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다이어리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올해 목표하신 것이 있었다면, 그 의미를 잘 간직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새해의 설렘을 꼭 만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저는 올해를 시작하며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는 사람이고 싶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는 바람대로 된 듯합니다.
어릴 적을 돌아보면, 눈물은 참아야 한다고 배웠던 것 같아요. 눈물을 보이면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시선 때문에 감정을 감추며, 점차 솔직해지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울어야 할 순간에 울지 못하는 슬픔이 더 크다는 것을요.
요즘의 저는 그냥 웁니다. 조금만 감동을 받아도, 조금만 기뻐도, 때론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눈물이 납니다. 영화를 보다가, 책을 읽다가, 일면식 없는 누군가의 사연 앞에서 눈물이 흐릅니다. 작은 움직임에 반응한다는 것이 곧 잘 운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감정에 솔직해지자 둘러볼 수 있는 세상이 조금은 더 넓어졌습니다.
제 글이 단 한 사람에게라도 닿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던 편지였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내년에도 당신 곁에 이 작은 편지가 머물기를 바랍니다. 끝은 언제나 다른 시작을 품고 있지요. 닿은 끝에서, 또 다른 빛으로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12월, 닿은 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