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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빛과 시간 사이

by Jiwon Yun

몇 광년 떨어진 별이

지금 폭발한다 해도,

그 빛이 내 눈에 닿기까지

수백 년이 걸린다.


그 말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결코 그 순간을 볼 수 없다는 뜻이다.


그토록 긴 시간의 간극이

우리 사이에 존재한다.

별은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그 빛은 오랜 세월을 지나

아직 이곳에 머물러 있다.


그래서 장난으로라도

별을 따다 준다는 말은

쉽사리 건네지 못한다.

우리가 마주하는 빛과 시간 사이엔

끝을 알 수 없는 간격이 놓여 있으니까.


별이 사람이 되기까지는

수많은 시간과 과정을 견뎌야 한다.

차가운 어둠 속에서

조용히 빛을 잉태하고,

수억 년을 버텨내야

비로소 눈부시게 빛난다.


하지만

사람이 별이 되기까지는

단 하루면 충분하다.

어쩌면 한순간,

아주 짧은 숨결 속에서

당신의 빛이 완성될지도 모른다.


그 순간,

우리의 빛은 온 우주를 닮고,

이야기는 별빛처럼

누군가의 밤하늘에 남아 빛난다.


우리는 모두

빛과 시간 사이에서

사라지기를 두려워하면서도,

별이 되기를 꿈꾼다.


그래서

매일 밤,

누군가는 별을 바라보고,

나는 오늘도

스스로 별이 되기를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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