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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욱 Nov 11. 2024

요리로 배우는 인생

생각을 요리하다: 요리사로서의 인생철학

요즘 몇 개월 동안 생각이 많아졌다. 책에서 본 '화두'라는 개념이, 즉 인생에서 중요한 질문이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것이 이런 것일까 싶다. 한 번 생각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이 이어지고, 가끔은 머리가 아플 정도로 깊게 빠져들기도 한다. 생각들이 계속 꼬리를 물며 나를 지치게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최근에 그 생각을 끊어내는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 즉 요리와 비교해 보는 것이다. 요리는 내가 오랫동안 해온 일이고, 그 과정에서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법을 계획하며,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모든 단계가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해 주었다. 이를 통해 내가 어떤 점에서 부족하고, 무엇을 개선해야 할지를 더 명확하게 알게 되었고, 그 점이 큰 위안을 주었다.

내가 하는 고민들은 주로 인간관계, 나의 부족한 점, 그리고 나에게 필요한 것들에 대한 것이다. 이런 고민들은 혼자서 해결하기 어렵고, 때로는 너무 복잡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하지만 요리사인 나는 자연스럽게 요리 과정과 고민들을 비교하게 되었다. 요리에서는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요리를 할 때 먼저 재료를 준비하고, 각 재료를 손질한 후 조리 방법에 따라 차근차근 진행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문제를 해결할 때도 큰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작은 단계로 나누어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고민들도 그렇게 하나하나 차근차근 풀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재료, 좋은 생각

예를 들어, 말을 잘하는 것은 요리의 조리 과정과 비슷하다. 요리를 시작하기 전에 재료를 손질하고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듯이,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준비되지 않은 말은 뒤죽박죽이 되기 쉽다. 재료 손질, 소분, 조리, 조리 도구 등을 떠올리며 생각을 정리한다. 좋은 재료가 있어야 맛있는 음식을 만들 수 있듯이, 좋은 생각이 있어야 건강한 대화와 인생을 만들 수 있다. 좋은 원재료가 있어야 좋은 음식이 나오는 것처럼, 좋은 생각이 있어야 인생의 결과도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마트에서 재료를 고를 때 어떤 것이 신선하고 질 좋은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도 꼼꼼히 선택해야 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쉽게 떠오르지만,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걸러내고 좋은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요리를 잘하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가 필수인 것처럼,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좋은 생각이 필수적이다.

인간관계라는 재료

인간관계도 요리와 마찬가지다. 필요 없거나 썩어서 냄새나는 식재료는 쓸 수 없다. 그런 재료는 바로 버려야 한다. 인간관계에서도 나에게 해가 되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은 정리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를 억지로 유지하려 하면 결국 나만 힘들어질 뿐이다. 마치 썩은 재료를 사용해 요리를 하면 음식 전체가 망치는 것과 같다. 나쁜 관계는 빨리 정리하고,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부정적인 말과 행동으로 나를 끊임없이 피곤하게 만드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고, 대신 나를 격려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때로는 정중하게 '나는 이런 대화나 행동이 나에게 좋지 않다고 느껴'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도 필요하다.

요리에서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모든 재료가 조화를 이루어야 맛있는 요리가 완성된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때, 우리는 더 풍성한 인생을 살 수 있다. 마치 다양한 향신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깊은 맛을 내는 것처럼 말이다. 나에게 필요한 사람들, 나와 잘 맞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가꾸는 것이 인생의 맛을 더 깊고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이렇게 모든 것을 내가 하는 일과 비교하니 마음이 편해지고 생각도 정리되는 느낌이다. 요리 과정에서 얻는 질서와 체계가 나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큰 위로가 된다. 요리는 나에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 나의 삶을 비추어주는 거울과도 같다. 요리를 준비하고 완성해 가는 과정은 마치 나 자신의 삶을 반영하는 것처럼, 나의 현재 상태와 성장 과정을 보여준다. 재료를 고르고 손질하는 과정에서 나의 부족한 점과 강점을 돌아보고, 그것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결국 더 나은 결과를 만든다. 요리를 통해 내 생각을 정리하고,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결국 요리는 단순히 음식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 삶을 풍요롭게 하고,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돕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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