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듯 평소엔 관심조차 없던 일도 눈에 들어오면 나는 무턱대고 달려든다.
하고 싶은 생각이 들면 일단 불도저...
시간을 갖고 좀 더 자세히 알아보는 과정과 계획은 나에겐 없었다.
후회를 하든 나와 맞지 않아 그만두게 되더라도 그건 나중에 생각할 일이었다.
그런 불도저 같은 성격을 가진 나와 살아온 남편이 늘 내게 하는 말이 있다.
내가 항상 생각 없이 저질러 놓고 벌려놓은 일들을 나 대신 정리 하며 살아온 14년의 시간들이 정말 힘들다고 말하며
"10년이 지나도 적응되지 않는 불도저 너란 여자..."라고 말이다.
첫 전자책을 덜컥 출간한 일도 브런치 작가에 도전한 것도 다 갑자기 선택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작년 여름 어느 날.
다른 날과 다를 바 없이 퇴근 후 소파에 누워 빈둥빈둥 쉬면서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평소 SNS를 잘하진 않지만 그 속에 세상을 구경하며 이것저것 광고 보는 걸 좋아했다.
그날 유난히 책을 쓰는 광고가 계속 보였다.
처음엔 별 신경 쓰지 않고 손가락으로 휘리릭 광고를 넘겼는데 자꾸 글 쓰는 내용의 광고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날 뭔가 꼭 글을 써야 하는 운명의 날이라도 온 거 같은 기분이 들정도였다.
스스로도 제법 다양한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했고 주변 사람들도 너는 조금 특별한 삶을 살아온 사람 같다고 종종 말했다.
그래서 가끔 언젠가 내 이야기를 말로 하긴 힘드니까 글로 한번 남겨볼까?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누군가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걷고 있다면 내 지난 삶의 이야기로 작게나마 위로가 되길 바랬다.
그런데 그날따라 온통 글쓰기 강의나 책 쓰는 프로그램 광고가 참 많이도 눈에 들어왔다.
문뜩 내 이야기를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역시나 나는 당장 행동으로 옮기고 있었다.
방금 본 광고 중에 내 마음에 쏙 드는 문구가 자꾸 떠오르고 있었는데 "선한 영향력"이라는 내용이 들어간 광고였다.
곧바로 문의를 했고 너무 선뜻하겠다는 내게 당황해하시며 좀 더 생각하고 결정하는 게 좋지 않냐며 오히려 내게 좀 더 고민하고 오라고 하셨다.
그렇게 오고 간 대화가 내게 신뢰를 주었고 하고 싶은 마음이 더 들게 만들었다. 나는 괜찮다고 당장에 출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글 한번 써본 적 없는 내가 어쩌다 SNS 광고에 꽂혀서 거기까지 얼렁뚱땅 가게 된 거 같지만 그때 그 만남과 시작이 나를 이곳에 머물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어느 날 나에게 글을 쓰는 즐거움과 행복을 가져다준 그날의 시작이 나를 새로운 세상으로 나오게 만들었다.
부족하고 어색하지만 작가라는 이름표를 달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