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속도로 가는 법
언젠가부터 내 삶의 습관은 ‘늘 실패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운동을 하겠다고 결심해도, 단식을 해보겠다며 마음먹어도, 금주를 시도해도 얼마 못 가 무너지는 순간이 반복됐다.
“어떻게 살아야 하지?” 하는 막막함이 생길 때면, 혼자 집에 틀어박혀 사색하는 시간마저 부정적으로 느껴지곤 했다.
머릿속에서는 계속해서 “왜 이렇게 못난 걸까?”라는 질문이 맴돌았다.
그 물음이 깊어질 때면 감정의 바닥이 한없이 내려가, 마치 땅속으로 꺼져버릴 것만 같았다.
다른 이들을 이해하면 좀 나아지려나 싶어, 심리학 책을 50권도 넘게 읽고 필기했지만 오히려 더 혼란스러워졌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걸까?
왜 나는 계속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드는 걸까?
자꾸만 스스로를 파악하기 어려워져서, 더 막막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남을 이해하려 애쓰는 동안 정작 내 안의 목소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아이러니를 깨닫게 됐다.
마치 누구도 내 사정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나조차 나 자신을 놓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럴 때마다 타인의 질타가 예리한 화살처럼 내게 박혀, 한동안 그 통증에 시달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한 가지 다행인 점이 있었다.
질투나 험담을 점점 멀리하게 됐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타인을 평가하기 좋아한다는 걸 알아차리고부터,
그런 시선에 휘둘리는 대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는 법을 배우게 된 것이다.
‘오만함’에서 비롯된 평가와 판단에 일일이 흔들리지 않고,
“아, 저 사람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넘길 수 있게 된 건 내겐 꽤 큰 변화였다.
분명 사람으로 살아가는 건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한 번 더 일으키게 한다.
나를 기억해 주는 친구들이나 동생들, 혹은 꾸준히 마음을 내어주는 이들이 있다는 건
어느새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
돈이든, 기억이든, 추억이든
언제든 문득 나를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이게 된다.
실패와 흔들림이 반복된다 해도, 그 과정을 통해 언젠가 더 단단한 내가 될 거라는 희망을 붙잡고 있다.
답이 보이지 않을 때면 잠시 멈춰 숨을 고르고, 내 속도로 천천히 생각을 정리해 본다.
바로 그 시간이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깨닫는 통로가 되어주기도 한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나와 비슷한 고민으로 지쳐 있는 이가 있다면,
부디 ‘나만 이런 건 아니구나’ 하고 작은 안도감을 얻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상 모든 사람이 같은 속도로 걷는 건 아니므로
나만의 박자와 리듬을 존중해 주길 바란다.
고개 숙여 걱정만 하기보다는, 가끔은 미소 지으며 “그래도 괜찮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줄 수 있기를.
누군가에게는 작지만 확실한 쉼표가 될 수 있길 바라며,
오늘도 각자의 속도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우리를 응원한다.
그러니, 웃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