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는 선진국이며 사회주의국가로 사회복지 시설이 잘 되어 있는 나라다. 하지만 사회적 문제가 많은 나라이기도하다. 그중에도 캐나다 원주민들의 마약과 알코올 중독은 아주 심각하다. 밴쿠버 시 동쪽에는 이스트 헤이스팅(East Hasting)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마약중독자의 문제가 너무 심각해서 정부에서 중독자들에게 마약을 대처할 수 있는 약이나 생계유지를 위해 약한 마약을 재활원에 주기도 하고 정부의 보호구역에서 수많은 중독자들이 생활하는 장소을 제공해 주기도 한다. 이곳 한복판에 중독자들을 위한 교회 이자 피난처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일 하루 두 끼 식사를 제공하고 예배를 드린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방문하였으나 이곳에서 운영하는 신학대학에 등록한 뒤 봉사를 하게 되었다. 신학생들의 대부분은 그곳에서 중독자에서 벗어난 사람들이었다.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땐 ‘세상의 끝’을 보는 듯했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서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를 계기로 2년 동안 이곳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봉사를 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바닥 청소와 음식 만드는 일을 도와주는 일로 시작했으나 나중에는 피아노 반주도 하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어머니께서 살아계실 때 하시던 일이라 이곳에서의 봉사활동은 더욱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 성경 책 한 권만 나에게 물려주었다. 재산을 가지고 계신 것도 아니셨고, 그나마 가지고 계셨던 모든 것을 가난한 이웃을 위해 쓰고 봉사하셨다 이곳에서 봉사하면 할수록 나의 삶의 방향도 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마음속의 어머니를 떠나보낼 수 있었다.
이제까지 주로 만난 사람은 학교에서 만나던 친구와 동료 교수, 일 관련된 파트너, 운동하면서 만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봉사활동을 하면서부터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목사, 전도사, 신학 학생, 마약 중독자, 원주민 등 이제까지 만남과는 크게 달랐다. 나는 이제 인생의 하프타임을 지나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후반전으로 들어섰다. 지금 까지 와는 다른 삶을 살며 새로운 인생을 펼쳐 가는 초기단계에 있지만, 남을 위해 헌신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서 많을 것들을 배우고 있다.
내 인생에는 주기적인 변화가 오는 것 같다. 10대에는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위기를 겪고 브라질로 이민을 와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고, 20대에는 여러 가지 직업을 가지면서 공부를 했다. 30대에는 미국 유학과 창업을, 40대에는 박사 학위를 받고 어머니의 죽음으로 세상과 직면하였다. 나의 후반전은 어떤 삶을 살아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