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강명, 『먼저 온 미래』을 읽고

by Re나

미래에 관한 이야기는 늘 멀리 있다고 믿고 싶다. 이해가 어려워서가 아니라, 이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먼저 와서였다. 아직 오지 않았고, 준비하면 되는 것이라고. 하지만 『먼저 온 미래』는 그런 나의 태도를 조용히 무너뜨린다. 미래는 이미 와 있었고, 나는 그 안에서 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미래는 ‘적응’ 해야 하는 것일까, 버텨내야 하는 것일까!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걸까, 아니면 이미 정해진 방향에 몸을 맞추어야 하는 걸까!


강렬한 경고나 극적인 결론 대신 느리게 스며드는 불안. 나 역시 언제든 ‘먼저 온 미래’의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감각. 아니, 이미 그렇게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깨달음. 미래를 대비한다는 말이 더 이상 추상적으로 들리지 않았다. 그것은 오늘의 노동을, 오늘의 관계를, 오늘의 선택을 다시 바라보는 일에 더 가깝다.


미래를 앞당겨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들을 너무 쉽게 ‘특수한 경우’로 분리해 두었던 나의 시선이 마음에 걸렸다. 『먼저 온 미래』는 미래에 대한 책이지만, 결국 지금의 우리를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이 남긴 질문을 서둘러 정리하지 않기로 했다. 아마 이 질문은, 조금 더 살아본 뒤에야 제대로 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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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