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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겨울방주의 생각-32(가만히 숨어든 프락치)

그대들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그대들의 진심은 어디에 있습니까?

by 겨울방주

아래의 글은 2025년 09월 07일에 네이버블로그에 작성한 것을 윤문한 글입니다.

https://blog.naver.com/winterark/223998983899


말 그대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고 정권이 교체된 지금 이 시기에, 우리 민주진영은 분열을 겪고 있습니다. 이게 과연 말이 되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최근에는 검찰개혁, 혹은 검찰해체 문제를 두고 엄청난 자중지란이 벌어졌습니다. 그 이전에는 당대표 선거 기간 동안 특정 후보에 대한 끊임없는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민주진영 내부에서 벌어진 이 엄청난 혼란은, 과연 우연히 일어난 일일까요?


그 부분은 저도 확신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러한 분란을 일으킨 사람들의 배후에는 ‘스피커’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형 스피커가 아닌, 소형 스피커들—그리고 조용히 스며든 스피커들 말입니다. 이들의 주장을 들어보면, 겉으로는 타당해 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강한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 이유는 과거의 일을 집요하게 문제 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자료를 자의적으로 활용합니다. 팩트체크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자료의 앞뒤 문맥을 잘라내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편집하여 근거로 제시합니다.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제시한다면, 그것은 팩트체크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문맥을 왜곡하고 편집한 자료를 근거로 내놓는다면, 그것을 과연 올바른 팩트체크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런 자료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과연 올바른 지성을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떤 사람은 단톡방에 그런 스피커의 유튜브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해당 스피커가 사심 없이 사실만을 전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물론 제가 그분들을 반대하는 입장이라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그들은 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사실이다, 사심 없이 팩트체크한 내용이다, 검증해야 한다”는 이유로,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던 사람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는 흔한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사실 입증이 어려운 콘텐츠에 대해 “영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황당한 말씀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명백히 ‘순환논증의 오류’를 범하는 것입니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게다가 어떤 사람들은 이에 반대하는 저를 향해 감정적으로 시비를 건다는 프레임을 씌우는 데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참으로 씁쓸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참에 지난번 겪었던 유튜브 댓글 전쟁에 대한 썰을 풀고자 합니다.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명예훼손의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당대표 경선 기간 중, 어떤 의원께서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특정 당대표 후보를 공격한 사람들의 글을 캡처하여 게시하시면서, 해당 인물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뉘앙스의 글을 올리셨습니다. 그런데 댓글에는 악성 댓글이 넘쳐났습니다. 대부분은 “싸불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격적인 댓글이었습니다. 너무 기가 막혀서, 저는 그 의원의 게시물에 옹호하는 댓글을 단 적이 있습니다. 그러자 제 댓글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죽자고 달려들었습니다. 기가 막혀서 존댓말을 쓸 가치조차 느끼지 못했고, 저 역시 그들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미 사람이기를 포기한 듯했기 때문입니다. 엄청나게 싸워댔습니다. 다수 대 1의 싸움이었습니다. 제가 반응을 날카롭게 하자, 그들도 결국 포기했는지 더 이상 댓글을 달지 않았습니다.


정말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이유로 타인을 공격하는 그 스피커들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그리고 그들을 추종하는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이렇게 글을 쓰다 보니, 15년 전에 소천하신 故 옥한흠 목사님의 편지 중 한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그 문장은 저에게도 해당되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나 쓰라립니다.


“너의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너의 정체가 정말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가 정말 한배를 타고 있는가?”[출처: 뉴스앤조이-우리가 정말 한배를 타고 있는가?]


저는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아니, 어쩌면 깨어 있는 민주시민들이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어 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대들의 진심이 어디에 있는지, 그대들의 정체가 정말 무엇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민주공화국 안에서 정말로 한배를 타고 있는 것이 맞습니까?”


더 쓰고 싶은 말은 많지만, 너무나도 괴로워서 여기까지만 적으려 합니다. 혹여 꿈속에서라도 故 옥한흠 목사님을 뵙게 된다면,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 역시 괴롭습니다. 상황과 시기는 매우 다르지만, 그들의 행태를 지켜보며 너무나도 괴로운 마음에 목사님의 글귀를 인용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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