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소윤강사 Sep 14. 2024

소통을 결정짓는 인생태도

소통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이다.

나는 6살이 되던 해

의도치 않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속마음에 대해 잘 털어놓지 못한다.


꾹꾹 눌러 담다가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 어떤 선이 되면, 응축된 에너지가 폭발하듯 터져 버린다.


갈등의 상황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기 자신 그리고 타인과 함께 감정을 공유하게 되는 것 같다.


어린 시절의 상처는

'나의 감정과 욕구를 받아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학습시켰고, 그 알을 깨고 나오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때로는 자기 자신을 대함에 있어 비판적이고, 고통을 수반한 성장만이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잘못된 믿음도 주었다.


그래서 작은 실수에도 자책을 하고

또 어떤 때는 보이지 않는 유리벽을 세우며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사태를 대비해 고립을 합리화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모든 것을 나 스스로 한 것임에도 정작 나는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내가 조금 더 자신을 열고 대화를 하는 순간이 있다. 솔직하게 대화를 하는 사람이다.




한 지인은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히 전달하는 사람이다.


같이 하는 프로젝트가 많았는데 나보다 연륜이나 지식이 훨씬 많음에도 불구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질문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리고는 ‘고마워, 소윤.’이라고 인사하고, 작은 선물을 한다.


나는 이때 ‘내가 그분을 돕고 있구나. 도움이 되고, 기여가 되고 있어. 내가 한 일에 대해 인정을 받고 있는 거야.’라고 느끼게 된다. 이러한 나의 인식은 취약성을 숨기려는 나의 마음을 단숨에 잠금 해제를 시켜 버린다.


나는 이런 긍정적인 소통이

그 사람의 스킬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생각과 달리 많은 학자들은 긍정적인 소통에 있어 스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사람의 말을 변화시키는 것은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마인드 셋을 통한 태도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



예전에 2년을 컨설팅 한 기업이 있었다.


이 기업은 사무직으로 뽑은 직원들을 아웃 바운드 콜 상담을 시키면서 퇴사율이 높았다. 그래서 상담 품질을 높이고, 더불어 퇴사율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동기부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회장님께서는 특별히 매월 평가지표에 따른 실적으로 연말에 보너스를 차등 지급을 하셨다.


나는 20여 가지의 평가항목으로 무작위 콜을 선택하여 개인별 성적 및 팀 별 성적을 내어 하위 그룹에게 코칭을 실시했다. 가장 쉬운 것부터 시도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한 번이라도 시행했을 때 지지적 피드백을 하며 용기를 주려 노력하였다.


평가 항목 중 가장 쉬운 것은

첫인사를 ‘안녕하세요?’가 아닌 ‘감사합니다.’로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쉽사리 변화하지 못했다.


이 한마디를 모두가 이행하는 데에는 1년 여의 시간이 소요되었고, 그것도 모든 콜에서 습관적으로 진행되지는 못했다.


이 조직은 애사심이 크고, 자기 성과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지만 변화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아쉬움은 비단 이 조직만의 문제는 아니다. 나는 1년간 건강보험공단 콜 센터의 CS강사로 근무를 한 적이 있다.


친절한 서비스를 위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교육하고, QA강사는 매달 직원들의 콜을 분석하여 평가한다. 역시나 좋은 성적과 콜 수에 대비하여 성과급은 달라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하겠노라 의지를 다짐하지만 상위권 10%의 결과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이론적으로는 소통의 기술을 학습하고 더 많이 훈련한 사람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그 보다 중요한 것은 평소 그 사람의 태도와 그로 인한 습관이다.


그래서 우리는 소통에 있어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을 논하기보다

태도의 변화를 더 고려해야 한다.


인생태도는 개인이 자신을 둘러싼 세계에 대하여 반응하는 기본적인 태도를 말한다.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하는 자기 개념과

'타인을 어떻게 보는가?'하는 타인에 대한 개념으로,이는 주로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며, 개인의 대인관계와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교류분석 이론의 창시자 에릭 번 Eric Bern박사는 크게 네 가지로 구분했다.


1.  I’m OK, You’re OK : 자기 긍정, 타인긍정

2.  I’m OK, You’re not OK : 자기 긍정, 타인부정

3.  I’m not OK, You’re OK : 자기부정, 타인긍정

4.  I’m not OK, You’re not OK : 자기부정, 타인부정

 

1번은 가장 이상적인 인생관으로 자신과 타인 모두가 좋은 사람일 것이라는 인생관이다. 친밀 수준의 교류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궁극적인 교류의 지향점이다.


서로가 이런 인생관을 갖는다면 신뢰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 대해 수용적이고, 사랑을 이어 나갈 수 있다.


2번은 자신은 나쁜 사람이지만 상대는 좋은 사람일 것이라는 인생관이다. 따라서 타인에게 의존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타인에게 지나친 자기희생으로 건강하지 못한 인간관계가 된다.


갈등이 생겼을 때 문제의 원인을 매번 자신에게 찾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쉽게 이용당할 수 있다.


3번은 자신은 좋은 사람이지만 타인은 나쁜 사람일 것이라는 인생관이다. 의심을 많이 하고, 문제의 원인을 타인으로 돌리려고 하는 태도 때문에 불평불만을 하는 사람으로 보여질 수 있다.


따라서 대인관계에서 잦은 마찰을 발생시키고 오랜 관계 유지가 어렵다.


4번은 자신과 타인 모두 나쁜 사람일 것이라는 인생관이다. 매사 비관적이고 고립을 추구하는 인간관계를 나타낸다. 자신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없기 때문에 현실에 있어 공허하고, 외로울 수밖에 없다.  


솔직한 소통을 하는 사람은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모두 긍정적이다.


그래서 자신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용기와 타인의 취약성을 연결고리로 활용하는 리더십을 지니고 있다.

인생을 대하는 태도는 좌절이나 역경, 고난으로 힘들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과 타인에게 마음의 문을 먼저 열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