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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인head 10시간전

커리어란 무엇인가?

나를 찾는 여정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서 지낸 지 벌써 15년이 넘었다. 20대 후반에 이민을 와서 이제는 40대가 되었고, 가족도 생기고 여러 번 이사를 하며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 일상에서 한국어를 자주 사용하지 못하다 보니, 가끔씩 한국어 단어를 떠올리기 위해 눈알을 돌리며 애쓰기도 한다. 지리적 환경과 나이, 그리고 현실은 많이 달라졌지만 변하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의 커리어이다. 한국에서도 직업 상담사로 일했고,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캐나다에서도 사람들의 커리어 여정을 돕고 있다. 예전부터 사람들과 직업, 커리어와 관련된 대화를 하는 것이 재밌고 좋았다. 


물론, 여기에 내가 공유하는 대부분의 커리어 관련 이야기는 캐나다에서의 경험이 주를 이루다 보니, 한국에서 느끼는 취업과 경력과는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전 세계가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함께 공감하고 서로 배워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커리어 상담에서 가장 매력적인 점 중 하나는 끊임없이 배운다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배우고, 상황을 통해 배우고, 다양한 선택을 통해 배운다. 그렇게 배우고 나면, 다시 생각해서 고치고, 새롭게 조정하며 변화해 나간다. 나도 매번 그렇다. 실수하고, 배우고, 꾸준히 선택한다. 원래 정답이 있지 않고 내가 한 선택만이 내 커리어의 정답이니 그것 또한 매력적인 부분이다. 


이제 가장 본질적인 질문부터 시작해 보자.


커리어(Career)란 무엇인가?


커리어는 크게 두 가지로 정의될 수 있다. 첫 번째는 직업이나 직종, 또는 어떠한 분야에서 일하는 것을 의미한다. 관련된 교육과 경험을 통해 얻은 기술을 제공해 주는 대가로 수입을 얻는 일을 말하며, 예를 들어 의사, 변호사, 교사, 엔지니어, 전기기술자 등이 있다.


두 번째 정의는 내가 하는 일과 관련된 일련의 꾸준한 활동, 행동, 발전을 포괄적으로 가리켜 '커리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정의가 캐나다와 미국에서 더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의미이다. 여기에는 직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겪은 다양한 경험, 직업 개발 과정에서의 선택, 발전과 관련된 모든 것이 포함된다.


내가 하는 일들과 개인적인 삶 속에서 겪는 모든 경험이 쌓여가고 그것이 나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간다. 그 경험이 수입으로 연결되어 발전하면 더욱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일정 기간 동안 지속적인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이 있다면 그 역시 커리어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커리어에 포함되는 것 중, 가족 구성원으로써의 역할, 여가활동, 자원봉사, 지역사회 참여 등도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이다.


올바른 커리어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활동들


정기적으로 네트워킹하기: 따로 시간을 내서 정식 모임을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지금 다니는 직장이 있다면, 동료들과 프로페셔널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네트워킹의 시작이다. 실제로 직장 내에서 많은 한국분들이 자기가 맡은 일만 하고 바로 퇴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언어적인 어려움이 있으니 최소한의 대화를 피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내가 일하는 분야에서 좀 더 발전하고 싶다면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들과 나눈 대화가 당장 내 커리어에 사용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좀 더 나아가서는 내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 일년에 한번 혹은 온라인 모임이라도 참여를 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 한다. 


평생 학습하기: 이 말, 요즘에 자주 등장하는 단어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나또한 그랬고, 요즘 많은 사람들이 직장생활을 병행하면서 학교에 다니며 계속해서 배우고 있다. 사회가 그만큼 기술과 지식이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뜻으로 특정 나이에만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변화해 가는 것같다. 마음가짐을 언제나 학습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만약을 대비해 우리는 매달 집, 차, 건강, 의료보험료를 내듯이 매주 몇시간씩 내 시간을 커리어에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것을 커리어 보험 들었다고 생각하면 좋겠다." 라고 조언한다. 


업계 뉴스를 정기적으로 구독하기: 나 또한 매일 또는 매주, 내 분야와 관련된 뉴스레터를 10개 이상 받아본다. 모든 내용을 자세히 읽지는 못하지만, 전반적인 내용들을 보면서 중요한 트렌드나 직업 전망을 파악한다. 이런 지식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커리어 방향을 정하거나 변화가 필요할 때 유용하게 활용된다.


계획을 세우되 유연하게 대처하기: 특정 계획에 집착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에 열려 있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이 내 선택 밖의 상황일 수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내가 해왔던 다른 활동을 기반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


대체로 우리가 하는 커리어와 관련된 대화들은 앞으로 나아가거나 지금보다는 높은 단계를 가기 위한 방법을 궁금해하지만, 그것만이 커리어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수평적 이동이나 일시적 후퇴가 필요할 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일치하는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술이나 관계를 개발할 수 있는 기회인지를 잘 살펴보고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면 된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때 유행했던 Work and Life Balance (워라밸)이라는 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일과 삶을 두 개의 별개로 나누고, 마치 저울처럼 그 둘을 균형 있게 맞추려는 인식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일은 우리 삶의 일부이며, 끊임없이 일과 삶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내 삶이 곧 나의 일이기도 하고, 내가 하는 일이 곧 나의 일부분이다. 일을 통해 수입을 얻는 것뿐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찾아가고, 내 안에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는 과정이 바로 '일'이다. 이 모든 과정이 커리어이고, 이는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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