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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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경윤이 생일이다.
작년 5월 30일.
그땐 아직 연인이 아니었다.
톡만 주고받던 사이.
솔직히,
그 시절은 조금 힘들었다.
통화도 못 하고,
톡으로만 이어가야 했으니까.
그때도 짧았다
그래서 더 애써서,
자주 톡을 보냈다.
그날이 경윤이 생일이라고 해서,
가볍게 핸드크림을 보냈다.
자기가 원래 쓰던 거라며 좋아했다.
사실은 옆자리 여직원에게
물어본 거였는데.
그걸로,
경윤이는 내가 세심하고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때도 말이 짧았다.
“생축생축~”
그게 내 최선이었다.
⸻
그리고 올해, 다시 5월 30일.
“생일 선물 뭐 해줄까?”
내가 물었다.
“그냥… 같이 있어주는 게 선물이야.”
경윤인 이렇게 답했다.
그래서 연차를 냈다.
서울에서 대구,
대구에서 부산,
부산에서 통영까지.
그 길을 함께 달리며,
그냥 옆에 있었다.
⸻
통영에 사는 사촌형에게
특별히 캠핑카도 빌렸다.
경윤이 생일이니까.
통영의 바닷바람,
자전거를 타는 경윤이의 웃음.
경윤이가 좋아하니
나도 함께 좋았다.
경윤인 계속 물었다.
“생일케이크는?”
“선물은?”
“서프라이즈 언제 할 거야?”
‘같이 있어달라며...’
이게 내가 준비한 선물이야.
⸻
하지만 아마 경윤이가 정말 원했던 건
다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생일 축하해.”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 짧은 말.
왜인지 나는 잘 못한다.
결국, 경윤이가 먼저 노래를 불렀다.
“생일 축하합니다~”
내게 들리라고, 크게.
그리고 묻듯 말했다.
“생일 축하하지?
태어나줘서 고맙지?”
나는 웃었고,
속으로만 대답했다.
‘그래.’
⸻
이너마더가 포돌이에게
포돌아,
너는 이미 행동으로 충분히 보여줬어.
멀리 달려가서 옆에 있어주는 것,
그게 네 방식의 ‘생일 축하해’였는데..
경윤이도 분명 알았을 거야.
다만, 알지?
말이란 게, 알면서도 듣고 싶은 거야.
“고마워.”
“좋아해.”
“생일 축하해.”
네가 조금만 말로도 꺼내준다면,
경윤이는 더 단단하게 사랑을 느낄 거야.
⸻
쿠키 글
생일즈음…
(포돌) 건조기 사줄까?
(경윤) 싫어. 필요없어.
며칠 뒤…
(경윤) 나 건조기 사줘.
빨래방 가려니 귀찮네.
(포돌) 그래. 최저가 찾아와.
(경윤) 자기가 찾아!!!!!!!!
…몇 시간 후…
(경윤) [링크 전송] 이거 살래.
(포돌) [다른 링크 전송] 이거로 해.
(경윤) 딱 좋네.
(경윤) 주문했어?
(포돌) 쿠팡 와우가 제일 싸네.
입금해 줄게. 주문해.
(경윤) 뭔 선물을 이따구로 주냐.
됐어. 내가 살게.
(포돌) 주문해. 훨씬 싸니까 그렇지.
(포돌) [송금 완료] 보냈다.
(경윤) 됐어. 내가 사면 돼.
(포돌) 사줘도 난리야.
(경윤) … 고마워.
한참 지나고 나서….
(경윤) 저기… 질문이 있는데…
혹시 그 건조기는 생일선물이었어?
아님 그냥 네이버 수익 나서 사준 거였어?
(포돌) 생일 선물이었지.
(경윤) ……난 그걸 이제야 알았네. 감동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