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점 30대 결혼과 함께 가슴으로 낳은 첫째 아들
나는 그렇게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하며 그곳에서 14살 많은 남자를 알게 되고 좋아하는 마음이 생겼다.
늘 사랑받지 못하고 외롭게 자랐던 나는 곧 그 사람과 함께 동거를 하기 시작했고 처음과 달리 점점 그 사람은 변해 갔다.
늘 죽어야 끝나나 싶은 깊은 우울증이 나를 찾아왔다.
정서적 폭력과 잦은 협박 나를 무시하는 태도 모든 것들에 얽매여 나를 놓아주지 않는 그 사람 손아귀에 잡혀 지냈다.
그렇게 몇 년을 고통스럽게 살다가 미용 배울 때 만난 친한 언니의 말에 내 삶이 바뀌는 순간이 온다.
언니는 언제까지 그렇게 노래방 도우미 일을 하며 희망도 없는 그 사람과 고통 속에 살아가려고 하냐 지금이라도 다시 미용일을 해봐라 그리고 어느 정도 미용으로 네가 먹고살 수 있을 때에 그 남자에게서 벗어나는 게 좋겠다고 했다.
나는 내가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공포와 불안함에 두려웠지만 일단 노래방 도우미일은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고 언니와 헤어지자마자 바로 미용실을 알아봤다.
27살 다시 나는 미용을 시작했다.
2년 동안 그곳에서 열심히 일했다. 그곳 원장님은 교회를 다니셨고 교회 사람들도 자주 드나들었다. 그중 엄마뻘 되는 권사님께서 자꾸 나를 위해 기도해 주고 싶다고 했다.
처음엔 너무 싫었는데 점점 마음을 열게 되었고 처음 나를 위해 기도해 주던 날 예전의 그 무당처럼 눈물을 흘리며 내가 가엽다고 했다.
기도를 하며 권사님은 내게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를 위해서 특별한 마음이 생긴다고 하시며 기도를 마쳤고 나는 또 그날 내 안에 가득했던 아픔이 터져 나왔다.
그 뒤로 엄마보다는 그 권사님이 나를 늘 찾고 돌봐 주셨고 나의 사정을 다 아신 후에 그 사람하고 헤어져야 한다고 수없이 격려와 기도로 나를 달랬고 드디어 나는 결심했다.
권사님과 원장님의 도움으로 나는 도망갈 준비를 마쳤고 여느 때와 똑같이 미용실에 출근을 하는 척했다. 미리 준비한 옷 가방 하나만 들고 아무도 모르는 도시로 모든 연락을 끊고 권사님이 사준 핸드폰 하나만 들고 도망간다.
그렇게 나는 길고 긴 고통 속에서 또 한 번 어두운 동굴을 탈출한다.
도망 후 꾸준히 다른 미용실에서 근무했고 어느 날 친구가 나이트를 가자 했다. 나는 귀찮았으나 친구가 놀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자꾸 미뤄내기 미안해서 함께 나이트를 갔다.
심드렁하게 앉아서 친구가 맘에 드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냥 맞춰주고 놀다 나와야지 했다.
들어가서 10분이나 지났을까 웨이터가 나와 친구를 데리고 부킹을 시켜준다고 데리고 갔다.
웨이터가 지정해 주는 대로 자리에 앉았고 맞은편에 앉은 친구 표정을 보니 맘에 들어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그냥 시간 때워줘야지 하는 마음에 옆에 남자가 말을 걸어도 심드렁했다.
뻔한 멘트
어떻게 오셨어요? 하고 묻는 남자의 말에
나는 무심하게 귀찮다는 듯이 남자 만나서 놀려고요 ~
하고 대답했다.
그게 나와 지금의 내 남편의 첫 만남이었다.
남편도 그날 그냥 하루 나랑 놀고 말 생각에 돌싱이고 4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솔직히 말했다. 나도 내 이야기를 솔직히 이야기했다. 어차피 오늘 보고 말 사람인데 뭐 어떠냐 싶었다.
그러다 가끔 맛있는 밥 사준다며 예의상 전화번호를 교환했고 며칠 뒤 연락이 왔다. 밥 먹자고 ~
혼자 모르는 외지에서 밥 사준다고 하니 나는 또 선뜻 나갔다.
젖은 파마머리, 슬리퍼에 티셔츠에 반바지를 대충 입고 나갔는데 그런 나를 보고 남편이 엄청 놀랐다고 했다. 속으로는 욕했다고 한다. 그날 밤 나이트에서 본 여자는 어디 가고 짜리 몽땅 칠렐레 팔렐레 하는 어린애 같은 애가 나왔다고 했다.
짜증이 났지만 이왕 만났으니 밥이나 먹고 헤어지자 생각한 남편과 아무 생각 없이 밥이나 얻어먹자 털레 털레 나온 우리는 그렇게 두 번째 만났다.
생각보다 나이트에서 만난 놈이 그렇지 하는 편견하고 다른 평범하고 멀끔한 사람이었고 남편도 생각보다 순수하고 대화가 잘 통하는 내가 불편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우리는 가끔씩 만났고 나는 어차피 남편을 그냥 아는 편한 오빠로 생각해서 내 지난 일들을 다 이야기했다. 내가 무슨 일을 했고 누구를 만나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전부 말을 했다.
남편은 그런데도 나를 편견 없이 대해줬다.
애 딸린 돌싱 말고는 너무나 평범했던 남자의 눈에 나는 어떻게 보였을까? 그렇게 우리는 자주 만나고 서로를 알아가다 서로에게 마음이 생겼다.
서로의 아픔을 덮어주고 평범하게 살아가는 게 꿈이던 내 꿈을 남편이 이뤄주고 싶다고 했고 그렇게 우리는 연인이 되었다.
일 년을 공들여 연애했다.
특히 그의 4살짜리 아들과 함께 매일 같이 만났고 함께 시간을 보내고 앞으로의 미래를 설계했다.
잘 살고 싶었고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렇게 나는 또 엄마를 닮은 듯 다른 가슴으로 낳은 아들을 만나게 되고 가정을 꾸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