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

by Re나

정혜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을 읽고



이 책은 ‘마음을 편하게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는, 우리가 왜 그렇게까지 마음을 불편한 상태로 붙들고 살아왔는지를 조용히 되묻는 책이 워크숍이라는 제목과 달리 이 책에는 단계별 처방도, 즉각적인 위로도 없다. 대신 마음이란 애초에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오래 들여다보고 동행해야 할 하나의 생물에 가깝다는 태도가 문장 곳곳에 스며 있다.


정혜윤의 글은 다정하지만 꽤 단호하다. 쉽게 괜찮아지라고 말하지 않고, 억지로 낙관하라고 권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녀는 우리가 마음을 편하게 만들기 위해 얼마나 자주 스스로를 몰아붙여왔는지, 불안을 느끼는 자신을 얼마나 성급하게 교정하려 했는지를 하나씩 짚어낸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마음이 바로 편해지기보다는, 먼저 숨이 길어지고 속도가 느려진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마음이 편해진다는 상태를 ‘문제가 사라진 상태’로 정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음은 여전히 흔들리고, 여전히 상처받고, 여전히 불안을 생산한다. 다만 그 불안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뿐이다. 정혜윤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마음이 편해진다는 건, 더 이상 자신을 적으로 삼지 않는 일이라고.”


사유적으로 이 책이 남기는 질문은 분명하다. 우리는 왜 이렇게까지 마음을 서둘러 정리하려 하는가, 왜 불편함을 느끼는 순간을 실패처럼 여기게 되었는가, 그리고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조언인지, 아니면 덜 판단하는 태도인지. 이 질문들은 읽는 내내 독자의 삶 쪽으로 천천히 방향을 튼다. 불안을 느끼는 나를 급히 달래거나 밀어내기보다, ‘아, 지금 이런 상태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데서 멈출 수 있게 되었다. 어쩌면 이 책이 말하는 ‘편안함’이란, 감정이 사라진 상태가 아니라 감정과 싸우지 않아도 되는 거리인지도 모르겠다.


<마음 편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워크숍>은 마음을 고쳐주지 않는다. 대신 마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를 조정한다. 더 나아지라고 채근하는 대신, 지금의 나를 잠시 앉혀두는 일. 그 느린 선택이 얼마나 용기 있는 일인지를, 이 책은 끝까지 낮은 목소리로 말해준다. 그리고 그 목소리가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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