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생
고인 채로
물결치는 것들이 있다.
향할 곳은 뻔히 한정적인데,
움직이고 또 움직인다.
멈춰 있는 듯 보이지만,
속에서는 끊임없이 요동친다.
바람에 흔들리는 걸까,
스스로의 의지로 흔들리는 걸까.
아무도 닿지 않았는데
스스로 잔잔해지지 못하는 날들이 있다.
나는 어디로 흐르고 싶었던 걸까.
무엇을 밀어내고,
무엇을 품고 싶었던 걸까.
내 바람은 무엇이고,
내 의지는 어디쯤 머무르고 있을까.
흐르지 못해 고인 줄 알았는데,
그 안에도 여전히
생은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오늘도
말없이, 흔들리며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