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처음으로 거꾸로 본 날
수술 후 1년 동안 저는 늘 혼자 운동했어요.
조용한 1:1 필라테스.
낯선 시선이 닿지 않는 공간이어야
비로소 마음이 편했거든요.
그런 제가 어느 날,
요가 매트 위에 앉아 있었어요.
낯선 사람들 틈에서
조용히 호흡을 맞추는 순간—
그 자체가 작은 기적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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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서기.
그 동작을 보는 순간, 속으로 단정했어요.
‘저건 절대 못 해.’
아무리 살이 빠져도
제 안의 저는 여전히 114kg 같았거든요.
‘하다가 목이라도 다치면 어쩌지?’
겁이 나서 시도조차 못 했죠.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이 제 허리를 살짝 받쳐 주셨어요.
발끝이 들리고, 골반이 올라가는 순간—
“우와… 이게 되네요?”
놀라워하는 제게
선생님이 웃으며 말씀하셨어요.
“몇 번 굴러봐야 서져요.
구르는 게 무서워서 발을 못 떼면
절대 못 서요.”
살면서 넘어지고 구르는 건 괜찮은데,
머리로 서다 굴러 떨어지는 건
유독 더 무서웠어요.
그제야 깨달았어요.
머리서기는 단순한 동작이 아니었어요.
결국, 나 자신을 믿는 연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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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요가에서
머리서기 자체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매일 꾸준히
매트 위에 앉는 게 더 어렵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렇게 앉아 있다 보면 어느 날
안 되던 게 되더라고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되는지 안 되는지도 모른 채
그냥 끝나버리잖아요.
그래서 저는 매일 매트 위에 앉아
숨을 고르고, 마음을 들여다봤어요.
언젠가 두 다리가 허공을 향하는 날,
그날 세상은 분명 달라 보일 거라 믿으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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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너마더의 한마디
경윤아,
두려워도 한 번은 발을 떼야해.
그러다 구를수도 있어.
하지만 구르는 건 실패가 아니라
네가 용기 냈다는 증거니까.
잘 굴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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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그래서, 머리서기 성공했냐고요?
“네. 성공했어요.”
남들은 2~3개월이면 끝낸다는데,
저는 꼬박 1년이나 걸렸죠.
하지만 그 1년 동안,
저는 단순히 머리로 서는 법이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웠어요.
좌충우돌 머리서기 성공기,
다음 화에서 이어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