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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담 소담 IV

완전변태

by 권에스더 Dec 13. 2024

이 단어를  보면 우린 일반적으로 이상한 남자들을

많이 떠올린다. 고등학교 시절 만원 버스에서 만난  이상한 아저씨들.... 

그 행동은 지금도 이해는 안 간다.

하지만  여기선 그런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이니고 곤충에 대한 이야기이다.


알로 태어난 곤충들은 애벌레시기를 거쳐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시기를 거쳐 성체로 나오는 것을  완전 변태라 한다.

예를 들면 벌, 파리. 나비, 매미....

양봉장에 보면 벌집 속에 잔뜩 들어있는 애벌레와 번데기들이 떠오른다.


물론 번데기시기를 안 거치는 것들도 있다.

이것은 불완전 변태이다.

예를 들면 메뚜기,  귀뚜라미....    

생각해 보면 아마 이들의 번데기 애벌레를 본 적은 없을 것이다. 아기 메뚜기가 커서 날 수 있는 성체 메뚜기가 된다. 이들은 크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는 마당에서 놀던 아들이 "엄마!  여기 애벌레가 있어!  아마 나비일지 몰라!"

그래서 큰 유리병에 나뭇잎과 같이 넣어서  뚜껑을 닫고 아들에게 관찰하게 주었다.

아들은 매일 들여다보며 나비가 나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사실 지금 애벌레의 모양은 징그럽다.

나비를 본다는 희망이 참고 기다릴 수 있게 다.


시간이 지나자 어느 날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었다.

아들은 이것도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과연 무엇이 나타날지 나도 궁금했다.

언제 나비가 나올지 하루에도 여러 번 들여다보았다.


사실 곤충들의 생활사 중  이 시기가 사망률이 제일 높다.  그도 그럴 것이 애벌레였던 몸이 완전히 바뀌어야 하는 시기니까  위험은 당연한 것이다.

실패하면 죽음인 것이다.


올챙이가 개구리로 되는 것도 변태다.

전신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물에서 살던 것이 꼬리도 없애고  튀어나와 공기호흡으로 바뀌고 먹이도 바뀌니 소화계도 바뀌고 배설계도 다 바뀌는 신기한 과정이다. 외형도 완전달라지는 것을 안다.


이런 과정을 소리 없이 겪고 있는 것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날마다 들여다보았다.


드디어 어느 날 아들이 소리쳤다.

"엄마! 나왔어!" 달려가 보니 진짜 변태를 끝내고

나와있었다. 그런데 나비가 아니었다.

시커먼 나방이었다.

시 실망한 아들은 "엄마~"

나도 실망스러웠다.

마당에 나가 뚜껑을 열고 날려 보냈다. 유리병도 다 치웠다.


사실 나비와 나방은 아주 가까운 친척인데 왜 우리의 태도는 이렇게 다를까?


차이점은 일단 외모의 차이 때문인데 나방은 털이 많고 퉁퉁하고 더듬이도 안테나처럼 생겨 뭔가 털이 떨어질 것 같은 더러운 느낌을 준다.

하지만 이 안테나의 민감도는 대단하다. 몇 킬로 밖에  떨어져 있는 암컷의 냄새를 맡는다.


반면 나비는 털이 많지 않고  더듬이가 길고 가늘게 생겨있다.  꽃에 앉을 때 나비는 날개를 접지만 나방은 펼친다. 하지만 니비 중에도 펼치는 종도 있으니 차이점으로 말하기는 살짝 곤란하다.

나방은  밤에 돌아다니고 나비는 낮에 다닌다.


굳이 차이는 많이 없는데 나방은 일단 예쁘다는 생각이 안 든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다.

색도 나비처럼 밝지 않고 칙칙한 것이  많다.

털도 수북하게  많은데 칙칙해!

그래서 아들을 놀라게 하고 나도 놀랐다.

밤에 다니니 뭔가 으스스한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작은 차이인데 누구는 기쁨을 주고  잡고 싶고 곁에 두고  싶은데  누구는  다가올까 봐 겁이나게한다.


오래전 일이지만 캐나다 빅토리아  부차드가든에서 나비를 키우는 온실에 가본 적이 있다, 많은 나비가 날아다니니  신이 난 아들은 좋아서 소리를 지르고 잡으러 쫓아다녔다.

하지만 진짜로 잡으면 안 된다.

예쁜 색을 한 수백마리 나비가 날아다니는 광경을 보니 참 예쁘고 환상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어린 시절 길 위에 앉았다 내가 쫓아가면 날아가던 아주 작은 보라색나비는 었다.

린 시절 여름에 만나는 기쁨이었는데.....

엄지손톱만 한 나비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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