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리뷰
영화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는 음악, 특히 재즈에 깊이 빠져있는 인물이다. 학생인 코니가 트롬본 연주에 심취한 모습을 보며 조는 무언가에 몰입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설명한다. 조가 피아노로 즉흥 연주를 하며 재즈에 대한 첫 사랑을 떠올리는 장면은, 그가 음악을 사랑하는 이유를 관객에게 잘 보여준다.
내가 이 영화를 사랑하는 이유는 주인공인 조 가드너에게서 나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처음 20대가 되었을 때 당시 나의 여자친구에게 고집을 부렸었다. "음악은 내 인생이야! 그 어떤 것보다 소중해!"
1년이 지나 철학과에 들어갔다. 그 곳에서 나는 음악과 영화와 철학과 사랑에 빠졌다. 2학년 1학기에 군대에 입대했다. 군대에서 나는 이전까지 내가 가지고 있던 원인모를 불안함과 완벽하게 통달하지 않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던 악습을 버리고 일단 머리부터 박아보자는 결심을 하는, 새로운 나로 변했다. 시간이 지나 철학과 대학원생이 되었고, 내가 좋아했던 게임을 직접 만드는 개발자, 내가 좋아하는 게임을 영상 편집하는 사람이 되었다. 나는 날마다 새롭게 나를 바라보게 되었고 바로 그 순간에 <소울>이라는 작품을 만났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조가 둘둘이의 몸으로 뉴욕을 하루 동안 여행하면서 건진 '먹다 남은 베이글, 피자 조각, 실타래, 지하철 티켓, 나뭇잎 하나'를 새롭게 바라보는 장면이 나온다. 조는 그것들을 악보가 놓일 자리에 놓고 피아노를 연주하기 시작한다. 조가 표현하는 그 음 하나하나들은 마치 둘둘이가 삶을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참 아름다운 장면이 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진정한 삶을 살 준비가 되지 않았던 둘둘이와 내 삶의 태도가 겹쳐지면서 나는 펑펑 눈물을 쏟으며 이 장면을 마주 보았다. 둘둘이는 왜 그렇게 삶을 두려워했을까. 나는 또 왜 삶을 그렇게 두려워했던 것일까.
재즈 뮤지션인 조는 사고로 인해 영혼 세계로 빨려 들어가 거기서 둘둘이라는 영혼을 만난다. 둘둘이는 22번째 영혼으로, 아직 지구로 기꺼이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을 깨울 '불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불꽃은 '인생의 목적'이나 '열정'을 상징하는데, 둘둘이는 과연 그것이 꼭 필요한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 반면 조는 무대에 서는 꿈을 이루기 위해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둘둘이는 조가 경험한 삶의 일부, 학생들과 합주하거나 일상적인 식사 장면을 보며 조가 지구로 돌아가려는 이유에 호기심을 갖는다.
둘둘이는 사고로 조의 몸에 들어가 처음으로 지구의 감각을 경험한다. 손과 발을 움직이고 음식을 맛보며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과정에서 둘둘이는 조의 일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기 시작한다. 둘둘이는 코니가 트롬본을 반납하러 왔을 때, 재즈에 대한 그녀의 진심을 이해하게 되면서 자신의 삶과 불꽃에 대한 생각도 돌아보게 된다.
조의 몸으로 이발사 데즈를 만났을 때, 둘둘이는 자신도 모르게 진심을 드러낸다. 사실 둘둘이는 불꽃을 찾지 못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진정한 목적을 '두려워했던 것'이다. 지금까지 만난 멘토들은 둘둘이를 가르치려고만 했지만, 조는 둘둘이 자신을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조의 삶은 오직 재즈였지만, 둘둘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조의 일상은 생각보다 훨씬 다채롭고 아름다웠다.
둘둘이는 조와 지하철을 타기 위해 기다리다 버스킹하는 사람에게 베이글을 건네준다. 이는 둘둘이 자신의 불꽃을 '찾았다'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그동안 하찮게 여겼던 음악이, 조의 몸을 통해 듣고 느낀 순간 아름다워졌고, 자신이 받은 그 감동을 베이글을 건네주는 것으로 표현한 것이다.
조는 결국 자신이 평생 기대하던 뉴욕의 재즈 피아니스트가 되었지만 무대가 끝난 뒤 느껴지는 공허함에 함께 연주했던 도로테아에게 물어본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되죠? 나는 평생 무대에 오르는 오늘 하루를 기다렸는데 무언가 달라질 줄 알았어요."
그러자 도로테아는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젊은 물고기가 늙은 물고기에게 가서 물어보았지.
"나는 바다라는 걸 찾고 있어요"
그러자 늙은 물고기가 말했어.
"바다라고? 지금 이곳이 바다잖아?"
그러자 젊은 물고기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어.
"여기요?! 여긴 그냥 물이잖아요! 난 바다를 찾고 있어요?!"
이는 조가 추구한 꿈이 실현되었지만 결국 일상은 변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 장면은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장면으로, 삶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하게 만든다.
둘둘이는 조의 몸으로 뉴욕에서 하루를 보낸 뒤 이렇게 말한다.
"지구는 항상 바보같은 곳이라고 생각했지만 내가 찾아낸 것들을 봐봐!
조의 어머니는 작은 실패를 가지고 이 옷을 만들었고, 내가 불안해 할 때 데즈는 사탕을 건네줬고, 처음 지하철을 탔을 때 누군가 나에게 소리쳐서 무서웠지만 그래도 그것도 뭔가 좋았던 것 같아.
난 언제나 내가 어딘가 잘못된 건 아닐까 걱정했어. '난 어쩌면 살 자격이 없는게 아닐까' 하고 말이야.
근데 네가 나에게 '목적'이나 '열정' 같은 걸 보여줬잖아?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게 나의 불꽃일지도 몰라. 아니면 걷는 거! 난 정말 잘 걸을 수 있다고!"
그러자 조는 말한다.
"둘둘아. 그건 삶의 목적이라고 하지 않아, 그건 평범한 일상이니까"
결국, 불꽃은 위대한 삶의 목적이나 성취가 아닌, 그저 '살아가는 것 자체'라는 사실을 영화는 보여준다. 둘둘이는 수천 년 동안 영혼의 세계에서 모든 것을 경험했지만, 실제로 지구에서의 삶을 '직접', '몸으로'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삶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게 된다. 삶은 위대한 멘토들이 주는 가르침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일상 속에서 성장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인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I am really good at jazz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