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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형국 Sep 27. 2024

2. 책 좀 읽어라!

독서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부모에게도 필요하다

"책 좀 읽어라!"


자식에겐 책의 중요성을 그토록 강조하면서 정작 본인은 책을 읽지 않는 부모가 많다.(심지어 책을 좋아하는, 책에 관심 있는 모습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사실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은 부모가 먼저다.


내가 책 읽어야 하는 사유를 논할 만큼 독서 경력이 쌓인 것도 아니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자녀를 키우면서 정말 치열히 책을 읽었고 지금도 읽고 있는 입장에서 가장 명확하게 드는 생각이 하나 있다.


"책은 부모가 먼저 아무런 욕심 없이 읽어야 한다"




나의 육아 바이블을 뽑으라면 항상 당연하게도 존가트맨의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을 뽑는다. 마치 어떤 질문에도 "뉴진스의 하입보이요"를 외치는 밈처럼 자녀가 있는 사람이 책 좀 추천해 주세요라고 말을 걸어오면 "존가트맨의 감정코칭이요"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나의 육아는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부끄럽지만 아이들에게 항상 억압과 짜증으로 훈육을 하던 나에게 "공감"이라는 것을 안겨주었고 대문자 T인 나에게 아이들의 감정을 섬세하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르쳤다. 이 책을 읽지 못하고 키운 첫째에게 미안할 정도이다.


책을 통해서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아이들의 감정에, 정서에 큰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육아 방식에 대한 지식이 우리 가정의 발전을 이루었다.




육아 서적뿐만 아니다. 인문학적 서적을 읽으면 부모는 인간에 대해서 사유를 하게 된다. 아이들의 본성과 심리와 욕구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게 되고, 아이들 본연의 욕망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부모가 된다.


"어우 도대체 우리 애들은 이해가 안 된다."


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육아하는 많은 부모의 클리쉐 중 하나라고 생각될 정도다. 당연하다. 사람은 당연히 서로를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의 인생은 하나뿐이니까. 경험에 의거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모든 생각들이 관념 고착적인 우리에게는 겪어보지 않은 타인을 이해하기란 너무나 어렵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간접경험"이다. 자그마한 경험으로 우리 아이를, 내 남편을 그리고 아내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간접경험을 통해 겪은 수많은 인물들의 인생을 빗대어 상대를 이해하는 것이다. 싯다르타의 아들놈(?)을 보고 아들에 대한 사랑과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들의 불효자 행태를 이해하고 우리 아들과의 갈등 해결법에 대한 힌트를 얻는다던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흙 한 덩어리를 읽고 내가 육아를 잘할수록 아내는 어떤 기분을 느끼게 되는지 왜 자꾸 힘들어하는지를 이해하게 되는 식이다. 이를 통해서 우리 가족은 더욱 서로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가정을 이룩할 수 있다. 사실 문해력이나 책 읽는 습관이나.. 하는 것보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런 것이다.




또한 부모의 독서에는 욕심이 없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한 목적으로 내가 먼저 책을 읽는 것이 나쁜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나도 거의 80%는 이러한 이유로 책 읽기를 시작하였다.(종이책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애정하던 전자책 리더기도 팔아버렸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으로 책 읽기를 시작하였다면 우리에게는 어쩔 수 없는 부수적인 것이 두 가지 생긴다


"욕심과 억울함"


"이렇게 해줬으니 우리 아이도 이제 책을 잘 읽겠지?" 또는 "내가 이렇게 까지 해줬는데! 왜 우리 아이는 책을 안 읽냐!"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며들 수밖에.. 이런 생각들은 아내 남편 자녀를 향한 짜증을 남긴다.


"엄마처럼 책 좀 읽어라!" "너희도 아빠처럼 책 좀 읽어!" "여보! 애들 앞에서는 스마트폰 말고 책 읽자 나처럼!"


이는 책에 대한 거부감을 남길지 모른다. 가족과의 갈등은 덤이다. 나는 이런 상황보다는 서로를 이해하고 다름을 알고 책 속에서 내가 배운 지식을 공유하거나 함께 사유하거나 토론하거나 그런 환경이 더 중요하고 유익하다고 보는 것이다. 아이가 내 책 읽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하며 형성되는 독서 습관은 부수적인 것이다.


물론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 내가 하는 일을 믿고 가는 것일 뿐.. 하지만 나는 오늘도 내 주변 부모들에게 당당하게 외친다.


"책 좀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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