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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내가 전설이 된다면

by Jiwon Yun

언젠가 내가 사라진 뒤

누군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바라보며

속삭이듯 내 이름을 부른다면,


그게 바로 내가 전설로 남는 순간일 거야.


작은 골목, 오래된 주택,

조용히 흐르는 강가에서

내가 남긴 말과 웃음,

하나하나가 이야기로 남아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거지.


특별한 업적이 없어도,

화려한 기록이 없어도,

누군가 마음속에서

“그때, 그 사람이 있었지”

하고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나는 전설이 될 수 있어.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처럼,

눈에 보이지 않아도

누군가의 마음 한 켠에 남아

조용히, 그러나 오래 머무는 존재.

그것이 내가 바라는 나의 전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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