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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욱 Nov 17. 2024

타협할 때마다 그게 저의 기준점 되었습니다

주방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저는 항상 타협하는 것이 습관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됐어, 이 정도면 충분해."

이렇게 생각하며 모든 일에서 스스로 타협하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에는 편안했고,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뒤돌아보니,

제 기준이 너무 낮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제가 만든 한계는 생각보다 훨씬 낮았고,

그로 인해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작고 초라했습니다.

하지만 바꾸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너무 편했기 때문입니다.

변화는 무언가를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 불편한 일이었으니까요.


형님의 기준


그러다가 주방 일을 배우면서 저의 스승이자

동료인 형님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형님은 모든 일을 매우 꼼꼼하게 하고,

청결에도 철저했습니다.

그 모습은 감탄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안쓰럽게 보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작은 것에도 정성을 다하고

꼼꼼하게 처리하는 모습이 때로는 부담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그런 형님을 보면서 화도 나고 짜증도 났습니다.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고,

그로 인해 저도 강요받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형님처럼 완벽하진 않더라도, 최소한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겠다는 생각에 녹초가 될 때까지 움직였습니다.

솔직히 몸은 피곤하고 마음은 지칠 때가 많았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세요?"라고 형님께 물었던 적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묻는 이유는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형님의 행동이 너무 과한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때마다 형님은 웃으며 "아직 젊잖아."라고 농담처럼 말하고는 다시 일에 몰두하셨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형님의 기준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일에 타협하지 않는 기준,

스스로 정한 높이를 지키려는 자세가

형님에게는 몸에 배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나만의 기준 세우기


이제 저도 저만의 기준을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을 할 때 타협하지 않고,

그 기준을 낮게 잡지 않기 위해서요.

일을 대하는 저의 방식도 달라졌고,

제게 주어진 일을 바라보는 태도도 변했습니다. 직원들에게도 그들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노력했고,

그들에게서 배울 점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단점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장점을 발견하고

그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역량이 부족한 직원에게는

제가 그 부분을 채워주려 노력했습니다.

그것이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생각하는 방식이나

일하는 태도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느낍니다.

예전의 저라면 타협하고

넘어갔을 문제들도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스스로의 기준을 다시 생각해 보고,

어떻게 더 나아질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됩니다.


새로운 다짐


'작은 타협이 쌓이면 큰 한계가 되고, 높은 기준이 쌓이면 단단한 삶이 된다.'

이제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타협이 주는 순간의 편안함보다는,

높은 기준이 주는 성취감을 더 소중히 여기려 합니다.

저는 이제 더 나은 기준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건 단순히 젊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저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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