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에도 스타벅스가 배달되나요? 5화

by 김맑음

5화 작전명 ‘트라이.’


내가 두 번째로 참여한 프로그램은 단체 레크리에이션이었다.

본래의 나라면 질색하는 프로그램으로 이번엔 참여할지 고민이 많았다.


정신병동에서 프로그램참여는 자유이기 때문에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이 상호작용이 나에게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하였다.


정신병동의 프로그램은 작문/미술/레크리에이션/차모임 등으로 구성되어있고,

산책은 코로나때 폐지되어서 우리는 바깥으로 나갈 수 없었다.

그리니 가장 활동적인 프로그램이었던 셈이다.


몇 안 되는 환자를 2팀으로 나눴다. 팀명을 지으라는 사회복지사의 말에

고심하던 나는 ‘트라이.’라는 이름을 생각해 냈는데 영어 ‘Try.’ 무엇이든 시도해 보겠다는

나의 다짐이었다.


첫 번째 게임은 만보계의 카운트를 올리는 것이었는데 딸깍 딸 각 소리가 나면 카운팅 되는 것을 보고

나는 귀옆에 만보계를 대고 높은 성적을 노렸으나 우리의 만보계는 이미 고장 나있었다.

겨우 2개의 카운팅으로 패배를 맛보았으며, 두 번째 세 번째 게임도 상대편에 비해서 잘하지 못했다.


두 번째 게임은 물병을 굴려서 특정선에 닿게 하는 것이었고, 세 번째는 보물찾기였는데 우리 팀이 너무 쉽게

접급했던 것이 패착이었다.


트라이는 결과적으로 레크리에이션에서 훌륭한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상대팀에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지만

나는 이기고 지는 것보다 내가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중간에 여러 번 위기가 왔었다. 집중력이 떨어져서 게임을 살피기 어려웠으며, 현실감도 떨어졌다.

그래도 나는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그리고 소감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나아지기 위해서 모든 것을 해보는 중이고

그것 중 하나를 함께 ’ 트라이.‘한 것이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중간에 위기가 있었다고 이야기한 참여자는 많았다. 우리 모두가 환자였고 각자의 방식으로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특히 병원 내의 구역을 넘나들기 힘들다고 했던 나의 햇볕도우미, 박경제 씨는 그 모든 게임이 자신에겐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일상은 무척 소중하다. 그걸 잃어보고 나서야 알게 된다.

간단한 게임도 우리에겐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고, 함께 극복해야 하는 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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