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내 세계에 입장하는 일.

말하지 못한 일과, 말 대신 했던 마음

by 강경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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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윤이가 다낭에서 돌아왔다.


보고 싶었다.

정말로.


그런데도

그 말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그냥,

“왔어?”

그 말 하나였다.


진심은 분명 반가움이었는데,

입 밖으로는 늘 짧게만 나간다.



사실 그날은 마음이 복잡했다.


같이 가자니 불안했고,

가지 말라 하자니 더 불편했다.


어떤 말을 꺼내도

분명 오해가 생길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짧게 물었다.

“같이 갈 거야?”


그 한마디가 불씨가 됐다.

경윤이는 황당해했고,

화가 많이 났다.


나는 그냥,

빨리 지나가길 바라며

침묵했다.



잠시 후, 경윤이가 물었다.

“상처받을까 봐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경윤이는 더 묻지 않았다.

그 침묵이 고마웠다.



결국, 같이 갔다.


경윤이는 어색했을 텐데

아무 말 없이 조용히

내 옆에 앉아 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화기애애했다.

다행이었다.



나는 늘 말을 아낀다.

상황을 먼저 보고,

상대의 표정을 상상하고,

그다음에야 입을 연다.


침묵이 안전할 때가 더 많았다.

그래서 말이 늦는다.


그 늦음이,

가끔은 상처가 된다는 걸 알지만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날도 모든 게

괜찮아 보여서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게 문제였다.


괜찮아 보여도

괜찮지 않을 수 있다는 걸,

그땐 몰랐다.



결국, 우린 또 싸웠다.


이유는 늘 비슷했다.

나는 설명하지 않았고,

경윤이는 추측했다.


말이 쌓이고,

감정이 터졌다.


경윤이가

발렌타인 30년 산을 번쩍 들고 말했다.

“이거, 버릴 거야.”


나도 모르게 튀어나왔다.

“미안해.”


그 순간,

우린 서로를 보며 웃었다.


어이없지만,

경윤이랑은 싸우다가도

결국, 웃는다.

그게 참 신기하다.



“미안해”는

발렌타인이 아까워서 한 말이 아니었다.


그건,

‘이제 그만 화내자.’

‘얼른 마음 풀어.’

그런 뜻이었다.


말은 짧았지만,

진심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늘 준비 없이 데려다 놓고

경윤이는 그걸 이해하려 애쓴다.


괜찮아 보여서 안심했다가,

조금 뒤엔 또 미안해지는 일들.


이 균형이

언제까지 버텨줄까.

가끔은, 걱정된다.



경윤이는 말을 참 잘한다.

그리고 말하지 않은

내 마음까지

기막히게 읽는다.


그래서 오히려 조심스럽다.



그날, 함께한 건

나에겐 작은 사건이었다.


경윤이는

내 소중한 사람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게 너무 고마웠다.



이너마더가 포돌이에게


포돌아,


상황을 먼저 보고

마음을 눌러두는 건

너한텐 익숙한 일이지.


하지만 경윤이는

‘말을 안 한 너’를 탓하기보다

‘왜 말을 못 했는지’를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이야.


서툰 말이어도 괜찮아.

조금 늦어도 괜찮아.


‘미안해.’

그 한마디면 됐던 이유가

바로 그거야.


포돌아,

네가 조금만 더 설명해 주면

경윤이는 더 깊이 널 이해할 거야.

한 번 믿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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