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log2.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by 쿤스트캄

그렇다

꽃은 시든다

꽃다발에 같은 꽃이 있든 다른 꽃이 있든 생을 떠나는 때가 모두 다르다


그래서 알 수가 없다

어떻게 해야 더 싱싱하게 꽃을 피울 수 있을지

어떻게 말려야 하는지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


꽃은 참 어렵다

누군가의 이름이 나에게 와서 꽃이 된다고 한들

그 꽃을 아름답게 지켜내는 것은

혹은 아름답게 시들게 하는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


영화 후반부 헤어질 결심을 한채 키누와 만나

모호하지만 확실하게 이야기를 이어가다

결국 울며불며 징징거리는 무기의 모습은

낭만만 쫓는다고 키누를 나무랐던 것과 대비되어

무기의 모순을 드러낸다


연인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큰일이 일어나고 나면

결정적 순간에 현실감각 제로가 되는 남자들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아름다운 이별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제 무기도, 윤오도 알 것이다

나도, 그리고 한번쯤 사랑해본 사람이라면 제대로 안다


그래서일까 아름답게 마무리하게 해주었던 친구는 두고두고 생각이 난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아름답게 피고 지게 해준 마음이 고맙다


*무기: 영화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남주 이름

*윤오: 공지영 소설 사랑한 후에 남은 것들에 나오는 남주 이름



매거진으로 발행했다고 자부했지만 결국 난 온라인에서도 길치였음을 인정할 수밖에

에움길 돌아 다시 올려 본다

keyword
목요일 연재
이전 01화이놈, 저놈, 결국 베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