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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stavo kim 김성한 Oct 27. 2024

전공 바꾸기, 비즈니스에서 정치외교로

스무 살에 대학에서 어떤 전공을 선택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20대 초반에는 사회 경험이 없는 데다 고등학교에서 주입식 교육을 받은 것이 생활화되어 있어 실제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알기 힘들다. 주로 부모나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가라는 학교에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대학진학 전부터 만두를 팔며 장사해서 같은 또래 친구들보다 폭넓은 경험을 했지만, 무엇을 전공해야 할지는 잘 몰랐다.

 

고등학교 때는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와 풍습을 접할 수 있는 지리와 역사를 좋아했다. 이해력이 부족한 나는 수학은 공식을 외우면 되기에 어느 정도의 암기능력으로 중간 성적을 받을 수 있어서 싫어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실제로 내가 전공할 과목은 비즈니스가 무난할 것 같아서 비즈니스 중 무역 학을 선택했다. 숫자에 약해서 별로 큰 흥미를 얻지는 못했지만, 마케팅이란 과목에 큰 관심이 있었다. 나는 당시 낮에 하루 종일 만두를 팔고 야간학교를 다녔는데, 멋진 양복을 입고 마케팅 강의를 하는 일본계 선생님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나도 공부 열심히 해서 언젠가는 ‘시장 바닥이 아닌 사무실에서 저렇게 멋진 양복을 입고 일해 야지’ 하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에 학부를 마친 후 맥킨지 대학에서 마케팅 MBA 석사과정을 졸업했지만, 경영학은 내가 별로 즐기지 않은 학문이었다는 것을 졸업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미국에서 박사를 지원하는 데는 정치 외교로 전환하였다. 사실 정치 외교를 하고 싶어서 이라기보다 철인 3종 경기의 메카인 캘리포니아 대학에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맞는 학과를 찾다 보니 라틴 아메리카와 아시아를 접목하는 정치 외교가 적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외국어 배우기를 좋아하고 외국문화를 잘 이해할 수 있어 후에 외교나 정치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정치학은 세계 각 나라와 지역의 문제점을 포괄적으로 공부하고 각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특히 외국어를 좋아하고 다양한 다국 문화에 관심이 많다면 정치학공부가 용이하다. 후에 내가 정치학이 아닌 체육학으로 박사 과정을 하게 된 동기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여러 방면으로 공부하면서 느낀 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공부를 해야지 즐겁게 공부하고 잘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나는 운동을 좋아해서 일단 체대에 들어가 나의 석사 전공인 정치 외교와 접목할 수 있는 스포츠 외교라는 학문을 찾게 되었고, 결국 박사학위에서 “스포츠외교의 진출 과정과 역량”이라는 논문을 쓰게 되었다.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전공이라 즐기면서 그 과정을  끝낼 수 있었다. 


나는 사회에서 성공하고 좋은 직장을 가지며 돈을 많이 벌려고 경영학을 선택했다. 하지만 결국 나를 먹여 살리고 학교를 보내준 것은 내가 좋아하는 운동이었다. 내가 철인 3종을 하지 않았으면 스포츠 비즈니스를 할 수 없었을 것이고, 철인 3종의 메카인 캘리포니아 대학교에 입학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결국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중심으로 각자의 분야와 직업관을 가져서 즐기면서 일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도 시시때때로 변한다는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비즈니스 하고 다국적 기업의 간부가 되어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물질적인 것보다 자유롭게 살며 사회에 공헌하는 것에 가치를 두게 되었다. 전공과 미래 관은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마음과 가치관도 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있다. 남들이 하라는 것을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마음이 가는 곳으로 움직여 보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가 살면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 그래야 가장 성공적인 전공과 직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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