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그렇게도
할 말이 많았던 걸까.
빼곡히 쏟아지는 너의 질문들 앞에서
말문이 턱 막힌다.
미안함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그대로 너를 맞는다.
도망을 모르는,
뿌리 내린 나무처럼
빗속에서 조용히 답을 건넨다.
조금씩,
아무도 모르게
입술을 달싹이지만
누가 들을까.
빠른 리듬으로
목소리를 훔쳐간다.
무한할지도 모를 우주 속에서, 이번 생은 마음을 남기는 일을 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