷어내고요.

육수의 풍미를 올리는 노력 한 컵 배려 한 컵을 넣어줍니다.


요리하면서 중간중간 용기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제일 중요한 고백을 한 국자 넣어주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사랑이 완성됩니다.


* 요리가 식을 수 있으니 관심 표현은 꾸준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잡을 수 없는 바람이라 하였는데 난 오늘 그 바람을 잡았다_양세형


바람이

내게 오는 중이다.


경포호수 위로

서핑하며 강물을 타다가


풀잎들 사이사이

타잔처럼 돌아다니더니


노란 나비 한 마리

날갯짓에 옆으로 넘어지더니


천진남만 하게 웃으며

종아리 타고 올라오더니


내 코끝 깊숙이

숨으로 들어왔다


자연스레 미소가 번진다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이다.




아빠 번호_양세형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확인 후 다시 걸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들려오는

차가운 목소리


아무도 받지 않을 걸 알면서도

통화 버튼 누르기 전 여전한 떨림


회신 없는 번호지만

지울 수가 없다


"여보세요"를 듣기 위함이 아니다


그냥.

그냥..

그냥...







환한밤


내방이 세상의 전부인양

구석구석 참견을 하고도

시간이 남는다.


잊고 있던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른다

가사에 휩쓸려 상상하다 감정에 취해본다

그래도 시간이 남는다


한쪽 구석에 오랫동안 뉘어져

꼼짝 않고 있던 시집이

눈에 들어왔다


맑고 재밌는 표현에

잠을 잊고 읽다가

새벽을 맞이했다.


그제야 눈꺼풀이 내려앉는다.

시간이 부족하다.

잠이 처절하게 나를 부른다.



keyword
수요일 연재
이전 05화네가 잘 몰라서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