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에 연재하려고 저장해 놓은 글을 놓쳤네요 중간에 넣어서 죄송합니다>>
조리원은 천국이라던데, 내겐 지옥이었다.
아기를 낳고 한동안은 몸조리를 해야 한다고 해서, 우리 형편상 겨우겨우 마련한 2주짜리 조리원 생활.
"이때만큼은 푹 쉬고 와야지" 다짐했는데,
첫날부터 그 다짐은 산산조각이 났다.
왜냐하면 우리 아들이, 태어나자마자 '엄마 콜 벨'을 장착한 아이였기 때문이다.
신생아실에서 잠시만 맡겨도, 몇 분 지나지 않아 조리원 간호사 선생님이 내 방 문을 벌컥 열며 이렇게 말했다.
“어머니, 아기가 많이 울어요. 데리고 계셔야 할 것 같아요.”
아, 이럴 거면 집이랑 뭐가 다른 거지?
누군가는 "조리원은 아기 맡기고 엄마는 푹 쉬는 곳"이라고 했는데, 나한텐 매일 호출당하는 ‘24시간 당직 근무실’ 같았다.
어느 날은 진짜 기절할 뻔했다.
콜을 받고 신생아실에 갔는데, 우리 아기 침대가 통째로 사라져 있는 게 아닌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무슨 일이에요? 우리 아기 어디 갔어요?”
그 순간, 신생아실 구석에서 선생님이 아기를 데리고 나오며 말했다.
“너무 울어서 옆 아기들까지 다 깨워서요… 따로 데리고 있었어요.”
순간 울컥했다.
당장이라도 “왜 우리 애만” 하고 따질 기세였는데, 가만 보니 진짜 우리 아기만 울고 있었다.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울음소리는 거의 마이크 잡은 록 가수 수준.
나는 그날, 내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존재감 갑(甲)”이라는 걸 확실히 알았다.
조리원에서의 내 일과는 단순했다.
아기가 울면 → 호출당함 → 안아서 달램 → 겨우 잠들면 신생아실로 → 30분 후 또 호출.
이 사이클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했다.
다른 방 엄마들이 “아휴, 오늘은 푹 잤다” 이야기할 때, 나는 “오늘은 네 번만 불려서 다행이야” 하고 있었다.
조리원 식당에서 만난 동기 엄마들이 물었다.
“언니, 어쩜 그렇게 얼굴이 퀭해요?”
“응, 나는 야간 근무하러 온 것 같아.”
그런데 이상하다.
그렇게 힘들고 억울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가 조금은 웃기다.
나 혼자만 아기 키우는 게 아니라, 조리원 선생님들까지 동원돼서 온 신생아실이 우리 아기 울음에 진땀을 뺐으니 말이다.
다른 아기들은 누워서 조용히 자고 있는데, 우리 아기만 품에 안겨야 잠드는 그 고집.
그때는 “아, 왜 나만 이런 애를 낳았지” 싶었는데, 지금 보니 그게 이 아이의 첫 번째 개성이었다.
‘세상은 시끄러워야 내가 편하다’는 듯한, 당당한 존재감.
결국 내 조리원 생활 2주는 ‘엄마 콜 벨 울리면 즉시 출동’으로 끝났다.
몸조리? 그런 건 없었다. 대신 나는 내 아이와 눈 맞추고 안아주고 달래는 방법을 가장 먼저 배웠다.
그리고 깨달았다.
육아는 계획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걸.
그게 첫 번째 교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