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뿐인 대화
*아직 회사에 다닐 때, 새벽퇴근하는 나를 보고 쫓아와 집에 가지 못하게 몸으로 막고 자기 집에 가서 쌀을 받아가라던 남자였다. 당시 잠든 엄마를 깨워 울며 이 사실을 얘기했지만, 엄마는 별 거 아닌 걸로 짜증나게 하지 말라며 내게 윽박질렀다. 이 사건 후에도 둘은 만남을 이어갔는데, 그놈이 암에 걸려 수술했다는 소식 이후로 얘기가 없는 걸 보니 엄마가 버린 것 같다. 참고로 둘은 그 버러지가 이혼하기 전부터 내연 관계로 만나던 사이였고, 그 댁 아내랑 아들이 집까지 와서 머리채를 잡으려고 했다.
물론 그 사건 뒤로도 둘은 계속 만났고 싸우기도 지겹게 싸워서 그새끼가 술을 퍼먹고 집까지 쫓아와 문 부수기 전에 열라고, 죽여버린다고 해댄 덕에 경찰이 온 적도 있었다. 엄마는 별 일 아니라며 경찰앞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체면치레를 해 내 원망을 샀지만 신경도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