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종교, 신앙은 나약한 인간에게 의지할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나의 경우, 특정 종교에 귀속해 있지 않지만 힘든 시기나 절실한 상황에 맞닥뜨리면 내가 보지도 믿지도 알지도 못하는 '신'이라 불리는 대상에게 기도를 한다.
이번만 잘 해결되면, 더 잘 살겠노라고.
그러나 힘든 시간이 지나고, 일이 해결되고 나면 금세 무종교의 나로 돌아가 내 멋대로 산다.
그야말로 '아쉬울 때만 찾는 존재'처럼 행동했다.
시간이 흘러 인생의 반회차를 지나고 보니, 이제는 종교나 신 자체에 대한 믿음보다 우주와 자연, 인간사에서 통용되는 이치를 깨닫는 것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의지를 두고 있다.
결국 모든 것들은 우주 안에서 형성되고 사라지니 어떤 것에도 귀속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깨달음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오늘의 1독 종교와 상관없이 읽어 볼 책, <기탄잘리>와 함께한다.
저자 -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Rabindranath Tagore)
벵골 르네상스의 시인 ‧ 작가 ‧ 극작가 ‧ 작곡가 ‧ 철학자 ‧ 사회 개혁가 ‧ 화가로 활동한 그는 맥락적 현대주의로 벵골 문학과 음악 그리고 인도 미술을 기탄잘리의 “매우 감성적이고 신선하며 아름다운” 시를 썼다. 1913년 타고르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비유럽인이 되었다. 1913년 널리 알려진 산문 시집 『기탄잘리 Gῑtāñjali』(신에게 바치는 노래, 1910)의 영역본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는 생애의 후기 25년 동안 21권의 저작을 펴냈다. 시와 단편 소설 외에 주목할 만한 소설도 여러 편 썼는데, 『고라 Gorā』(1907~10, 영역 1924)는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작품이다. 1929년 『동아일보』 기자에게 건네준 6행의 영문시 「동방의 등불」(원래는 시 제목이 없었다. 동아일보 편집인이었던 주요한이 번역해서 붙임. 후에 누군가에 의해 6행의 영문시가 8행으로 잘못 번역됨)은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한국민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타고르는 불과 5년 만에 아내와 두 아이를 잃었고, 남은 세 아이도 곁을 떠나고 없었다.
군중 속의 고독 더욱 견디기 어려워서 이제 불필요한 감정들은 슬픔으로 불태워지고 그의 시는
일체의 군더더기 장식을 내던진, 신에게 바치는 노래가 되었다.
인생에서 겪은 온갖 슬픔과 고뇌, 죽음으로 인한 이별과 좌절, 투쟁과 고독은 내면에서 담금질되고 승화되어 벵골어 시집 『기탄잘리』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탄생했다.
<기탄잘리> 중에서
<인사이트>
삶이 고단한 사람들이 있다.
나의 삶이 고단함에도 나보다 더 고달픈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도대체 어떻게 살아내고 있을까?" 싶을 정도로.
타고르의 생애를 보자면,
내 삶의 절망과 고난은 비할바가 아니라는 생각과
고통을 초월하는 정신력에 감탄이 나올 정도이다.
삶의 고뇌와 고독을 시로 승화시킨다는 것에
나 역시도 짧게나마 경험하였기에 공감이 되며,
앞으로도 시를 쓰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고 있다.
만약 그에게 시가 없고, 글을 쓰지 못했다면 어땠을까?
그런 의미에서 힘든 시간 속에 있다면
글로 승화시켜 보라 권하고 싶다.
눈을 감고 ‘여기 당신이 계십니다!’
하고 말하기까지
내 눈은 멀고도 오래 헤매었습니다.
‘아, 당신은 어디에?’ 하는 물음과
외침이 녹아 천 개의 눈물의 강이 되고,
‘내 안에 있다!’라는 확신이
물결처럼 세상에 넘칠 때까지.
연꽃이 핀 날,
내 마음은 방황하고 있어서
꽃이 핀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내 바구니는 비어 있었지만
꽃은 내 눈길을 끌지 못했습니다.
<기탄잘리> 중에서
<인사이트>
자주 방문하는 영풍문고에는 11월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을 준비하며, 오르골이 반짝이고 있었다.
유독 눈길이 가는 눈 흩날리는 오르골에 매료되어
방문할 때마다 그 앞에서 멈춰 서서 바라봤다.
"참으로 고요하고, 평온한 느낌이구나."
오르골이지만, 서점이라는 분위기 때문인지
멜로디는 울리지 않았고,
그래서 나는 조용한 오르골에 더 끌렸다.
이제 주변을 바라볼 여유가 생겼구나.
내 마음에도 꽃이 피고,
선선한 바람이 순환되는 시기가 왔음을.
주변을 바라보는 내 시선에서부터 알 수 있었다.
'연꽃이 핀 것을 알지 못했다'
라는 문장에서 멈춰서 한 참을 생각하며.
‘갇힌 자여, 말해 보라.
이 끊을 수 없는 쇠사슬을 만든 자,
그는 누구인가?’
‘나 자신입니다.
나는 누구도 꺾지 못할 권력을 가지면
세상을 지배해 나 자신의 자유를 방해받지
않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밤낮없이 거대한 불길로 쇠를 달구고
무자비한 망치질로 두드려 사슬을 만들었습니다.
마침내 누구도 끊을 수 없는
사슬의 고리가 완성되었을 때,
나는 깨달았습니다.
쇠사슬에 묶인 것은 나 자신임을.’
이제 작별의 시간이 되었으니,
행운을 빌어 다오, 벗들이여!
하늘은 새벽빛으로 붉게 물들고,
내 앞에 놓인 길은 아름다워라.
무엇을 가지고 그곳으로 가는지 묻지 말라.
나는 빈손이지만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할 것이니.
또 도중에 위험이 기다린다 해도
내 마음에 두려움은 없다.
<기탄잘리> 중에서
<인사이트>
처음부터 마음이 바다 같은 사람이 있을지.
우리는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 삶에 대한 관점과
마음의 크기가 넓어질 수 있다.
그리고 거듭된 경험을 통해 두려운 것이 익숙해지고,
모호한 것이 명확해지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인간으로서 성장하는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말고
수용하고 변화하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감으로써
잘 살아낸 한 생, 죽음마저도 달갑게 맞이하게 되리라.
우리 삶의 여행의 시간이 길고, 멀더라도
기꺼이 마주하고 나아가리라 다짐해 보자.
그 속에서 만날 반짝이는 날들과
어두운 날들조차도 기꺼이 마주하고 나아가리라.
라빈드라나드 타고르의 인생 성찰을 녹인 책,
<기탄잘리>와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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