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사는 게 정신없이 잠시도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매일을 살아가야 하는 일에 집중했고 온 정신과 에너지를 다른 곳에 사용할 기회도 없었다.
나는 지금도 열심히 정신없이 살아간다.
출퇴근 왕복 하루 두 시간에 10시간 근무를 꼬박 하고
쉬는 날엔 밀린 집안일과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살다 보니 잠시도 쉴 틈 없는 건 똑같다.
그렇지만 내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겼고 상처가 아물었고 깊은 동굴 속을 벗어나 빛가운데 서있다.
팔자 사납기로 한 가닥 했던 나의 친정 엄마는 늘 내가 짊어져야 할 짐처럼 무거웠는데 몇 년 전부터 스스로의 지난 과오를 뉘우치고 새롭게 살아가고 있다.
술과 남자 모두 버리고 (버릴 때까지 오랜 시간과 고통과 인내가 필요했지만) 하루하루 즐겁게 살려고 애쓰고 있다.
내게 늘 가시 돋친 폭언과 상처만 주던 엄마는 내게
엄마 딸로 태어나 고생 많았다며 미안하다고 눈물로 사과했고 그간의 엄마를 향한 원망과 미움이 녹아내렸다.
더 이상 과거는 나를 붙잡지 않고 일상을 살아가며 지금 내게 오는 어려움은 또 다른 10년 뒤 더 멋지게 익어가고 있는 나의 50대의 모습을 상상하며 씩씩하게 맞서 살아간다.
하루를 살아내기 위해 애쓰던 나는 이제 내 삶의 하루하루가 기대와 소망으로 가득하고 내가 살아온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그 출발을 위해 나는 10년 만에 일터에 나왔고 못했던 공부도 하고 싶어 사이버 대학교도 등록했다.
나는 이 편안한 마음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꿈을 갖고 기독교 심리상담학에도 등록했다.
내 경험이 전부가 아니라 지혜와 지식을 쌓고 더 깊은 내공을 만들어 춥고 어두운 곳에서 방황하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
그러던 와중에 도서출판 별밤의 이야기를 보게 됐고 동참하고 싶은 용기가 생겼다. 늘 하고 싶은 일은 망설임 없이 실천하는 추진력이 장점이자 나의 단점인데 이번에는 장점이 되어 도전했다.
난생처음 글이라는 걸 써보고 컴맹이고 일하는 와중에 애들이 방학이고 여러 장애물들이 많아서 중간에 여러 번의 좌절과 함께 포기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겪은 내 삶의 이야기가 소설이 되어 다른 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 도구가 되기를 기대하며 끝까지 격려와 나 같은 사람도 글을 쓸 수 있는 용기와 도움을 주신 대표님께 힘을 얻어 나의 첫 도전을 마쳤다.
정말 두서없이 막 써 내려간 내 글이 책이 되어 누군가 한 분이라도 읽게 된다면 막연한 꿈에 희망을 주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하며
이 글을 읽는 모든 한 분 한 분이 내면의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직면하는 용기와 치유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내 곁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