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신장에 혹이 있는데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는데.. 딸이 병원 예약 좀 해줘.."
회사에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나가서 전화를 받는다. 동생이다.
"누나, 아빠가 신장에 혹이 있는데 암인 것 같다고 해서.. 어디 큰 병원에 빨리 예약할 수 있을까?"
심장이 쿵 하고 내려 앉는다.
전화를 끊고 근처 광역시에 있는 대학병원에 급히 예약을 한다. 휴가를 쓰고 병원에 모시고 간다.
오늘따라 유난히 작아보이는 아빠..
울컥하는 감정과 눈에 눈물이 자꾸만 차오른다.
울지 말아야지.. 울지 말자.. 되뇌일 수록 자꾸만 차오른다.
병원에 접수를 하고 순서를 기다린다.
엄마가 말한다.
"혼자 목욕탕에 가서 냉탕에 들어가서 물 맞으면서 소리내서 엉엉 울었다. 너거 아빠 불쌍해서 어쩌노….. 힘든 일 하고 고생만 했는데….."
하… 나도 눈물이 흐른다. .....
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이때까지 미워하고 원망만 했는데.. 미워하고 싶은데 미워하지 못하고..
미워서 그랬는데.. 너무 원망스러워서 그랬는데..
암이면 어떡하라고… 난 또 내 잘못만 떠올라서 너무 괴로울 것 같은데..
'제발 기회를 주세요............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요.....'
이제 우리 차례가 되었다.
입구에 앉아서 기다리는데 교수님이 아빠 이름을 부르지 않고 한참을 모니터를 본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 그냥 혹은 아닌가 보다.......
아빠의 이름이 호명되고, 우리는 안으로 들어간다.
"조대현씨, 신장암입니다."
아빠는 놀랐지만 놀라지 않은 처음 보는 표정의 얼굴로 우리를 쳐다본다.
아빠.....괜찮아................... 그런 표정 짓지마..
그럼 내가 더 무너질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