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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살구형아 Oct 18. 2024

알겠으니까, 돈 버는 법 좀 가르쳐 달라고요

‘죄송합니다. 그건 저도 잘 몰라요’

앞선 글에서 우리는 돈의 정체가 유동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는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움직이는 건 좋은데, 어떤 근거로 움직이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지 도통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참 신기하게도, 어느 정도 속도인지는 정확하게 모르는데, 움직이는 이유는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신뢰’입니다. 믿음의 고리가 견고하고 많은 곳에 걸려있을수록 유동성의 속도는 느리게 움직입니다. 유동성이 느리면 느릴수록 걸려있는 신뢰의 크기는 큰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부동산이 있겠죠. 당신은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세가 변하고 있다는 걸요. 하지만 매일 변하나요? 그렇지 않죠. 느리지만 분명히, 그리고 거대한 움직임을 보이죠. 

반대로 빠르게 움직이는 유동성은 뭐가 있을까요? 바로 코인이죠. 24/7 단 한순간도 쉬지 않고 빠르게 움직입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이 인간이 반응할 만한 수준으로 움직일 뿐, 나머지 알트코인은 인간의 뇌용량을 뛰어넘는 수준의 변동폭을 보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의 믿음의 고리가 끝없이 변동하고 있는 아귀굴이죠. 물론 이 속에서 한줄기 빛을 찾아내는 야수들도 있습니다만, 글쎄요. 기본적으로 코인이 그렇게 빠르게 움직이는 이유는 그 속에 몸을 던진 이들조차 자신의 코인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 아닐까요. 중요한 건 코인의 가치가 아니라 코인만큼 빠르게 움직이는 자산은 세상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살구형아 당신은 부동산 옹호론자에 코인회의론자구나?라는 질문을 하신다면 아닙니다. 저는 부동산 투자도 할 줄 모르고, 코인은 더더욱 아닙니다. 제가 가진 위험자산은 해외주식 한 줌뿐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돈을 벌기 위해 어느 파도를 타겠느냐 라는 겁니다. 그리고 위험을 안고 어디론가 뛰어든다.. 이전에, 우리는 우리의 돈, 유동성을 그 의미에 걸맞게 이동시키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당연히 이동시킬 때마다 비용이 발생하고, 위험을 안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돈을 그대로 두면 무조건 뒤처진다는 거죠. 주담대 힘껏 당겨서 SQQQ에 올인을 박으라는 뜻이 아니라, 최대한으로 열심히 모아놓은 이 티끌 자산을 어디론가 옮겨서 이득을 보려는 연습을 하시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연습을 하지 않으면 결국 ‘노령 인구 ㅇㅇ씨’가 됩니다. 자신의 인생 단 한 번의 모험, 90년대 초반에 집사기를 한 이후 그 어떠한 자산 이동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 보니, 7억이나 되는 큰 유동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와 가스가 끊기는 모욕을 당해야만 합니다. 수십 년을 ‘통장에 돈 넣기’만 한 사람에게 집을 팔라고요? 죽으라는 소리로 들을 겁니다. 집은 집이고, 돈은 돈이라는 소리죠. 천만의 말씀입니다. 작은 모험이 모여서 큰 모험이 됩니다. 지금이라도 시작하는 편이 좋지요. 하지만 자산의 이동을 통해 어떤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시드 머니가 필요합니다. 


이 새끼가… 누굴 놀리나.. 그 시드 머니가 없다니까.


명심하세요. 돈=시간입니다. 그러니 모으는 게 선행되어야 합니다. 어린 학생이라면 100만 원을 목표로, 성인 직장인이라면 1000만 원을 목표로 ‘일단’ 모아야 이야기가 되겠죠. 그렇게 해야만 내가 사회에 미치는 신뢰의 영향력을 정확하게 재단할 수 있습니다. 내가 신뢰를 많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모으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겁니다. 중요한 건,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 자체를 깨닫는 데 있습니다. 그런 연습이 된 사람이라면 이동시키는 걸 연습해야겠죠. 처음부터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건 현명한 방법이 아닙니다. 정기 적금으로 일정 기간이내에 일정 금액을 달성했다면 그다음은 ‘정기예금’을 드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뭔 차이야?라고 물어보시면 은행 가서 정기예금을 들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인생 처음으로 리스크를 지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겁니다. 아니, 돈 넣으면 1년 뒤에 이자쳐서 돌려주는데 뭔 리스크여? 하겠지만, 안 넣어 본 사람들이나 그러지, 넣어 본 사람들은 일종의 갑갑함을 느낍니다. 약정해둔 동안은 그게 내 돈이 아니거든요. 일단 시간에서 리스크를 보게 되는 거죠. 그리고 약정기간을 지키지 않는다면 약속된 이자가 지급이 되지 않는 페널티를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이자소득세와 같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도 알게 되겠죠. 정기예금을 들고나서 당신에게 생기는 가장 첫 변화는 아마도 뉴스에서 매일같이 떠드는 ‘금리’ 이야기 일 겁니다.


그리고 은행마다 이자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거고, 같은 정기예금이어도 기초자산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주는 이자가 천차만별인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5%가 4.5% 되지는 않는지, 어디 다른 저축은행이나 신협에서는 더 높은 이자를 주지 않는지. 지금 넣어둔 1 금융권 정기예금이 조금 밉게 보일 때즈음, 외화 예금이나 3개월 채권예금등을 기웃거리는 당신이라면 축하합니다. 손해 보지 않는 자금운용의 첫걸음을 떼셨습니다. 이제 당신은 안전자산의 시장에 들어온 셈입니다. 


버는 것과 쓰는 것, 특히 쓰는 것에만 집중하시던 분께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했던 달콤한 명품백과 모바일 가챠, 매주 주말 달리던 도파민 팡팡 터지던 맛집탐방과 빠지에서 모르는 오빠와 타던 바나나보트는 잠시 넣어둡시다. 돈의 이동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돈으로 돈을 사는 행위와 같습니다. 당신의 시간과 신뢰를 바탕으로 채권이라는 이름의 통장을 사는 거죠. 채권의 가장 큰 장점은 만기를 지키면 반드시 원금 및 약정이자가 지급된다는 겁니다. 돈으로 돈을 사는 행위를 딱 한 번만 하고 나면 절대로 그 도파민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내가 투자한 건 시간과 인내심 밖에 없거든요. SNS와 야동까지 끊으라고는 말 못 하지만, 명품백과 모바일 가챠는 끊을 필요가 있죠. 누구나 아는 거잖아요. 





이보다 더 안타까운 사람이 존재하고 있음을 압니다. 그리고 그들도 누구 못지않게 돈을 원하죠. 아니, 세상에서 가장 돈을 원하는 사람일 테죠. 그런 이들을 위해 누구나 할 수 있고, 고민 없이 가능하고, 지금 즉시 가능한 돈 버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따로 다른 설명도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사이드잡을 가지는 거죠. 지금 제가 당근마켓에서 찾고 있는 것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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