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서다, 마음을 세우다
머리서기는 단순한 운동이 아니었어요.
넘어져도 괜찮다는 마음을 배우는 과정이었고,
제 마음을 세우는 연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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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서기 성공까지는
꼬박 1년이 걸렸습니다.
곧 될 것 같다가도 툭 무너지고,
다시 세우면 또 주저앉고…
마치 겨울이 끝날 듯하다가
다시 눈이 내리는 것 같았죠.
중간에는 발가락을 다쳐서 깁스를 한 채,
연습을 완전히 멈춰야 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그 시기가 제일 답답했어요.
제 인생의 ‘두 번째 생일’로 정한 2월 10일,
그날을 머리서기 성공일로 삼아
사진을 남기고 싶었거든요.
아무것도 못 하고
시간만 흘러가는 게 너무 아까웠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뒤에 알았습니다.
사진 한 장보다 그날까지 버틴 과정이
훨씬 소중하다는 걸요.
그래서 날짜를 내려놓았습니다.
누가 재촉하는 것도 아닌데,
조금 늦어도 괜찮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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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서기는 근육만으로 되는 게 아니었어요.
버틴다는 건, 결국 마음의 일이었습니다.
‘넘어져도 괜찮다’는 마음이 있어야
다시 몸을 세울 수 있었어요.
저는 늘 넘어질까 불안해서
벽 앞에서만 연습했어요.
그러다 어느 날,
처음으로 벽 없이 5초를 버텼어요.
짧았지만 충분했습니다.
그 5초가 불안의 벽을 넘어서는 첫걸음이었죠.
목표로 삼았던 머리서기에 결국 성공했습니다.
날짜는 미뤘지만, 그날의 사진도 남겼습니다.
안도와 환희가 섞인 웃음이 그대로 찍혀 있었어요.
‘해냈다’는 그 성취감은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세상은 거꾸로였지만,
저는 처음으로 제대로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짧고
넘어지는 순간은 자주 옵니다.
때로는 깁스처럼
예상치 못한 멈춤이 찾아오기도 하죠.
하지만 다시 세우는 힘은
연습한 만큼 단단해집니다.
넘어져도 괜찮고,
무너져도 괜찮아요.
천천히… 다시 올라오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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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은 이렇게 배우는데,
마음은 왜 이렇게 오래 흔들릴까?”
그래서 마음도 같은 방식으로 연습하기로 했어요.
매일 조금씩 세우고,
다시 부드럽게 내려놓는 연습.
그때 머리서기와 함께,
마음공부가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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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에서 저는 ‘이너마더’를 만났습니다.
저를 다그치지 않고, 그저 믿어주는 목소리.
내 안의 엄마를 깨우는 일.
그 이너마더가 저를 다시 키워내는 일이었죠.
아직 서툴고 어색했지만,
아마 이때가 ‘나를 믿는 연습’의
진짜 시작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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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그날은 너가 네 자신을
처음으로 다정하게 만난 날이었어.
그 순간을 잊지 말자.
버틴다는 건, 결국
네가 너를 믿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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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서기, 한 번 성공하면 계속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연습하지 않으면 금세 잊어버리더라고요.
마음도, 다이어트도 똑같아요.
멈추면 바로 제자리…
그래서 둘 다 평생 해야 하나 봅니다.
다음에는 마음공부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