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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성공의 조각들

배달을 넘어 나를 변화시킨 만남의 가치

배달 라이더가 된 후 만난 특별한 사람들


배달 라이더로서 길 위를 누비다 보면

참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강남에서 활동할 당시

업계에서 가장 큰 커뮤니티인

'배달 세상'이라는 카페에서 활발히 소통하던 중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기면서 신기하면서도 기분 좋은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 커뮤니티에는 일명 ‘일티어’라고 불리는 상위 라이더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엄청난 금액을 인증하며 실력을 입증하는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그들로부터

단체 채팅방에 초대받게 되면서 혼자 일하던 나에게는 그야말로 큰 행운이 되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대단한 사람들로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어 이야깃거리가 넘쳤다.


그중 특히 잘 탄다고 소문난 동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강남 지역의 배달 노하우를 전수해 주겠다며 일주일 동안 나를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주었다.

픽업지와 배달지의 특이사항과(강남은 픽업지 매장 찾는 일이 숨은 그림 찾기 마냥 쉽지 않다.)


아파트 단지 밖에서 걸어 들어가야 하는곳은(아파트단지 출입금지, 지하주차장 출입금지) 오토바이를 멀리 세우지 않고 가는 팁까지 꼼꼼히 알려주기도 하고, 콜이 많을 때는 김밥 한 줄로 대충 때우며 일주일을 쉬지 않고 일하는 날도 있었고,

하루 14시간을 넘어 16시간씩 일했던 시기도 있었다.

그렇게 며칠을 불태우며 배달의 리듬과 기술을 익혀갔다.


그렇게 실력을 쌓아가며 다른 라이더들의

라이프스타일도 알게 되었다.

강남의 몇몇 라이더들은 월수입이 천만 원에 이르렀고,

출퇴근 시간을 정해 하루 목표 수익에 충실하며 일을 하지만

놀 땐 여행도 다니고 연인끼리는 연애도 즐기는 등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다.


토요일에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여유를 찾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중에는 돈을 모아 오프라인 매장을 열어 사업을 시작한 사람도 있었고,

배달과 쇼핑몰 스토어를 함께 운영해 매달 매출 500~800만 원을 올리는 친구도 있었다.

가끔은 강남 라이더들과 작은 파티를 열기도 했다.

남자 여럿이 모여 치킨, 피자, 중국집, 디저트까지 한꺼번에 시켜놓고

배달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며 밤새 웃고 떠들던 시간

그 순간들은 우리에게 소중한 추억이자

다시 돌아갈 수 없는 특별한 시간들이었다.

그날만큼은 모두가 말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인연들은 비단 강남에서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내가 사는 대전에도 본받을 사람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중 한 분은 대학에서 일하면서

전기바이크를 타고 배달을 부업으로 하면서 5년 동안 차곡차곡 모은 수익으로

최근 신축 아파트를 구매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또 다른 분은 인터넷 쇼핑몰로 매달

몇 천만 원의 순수익을 올리면서도

심심할 때면 배달을 한다며

하루 목표 금액을 달성하는 재미를 찾고 있었다.


그들의 삶을 지켜보면서 나는 나도 모르게 목표가 생기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다.

내 주변에는 참 열정적이고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나는 그런 사람들로 내 인생을 채워가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내 삶에 큰 변화를 주었고

그들로 인해 배달이라는 단순한 일이

내 삶을 더 다채롭게 만들어주고 있음을 느꼈다.


이렇듯 내가 만난 사람들은

단순히 일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배달 라이더라는 길 위에서 만난 인연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길잡이처럼

내 삶에 새로운 방향과 목표를 제시해 주고,

때로는 이 만남들이 지친 내게 힘이 되어주고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내가 더욱 열심히, 그리고 진심을 다해 살아가도록 말이다.


사람이 달라지려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부터

바꿔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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