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배운 감사와 행복
아침 공기가 차갑게 느껴질 즈음
늘 집 앞의 갑천을 따라 걷는다.
천변의 고요함 속에서 하루를 시작할 때면
그 순간만큼은 아무리 고된 날일지라도
괜찮아질 것 같은 위로를 받는다.
스트레칭으로 굳은 몸을 풀고
심호흡으로 마음을 차분히 정리하며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제의 피로도
오늘의 불안도 천천히 흩어지는 느낌이 든다.
손에는 작은 계수기를 들고 있다.
단순히 숫자를 세기 위해서가 아니라
나의 꿈을 되새기고 믿음을 다지는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내가 외치는 확언을 따라 버튼을 누른다.
"나는 행복한 라이더다."
"나는 멋진 작가가 될 것이다."
"나는 동기부여 강연자가 된다."
"나는 매일 더 나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매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내 마음 깊이 스며들어 하루를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작은 행동 하나가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다줄 줄은 몰랐다.
배달을 하면서도 틈틈이 나를 돌보는 습관은 계속된다.
빨간불에 멈춰 섰을 때
목과 어깨를 부드럽게 돌리며 긴장을 풀고
배달 대기 시간에는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며
종아리를 스트레칭한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에는
벽에 기대어 허벅지 근육을 풀거나 손목을 돌린다.
사소해 보이지만 이런 습관들이 쌓여
나를 지켜주고 더 오래 일할 수 있게 해 준다.
하루를 마무리할 때도 나만의 작은 의식이 있다.
집에 돌아오면 제일 먼저 폼롤러를 꺼내 온몸을 풀어준다.
바이크 위에서 시간을 보내느라 고생한 손목과
무릎, 어깨와 허리까지 꼼꼼히 풀다 보면
피로가 서서히 녹아내리는 기분이 든다.
따뜻한 샤워로 하루의 흔적을 씻어내면
몸과 마음 모두 새로운 내일을 준비할 힘을 얻는다.
그리고 책을 펼친다.
요즘 나는 읽고 쓰는 시간 속에서 새로운 에너지를 얻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시간을 때우기 위해 시작했지만
이제는 내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책 속의 한 문장에서 위로를 받고
또 다른 문장에서는 배움을 얻으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렇게 하루의 끝에 독서를 더하면
피곤한 몸도 가벼워지고 마음은 더 단단해진다.
비 오는 날,
빗방울이 헬멧을 두드릴 때나
눈 오는 날 미끄러운 길에서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순간에도
나는 여전히 길 위에 있다.
왜냐하면 나는 달릴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니까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시간을 지키기 위해
내 꿈을 이루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사랑하기 위해 달린다.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왜 그렇게까지 하면서 배달을 계속하세요?"
그럴 때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답한다.
"제가 달릴 수 있기 때문이에요."
길 위를 달리며 나는 단순히 음식을 배달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 꿈과 행복을 함께 배달하고 있다고 믿는다.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작은 인사
음식점에서의 반가운 대화
그리고 배달지에 다다랐을 때 느끼는 따뜻한 감사는
이 일이 단순히 노동을 넘어선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 일이 단순하다고요? 아닙니다.
나는 오늘도 내 삶을 채우고, 꿈을 이루는 길 위에 서 있다.
그것이 바로 내가 달리는 이유이자, 행복을 배달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