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 (空虛)'
사전적 의미로 '아무것도 없이 텅 빔.
어쩌면 내가 느끼는 가장 큰... 감정
'결핍'은 모자람 정도라면, '공허'는 텅 비어 있다.
결핍이 지속되면... 끝끝내 공허함에 다다르는 것이 아닐까.
그래 나는 무언가 결핍이 되어있다.
그것이 끝내 공허함으로 이어진다.
공허함이 지속되면 우울감이나, 불안감, 무기력증이 동반된다.
아무튼 내가 느끼는 감정과 비교했을 때 틀리지 않다.
하지만 나만이 이런 공허함을 느끼고 살아갈까?
우리는 모두 일정 부분 공허함 느끼고 살아간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우리는 그럼다면 이 공허함에 대한 감정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돈이 부족하다고 돈을 훔치고, 남의 것을 탐하여 공허함을 채운다.
남의 호감을 시기하여, 없는 말을 지어내고 그 사람을 욕하며 공허함을 채운다.
선망과 명예를 받기 위해, 남을 속이고 스스로를 속여 공허함을 채운다.
이것이 정답은 아니라는 건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그럼 우리는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는 결과에 이를 것이다.
결코 남이 해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정신과 상담을 받을 때 나의 공허함을 가장 염려했다.
공허함을 견디기가 힘든 순간들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뭔가 텅 비어 버린 이 감정을 지우기가 힘들다 말했다.
난 어릴 적부터 생각을 많이 했다.
쓸모 있는 생각부터 쓸모없는 생각까지.
상상력도 뛰어났다. 어린 시절은 분명 장점이 되었을 것이다.
나의 그런 생각과 상상력이
불면증으로 오기 시작했다.
잠의 결핍이 시작되었다.
그렇기에 점점 지쳐가고, 끝내 결핍이 공허함에 다다른다.
어떻게든 잠에 들어 보려 하기 시작한다.
수면에 대한 결핍을 술로 이겨내려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주 어리석은 생각이었지만..
공허함 역시 취기로 잊거나, 사람으로 채워 넣었다.
즉 본질적인 문제에는 단 한 발자국도
가까이 가지 못한 채 잘못된 길을 10년을 넘게 걸어왔다.
그만큼 원점으로 향하는 것도 쉬운 길은 아니다.
그럼에도 원점으로 향해야 하고, 또 옳은 길로 나아가야 한다.
금주는 이어가고 있다.
사실 취하지 않으니 더욱 공허함은 짙어진다.
그 짙음을 그냥 술로, 취기로 희석해 내고 싶다는 유혹도 있다..
방법이 아님에도.. 늘 그래 왔으니까.
취기라는 우비를 입고, 공허와 우울감이라는 비를 피했다.
하지만 이제 그 우비는 없다.
오로지 맨몸으로 공허함을 견뎌야 한다.
무엇이든 해보려 한다.