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이후.
한 달이 지났다.
그와는 종종 연락을 했고
가끔 퇴근 시간에 찾아와
해장국 한 그릇씩 먹고 헤어지기도 했다.
점점 편해지고,
익숙해져 갔다.
머리로는
‘거리를 둬야 한다’
계속 되뇌는데,
마음은
조용히 그쪽으로 기울었다.
그리고 드디어,
서울에 가게 오픈 준비가 끝났고
상아 언니와 나는 서울로 출근했다.
들어서자마자
압도적인 분위기.
원래부터 룸살롱이던 곳이라
룸 수도 적었고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움이 묻어났다.
웨이터 삼촌은 세 명.
그리고 우리는 대기실로 안내를 받았다.
그곳엔
십여 명의 아가씨들이 있었다.
얼굴도 세고,
옷도 화려하고,
눈빛도 번뜩였다.
“서울이라 그런가…”
잠깐 주눅이 들었다.
그는 잠시 나를 불렀다.
조용한 룸 하나에 데려가
부드럽게 말했다.
“힘든 테이블은 내가 다 걸러줄 테니까 걱정 마.
진상이다 싶으면 바로 나와. 하루 꽁쳐도
일비는 다 줄 거야.”
나는 주변을 살피며 속삭였다.
“언니들이 알면 어떡해요…”
“걱정 마. 우리끼리만 알면 되지.”
그는 나를 특별히 챙겨주는 듯했다.
아니, 정말 그렇게 느껴졌다.
여기는 내가 일하던 곳보다 조건이 훨씬 좋았다.
일을 못 들어가도 기본 일비 6만 원.
테이블만 들어가면 시간당 3만 원씩.
하루에 충분히 넉넉히 벌 수 있었다.
이제 막 들어온 꼬마도 아니고,
상아 언니도 곁에 있고,
뒤에는 그가 있었다.
어딘지 모르게
안전하다고
착각이 들었다.
서울 손님들은 정장 차림에 대화도 깔끔했고
분위기도 훨씬 나았다.
가끔 노래하고
가끔 탬버린 치고
가끔 웃어주면
삶이 조금
덜 지저분해진 것처럼 느껴졌다.
그는 수시로 대기실 문을 열어
농담하고 간식 사주고 슬쩍 눈짓을 보냈다.
아무도 눈치 못 채게.
비밀 연애 같았다.
재밌고,
두근거렸다.
“전무님 애인 있어요?”
언니들 중 누군가 물었다.
그의 대답은
아무렇지도 않게 흘러나왔다.
“당연히 있죠. 작고 귀여운 여자친구요.”
“어디요! 진짜예요? 뻥이죠?!”
“진짜 있어요. 눈에 잘 띄진 않지만.”
그리고 그 말과 함께 잠깐 나를 바라봤다.
입꼬리만
살짝 올린 채.
나는 얼어붙었다.
귀까지 뜨거워졌다.
상아 언니가
몰래 팔꿈치로 내 옆구리를 찔렀다.
“야… 작고 귀여운 애인 너 말하는 거 아냐?”
“아냐, 언니야… 설마…”
부정하면서도 가슴은 이미 믿고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이 길이 정답인 것 같았다.
나는 설레었고, 그는 웃었다.
그리고,
그 순간 모든 문이 닫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