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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길, 아이들의 날개

아이들의 미소가 나를 움직이게 한다

아빠가 되기는 쉽다. 그러나 아빠답기는 어렵다 - 세렝그레스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내 아이들만큼은 내가 지켜야 했다.

이 말은 내 삶의 중심이었고, 그 말을 실현하기 위해 나는 길 위에 나섰다.

배달을 하며 뜨거운 햇볕과 차가운 비바람을 마주할 때마다

나를 버티게 해주는 힘은 항상 아이들의 미소였다.

그 작은 얼굴들이 생각날 때마다 비록 몸은 피곤하고 지쳐도

나는 결코 멈출 수 없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에게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는 것이었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이들이 처음 자전거를 배우는 날, 나는 뒤에서 그 작은 손을 잡아주었다.

두려워하고 넘어질까 걱정하는 모습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나는 믿었다. 마치 내가 뒤에서 손을 잡아준 것처럼


길 위에서 흘리는 땀과 고된 시간들은 결국 아이들이 더 자유롭게

더 행복하게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만들어주는 과정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첫째 유나가 알바에서 돌아와 내게 말했다.

"아빠, 나도 아빠처럼 열심히 할 거야." 그 말이 내 가슴 깊은 곳에 크게 울렸다.

아이가 말하는 '열심히'는 단순히 일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가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아이들에게 단순히 돈을 벌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그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아이들이 보고 배우고 있다는 사실은 내게 큰 책임감을 안겨주었다.


물론 어려운 순간도 많았다. 아이들이 아플 때는 무엇보다도 힘들었다.

한 번은 둘째 유빈이가 갑작스럽게 열이 올라 병원으로 데려갔던 밤이 있었다.

새벽까지 병원에서 기다리며 초조한 마음으로 의사의 소견을 기다리던 그 순간

나는 문득 내가 배달을 하며 겪었던 수많은 어려움들이 사실은 이 순간을 위해 존재했음을 깨달았다.

내게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굳건히 버틸 수 있는 힘이 필요했고, 그 힘은 내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아이들은 내가 힘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언제나 응원해 주었다.

유나는 작은 메모에 "아빠, 힘내세요!"라고 써서 내 배달 가방에 몰래 넣어 두었고,

둘째 유빈이는 나를 볼 때마다 아재개그를 던지며 웃음을 주었다.

막내 유리도 내가 지친 얼굴을 하고 돌아오면

작은 팔로 내 목을 꼭 안아주었다.

이런 순간들은 내가 지치지 않고 계속해서 길 위를 달릴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었다.

가족은 나에게 단순한 의무가 아니라, 내가 가장 사랑하는 보물이었다.


아이들을 지키는 일은 그저 경제적인 지원을 의미하지 않았다.

나는 그들에게 꿈을 꾸는 법, 어려움 앞에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 법을 보여주고 싶었다.

배달 일을 하면서 느낀 수많은 좌절과 작은 성공들이 나의 이야기가 되었고,

그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용기를 얻기를 바랐다.


내가 길 위에서 흘린 땀방울은 아이들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다.

배달을 하며 느꼈던 모든 순간들, 모든 사람들과의 만남, 그 과정에서 얻은 모든 배움들은

결국 내 아이들을 위해 존재했다.

세상은 여전히 험난하지만

나는 오늘도 아이들을 위해 달린다.

그들이 자유롭게 꿈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나는 길 위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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