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을 나와서 수술일자를 잡고 아빠, 엄마를 다독인다.
그냥 눈물을 쏟아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나는 씩씩하게 말하다.
"괜찮다. 천만 다행이다. 지금 이렇게 빨리 알아서.. 수술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정신을 차리고 서울로 가보자고 말해본다.
아빠는 말한다. "나는 그냥 여기서 해도 된다......"
진심일까? 그래도 더 큰 병원에 가보고 싶지 않을까?
암이라는데....
이 병원에 오기 전에 혹시 몰라 미리 찾아둔 서울에 있는 병원에 전화해본다.
운이 좋다. 취소자리가 있어서 다음주에 바로 진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무조건 가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고 엄마, 아빠에게 이야기 한다.
"서울에 병원 예약했어.. 여기 가보자!!"
엄마는 좋다고 한다. 아빠는 또 말한다. "나는 .. 그냥 여기서 해도 된다..."
"안돼! 무조건 가자!" 병원을 나온다.
다음 주에도 휴가를 쓰고 내가 같이 가겠다고 한다.
엄마는 고맙다고 한다. 문득 생각한다.... 부모님이 편찮으시고, 자식이 병원에 모시고 가는 것이 고맙다는 소리를 듣는 일이 되었다는 게 슬프다.
결국 엄마는, 아빠는 ...
청소일도 하고 매일 짐나르면서 타일 붙이고 추우나 더우나 에어컨도 없고 난방기도 없는 곳에서 일하며 키워낸 자식인데 이제 힘든 일을 한 댓가로 몸이 아프게 되니 자식 눈치를 본다.
그리고 상황이 이렇게 되니 이제서야 나는....
아빠를 미워하고 못됐게 굴었던 나를 원망하고 자책한다.
나는 어쩌면,
더 큰 후회를 하지 말라고 이제 그만 멈추라고
아빠도 몰라서 그랬던 것이라고. 아빠도 사무치게 지난 날을 후회하고 있다고
여기서 더 하면 결국은 제일 힘들어 질 것이 나라고.........
그렇게 나에게 하늘이 말해준 것 같다.
"엄마, 아빠 너무 걱정하지 말고 서울가는 날 만나. 걱정하지 마"
씩씩하게 말하고 헤어진다.
집으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혼자 숨죽여 운다.
'제발 아무것도 아니게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