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나 시를 쓰면서 깨닫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요약과 각색의 힘이다.
흔히 고전 작품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차용한다.
이제는 익숙해진 사실이지만,
그 구조를 따라가 보면 신화의 큰 틀이 거의 모든 이야기에서 적용되고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단테의 신곡 지옥편은
그리스 신화 속 저승의 구조를 그대로 차용하면서도
자신만의 시각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변모시켰다.
현대 판타지나 히어로물들이 어디선가 본 듯한 구조를 가지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결국, 글을 쓰려면 배우지 않고는 쓸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몇천 년, 몇백 년 전 작가들의 글을 읽지 않고서는
대중을 설득할 만한 글을 쓰기란 쉽지 않다.
아니,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미 존재하는 문학적 유산을 이해하고,
그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없이 창작을 한다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여기서 나의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내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하나의 답을 떠올린다.
내게 맞는 작품을 각색하고 요약하는 것.
결국, 원작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치며
그 안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학습이자 창작의 연습이 될 것이다.
더 읽고, 더 써야 한다.
그것만이 나의 언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과거의 거장들이 남긴 유산 속에서,
나는 내가 써야 할 새로운 문장을 찾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